읔^ 호기심에 윈도10 한번 깔았다가 내 대갈통 골로 가는 줄~!

 

컴퓨터에 뭐가 잘못 끼워졌던지 느닷없이 또 부팅 속도 등이 엄청나게 느렸어요.

- 이걸 어떡하나? 복원하지 말고 이참엔 그냥 새로 깔아버릴까? -

처음 생각은 그랬었습니다.

그랬긴 했는데 막상 시디롬 더미에서 윈도10을 발견하자 머리가 홱 돌았던지 - 그러지 말고 윈도10을 깔아봐? - 그렇게 해서 얼떨결에 윈도10이 깔린 거였죠.

 

이것 윈도10이라면 전에도 한 번 깔았다가 별 재미를 못 느끼고 밀었던 경험도 있고 해서 요번엔 혹시나 더 나아졌을지도 모를 기대감으로 깔기 직전에 인터넷 뒤져(윈도10 사용법) 어떤 동영상까지 감상한 뒤 깔긴 깔았습니다만, 막상 화면이 활짝 열렸음에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깜깜해지데요.

이렇게 어설프게 시작해선 '죽도 밥도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이라도 하나 떠 놓고서 다시 윈도7로 되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이전 버전에선 늘 보조프로그램에 '그림판'이라도 있어 바로 뜰 수가 있었는데 여기선 뭐로 떠야 할지 거기서부터 헷갈리는 겁니다.

그전에 동영상에서 잠깐 봤던 검색 팁을 떠올렸어요.

저도 그 비슷한 키를 찾아서 'paint'를 넣는 중에 '그림판'이 걸려듭니다.

 

그전에 먼저 자판에서 프린트키를 눌러둔 상태였기에 그림판이 열리자마자 붙여넣었지요.

했는데 그 그림이 너무도 단순해서 제가 윈도10을 깔았다는 사실을 검증(?)하기엔 매우 빈약했습니다.

하여 그림판을 작업표시줄로 내리고는 바탕화면 그 변경 시간 1분으로 설정했는데 잠시 기다렸다가 새로운 그림이 나오자 시작 메뉴를 눌러서 제법 그럴싸한 그림으로 복사하여 '처음이자 마지막(?)의 윈도10 화면을 땄답니다.

 

~ 윈도10^ 나에게 과연 약 아니면 독? ~

 

문제는 윈도7 복구 시디 넣고서 복구하는 과정에서 생겼습니다.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기존 윈도(윈도10)가 설치된 하드디스크를 포맷하고 예전에 백업해둔 윈도7로 복구하라는 부분을 선택했는데 글쎄 나중에 보니 디스크 하날 세 개로 나눠서 둘은 자료실로 쓰고 오로지 하나에만 윈도를 깔았는데 디스크 전체가 깡그리 날아갔던 겁니다.

 

이 글 쓰면서 가만히 문득 뭔가가 스쳐 갑니다.

'아니 이런 기시감은 또 뭐지???'

- 기시감(旣視感):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일이나 처음 본 인물, 광경 등이 이전에 언젠가 경험하였거나 보았던 것처럼 여겨지는 느낌 -

 

그러고 보면 예전에 설치했다가 지웠을 때도 나눠진 하드디스크 나머지 자료까지 몽땅 잃었던 거 같습니다.

- 분명 설치될 땐 거기 쪼개진 한 드라이브에 설치됐던 게 분명했는데 그걸 지우니까 무슨 까닭에 하드디스크 전체를 물고 사라지는 물귀신이 됐을까? -

 

막상 하드디스크가 통째로 사라지니까 머리가 텅 빈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어떡하든지 살려야겠다는 압박이 밀려왔지요. 윈도10을 설치하기 직전까지 모았던 컴퓨터 자료들을 생각하면 속이 터질 지경이었으니까.

 

그래서 부랴부랴 인터넷에서 'R-Studio'를 찾아 그놈으로 복구해 보는데 둘 다 보내봐야 100기가도 안 되는 분량 되살리는 데 엄청나게 긴 시간이 들어갑니다.

복구하기도 쉽지만은 않데요. 어떤 것은 프로그램이나 그림 하나하나에 폴더가 붙어 폴더 수만 해도 수만 개가 넘습니다.

여러분 상상해 보십시오! 폴더 하나에 그림 하나, 폴더 하나에 파일 하나…

 

얼마나 기가 막히겠습니까? 아무 폴더라도 열고 그 안의 파일(그림)을 봤다 해도 그 파일(그림)이 본래 어디에 속해야 할지를 몰라 이런 것도 좋은 말로 무아지경(無我之境)이라고 해야 할지요?

차라리 혼비백산(魂飛魄散)이 타당할 겁니다.

 

폴더마다 뒤지다가 그 천 분의 일쯤이나 뒤졌을 때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 이것도 일정한 순서로 나열됐을 테니까 앞쪽 아무 곳이라도 적당히 뒤져서 거기서도 꼭 필요한 게 없다면 그사이의 모든 폴더를 완전히(시프트와 동시에 삭제 버튼 누르는 것) 지워 버리자! -

 

그런 식으로 대략 만 개쯤의 폴더가 지워졌을 무렵엔 감 잡을 만한 파일이나 그림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는데 그때쯤엔 정작 그보다 훨씬 이전에 자료 백업해둔 하드디스크가 떠오르는 거예요.

 

어쩌면 그것들은 반년도 더 지난 자료들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헤매지 않아도 되니까 그 자룔 적절히 써야겠다는 생각이 미쳤던 겁니다.

하여 R-Studio에서 복원한 자료와 기존 디스크 자료가 겹치는 부분을 뺀 나머지 부분 일부만 살린 채 R-Studio에서의 복구며 그 전체 복구를 마무리 짓게 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윈도10 탓에 잃어버린 자료가 얼마나 됐을지 감이 안 잡힙니다.

그러나 딱 하나는 얻은 거 같네요.

 

나중에 언제라도 '윈도10을 설치하려거든 반드시 물리적으로 다른 디스크에 자료를 백업해 두고 설치'해보는 게 마땅한 방식이란 걸 말입니다.

 

- 잘 가라~ 윈도10^ 나중에 내가 좀 더 편해지거든 우리 또다시 만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