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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4.06 바둑 백방 만방보다도 훨씬 짜릿한 승리^^^

바둑 백방 만방보다도 훨씬 짜릿한 승리^^^

 

오전에 엄청난 노력 끝에 흑으로 아홉 집 이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차라리 졌으면 졌지, 열 집 안쪽으로 이겨보긴 이 바둑(FunGo 2000)을 만나고 나서 난생처음입니다.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또다시 둬서 그 기분 망가뜨리고 싶지 않았어요. 대신 내킨 김에 그보다 훨씬 어려운 과제겠지만, 백을 잡고도 가능할지 즉시 시험하였습니다.

그런데 웬걸 그보다 백만 배도 더한 달랑 넉 집만을 이긴 거로 나오는 겁니다.

 

이렇게 연속해서 만루홈런을 친다는 건 제게 하늘에서 별 따는 것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거였죠.

 

그런 다음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는데 어머니 어찌나 부르던지 잠에서 깨어 거실로 나갔죠.

집안에서 유일하게 직장이 있는 막내와 함께 삽니다.

 

'막내 출근했어요?'

'무슨 소리야! 집에 있지...'

 

요즘 코로나 탓에 온통 휴업이라서 녀석이 다니는 회사도 같은 처진가 봐요.

그래도 어쩌다가 한 번씩 출근하는 건지 그냥 둘러만 보고 오는 건지 나갔다가 들어올 때는 늘 맹한 얼굴로 들어서더라고요.

 

저는 그런저런 사정도 모른 채 잠결이라서 바로 곁 소파에 동생이 앉은 것도 모르고 무심한 말만 주고받다가 다시 들어와서 그냥 잤다가 깼거든요.

그랬는데 잠시 뒤에 다시 깨서 정황을 살펴보니 그때가 아침이 아니라 저녁이었던 겁니다.

 

모두가 잠든 틈에 저는 홀로 저녁도 챙겨 먹고 TV도 보고 그럭저럭 나뒹굴다가 컴퓨터에 앉았습니다.

그러고는 이것저것 흥미로운 걸 살피다가 어느 틈엔가 또 바둑판을 펼쳤습니다.

 

시간 죽치기엔 요만큼 알찬 것도 또 없었거든요.

그러고 또 거의 본능적(FunGo의 상대를 최상급에 맞추고서)으로 도전했지요.

 

그랬는데…

 

이것 보세요. 이건 진짜 천만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기적입니다.

백을 쥐고 정선으로 뒀기에 반집 차는 있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달랑 한 집을 이겼네요.

 

천하의 고수라면 모를까 바둑 실력이 삼사십 급도 안 될 제가 한 집을 이겼습니다.

아니 '한 집을'이 아니고 겨우 고작 '한 집만'이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여러분! 축하해주세요! 저는 차선의 경우 여덟 집 안팎으로 이기거나 지는 거가 최고점으로 잡았기에 그 안에 들면 무조건 백 점 만점인 설정이었거든요.

이런 걸 다짐하려고 플래시로 만든 '바둑계 수기'를 '윈도 최상위'에 올려놓고 바둑을 두는 사정입니다.

 

당연히 그 부분 극복이 힘든 난관이라서 이렇게 몇 판을 두고 나면 목표 지점엔 가보지도 못하고 어쩔 수 없이 '50'이나 '100' 기준 점수(상대에게 주는 덤)로 바꿔서 두곤 했었습니다.

아~ 그랬었는데 이번엔 열 번도 아니고 달랑 한 방에 기적을 해냈어요.

 

장하다 류중근! 축하합니다~~~

 

~ 小食의 神(색즉시공/공즉시색)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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