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가 불어닥치는 건 어쩔 수 없다지만, 대갈통 희미해지는 건 못 참겠습니다.
노화가 불어닥치는 건 어쩔 수 없다지만, 대갈통 희미해지는 건 못 참겠습니다.
엊그제는 인터넷의 '드라마 다시 보기'에서 문득 영화 쪽 링크를 눌렀더니 엄청나게 많은 양이 쏟아지네요.
https://l34.leadership14.net/ 다나와티비
개중엔 번호 부문이 숫자가 아닌 마이크로 표한 영화가 위쪽으로 자리하는 거로 보면 아마도 이 영화가 최근에 인기가 높은 영화들인 거 같았습니다.
그 모두를 한 번에 다 볼 수 없었기에 가장 아래쪽 영화부터 보기로 했습니다.
거기서 누르면 여러 하부링크를 통해 바로바로 볼 수 있었기에 그중 만만해 보이는 놈을 택해서 들여다보기 시작했답니다.
- 재차의 어쩌고저쩌고 -
그걸 시작한 지 5분도 안 됐건만 벌써 몇 번이나 끊어졌는지 몰라요.
- 통신사와 제 컴퓨터 간 인터넷 회선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고 -
- 제 컴퓨터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고 -
이유가 어찌 됐건 화가 치미는 겁니다. 도저히 더는 그 상태로 이어볼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토렌트 사이트였답니다. 그 영화들 직접 내려받고서 컴퓨터에서 보려고요.
대략 쉰 개 남짓의 토렌트 주소를 갖고 있었는데 눌러보면 그 대부분이 맹탕입니다.
그리하여 영화 보는 건 일단 뒤로 제쳐두고서 토렌트 주소 수정하는 거에 몰두했지요.
그것 하나하나 점검하고 고치려니까 무척 긴 시간이 들어갑니다.
개중엔 아무리 그 주소 바꿔봐도 안 통하는 게 있는가 하면 어떤 놈은 또 중복되었더라고요.
그날 두세 시간을 공들여서 또 언제 또다시 맹탕 될지도 모를 주소로 겨우 마흔 개 정도를 건졌습니다.
그러고는 그중 영화가 많은 토렌트에 들어가서 드라마 보는 사이트에서 쭉 긁어서 복사한 영화 목록을 대조하면서 일일이 찾아서 내려받았답니다.
대략 열 편이 조금 넘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 영화들 일일이 내려받을 때의 그 열정은 대단했지만, 이내 눈앞이 캄캄해지는 거 있죠.
국산 영화는 어지간한 것 다 소화하겠는데 외산 영화는 그 처음부터 머리가 온통 일시 정지되는 겁니다.
영화 제목을 떼서 다음에서 검색해보면 대략 적인 줄거리가 나오기에 어느 정도는 그 그림만으로도 감을 잡은 듯이 여겼지만, 아예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그것 비록 꼬부랑 글씨로도 자막이라도 있다면 두드려 맞히기라도 조금 됐었는데 그 자막도 없는 영화에서는 백 마디 첫마디 대화 중 겨우 한둘의 단어만이 들어오는 겁니다.
그러했는데도 이틀에 걸쳐서 그 모두를 버리지 않고 상당수 끝까지 봤었답니다.
물론 보다가 잠들었던 건 빼고서 말입니다.
- 아직도 못 본 게 두 편이 더 남았네요. 코다 2021, 귀문 2021 -
너무 영화에 파묻히면 머리가 아프기에 이따금 그런 것 말고 너튜브 영상을 즐기기도 해요.
그리하여 어떤 영화가 끝나자 이번엔 너튜브에 집중했는데요.
거기엔 볼 것이 아주 많습니다. 그 영상들 볼 때마다 연속으로 보지 않고 '취소' 눌러서 '섬네일'로 보이는 작은 창에서 선택하여 새 영상을 봤었는데 한번은 그 섬네일에서 '72시간'이란 걸 대합니다.
- 하루가 열두 시간 12, 24, 36, 48 아휴 모르겠다! 72시간이면 도대체 며칠이나 되는 거야!!! -
그랬기에 시작 메뉴에서 그 첫머리 'ㄱ'을 눌러 '계산기'를 꺼냈답니다.
드디어 계산기가 머리맡에 나왔을 때 드디어 제정신이 드네요.
- 어~ 맞아! 열두 시간이 아니고 스물네 시간이지^^^ -
그렇습니다.
몸통 노화되는 건 제 꿈 자체가 곱게 늙는 거였기에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대갈통이 이렇게 급격히 퇴화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처음으로 늙음에 화가 나고 또 늙음이 서글퍼지는 그런 지극히 서러운 순간입니다.
~ 하낫둘^ 센넷^^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