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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5.13 뭐야 그럼 이놈의 LG 폴더폰 그래서 안 되는 거였어^^^

뭐야 그럼 이놈의 LG 폴더폰 그래서 안 되는 거였어^^^

 

누군가 말해주지 않으면 저는 절대로 알아채지 못합니다.

제 주변에 제아무리 고약한 악취가 진동하더라도 말입니다.

 

거꾸로 천하 진미의 임금님 수라상이 곁에 있어도 그 맛의 정체성을 알아채기엔 너무도 어려운 이야기지요.

왜 그러냐면 제가 지닌 복합적 장애 요소엔 후각 기능을 잃은 것도 든 탓입니다.

 

그랬기에 제 홀로 기거하는 제방엔 늘 퀴퀴함이 있었는데 동생이 가끔 말해주기 전까진 전혀 몰랐습니다.

그런 제가 안쓰러웠던지 며칠 전엔 그 동생 놈이 퇴근하는 길에 희한하게 생긴 물건 하나를 주워왔데요.

 

녀석이 다니는 '공장에서 썼던 환풍기'인데 요즘 그것 교체작업을 하는지 몽땅 들어내더라는 겁니다.

그렇게 들어내진 환풍기가 어떻게 처리될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버리지 말고 자기한테 주라며 통사정해서 개중에 하나를 얻어온 거였습니다.

동생 눈엔 그것을 제 방에 설치해두면 아무래도 그 퀴퀴함을 덜 거라는 생각에 그랬다네요.

 

물론 가져온 날 저는 몰랐습니다.

그날 무슨 일로 느지막이 잠에서 깼는데 어머님이 거실에 널린 그것을 가리키면서 고칠 수 있으면 고쳐보라고 그러더라고요.

동생이 가져와서는 밤새 씻고 닦고 별짓을 다 해 저렇게 널어 뒀는데 그 뭔가가 고장이 나서 저더러 해보라고 그랬다네요.

 

예. 바로 그 주워 온 환풍기가 어찌나 지저분했던지 동생 딴엔 닦은 다고 닦았는데도 아직 어떤 구석엔 그것이 먼진지 물땔지도 모르는 거가 지저분하게 깔렸더군요.

무턱대고 필요할 거 같아서 드라이버며 펜치 등을 가져갔는데 나사가 들어갈 만한 상황이 아니었기에 가져간 드라이버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대신 스위치 같은 거가 들어갈 자리는 어찌나 복잡했던지 그 마지막을 싹둑 잘라버리고 스위치도 없이 그냥 이어 버렸지요.

 

그러고서 콘센트에 꽂았더니 잘도 돕니다.

그러던 중 동생이 퇴근해서 왔는데 이번엔 그것 환풍기에 들어가는 스위치를 가져왔어요.

그 스위치를 보면서 아주 옛날 생각이 나대요.

 

40여 년 전에 학교 다녔을 때 그걸 봤던 거 같은데요.

그 시절 교실 창문에 달린 환풍기 모습과 그 스위치가 꼭 그랬던 거로 기억하는데 그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네요.

환풍기 밑으로 길게 늘어선 줄을 한번 잡아당기면 켜지고 또 잡아당기면 꺼지는 원리였던 그 '줄 온·오프 스위치' 말입니다.

 

그걸 보자 아까 끊고서 절연테이프로 꽉 감아버렸던 그 자리 다시 뜯어내느라고 거의 삼사십 분은 대갈통 터질 듯이 거기에 몰두했을걸요.

테이프가 전선을 댕강 잘랐기에 길이에 여분이 없어 어떻게 하든지 테이프를 벗겨내고 가능한 최대한으로 전선을 유지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렇게 스위치를 달길 달았는데 스테인리스 스프링과 함께 하는 그놈의 스위치 너무나도 셉니다.

스위치를 당기는 데 들어가는 힘이 너무도 셌기에 계속해서 그대로 내버려 두기엔 옳지 않았습니다.

하여 다른 일반 스위치를 달려고도 해봤는데 결선이 너무도 짧았기에 배치하기도 뭐해서 차라리 전처럼 그걸 뜯어 버리고 다시 스위치도 없이 직접 연결해 버렸지요.

 

대신 제 방에는 마침 콘센트마다 스위치가 달린 멀티탭이 있었기에 그걸 얼른 필요하면 환풍기 올려야 하는 창틀에 얼른 달았답니다.

그렇게 해서 이젠 멀티탭의 개별 스위치가 이젠 환풍기 스위치가 돼버렸네요.

 

하여 괜찮은 듯했는데 환풍기의 전력선이 너무나도 짧아 아무래도 좁은 방에서 발에 거치적거려서 환풍기 부술 것만 같았습니다.

고심 끝에 환풍기 전력선을 늘리고자 했습니다.

 

집안의 전기분야 공구함에서 적당한 스위치며 전선을 찾았는데 마땅한 게 안 보입니다.

뭐로 할까 잠시 망설이던 중 공구함 다른 곳에 굴러다닐 컴퓨터 전력선을 생각했지요.

컴퓨터와 관련해서 필요한 이것저것(모니터, 모니터 겸용 TV 등등) 사들이다 보면 거기에 걸맞게 전력선이 따라왔었거든요.

 

그렇게 해서 몇 개가 굴러다녔는데 지금은 정확히 몇 개나 남았을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어젯밤엔 아주 빨리 그놈을 찾아냈어요.

 

그랬는데 문제는 전력선의 가닥 수에 있었습니다.

- 세 가닥인 컴퓨터 전력선을 어떻게 두 가닥뿐인 환풍기 전력선에 이을 건가? -

이건 분명 3상 전력(220V, 380V)도 아니고 단순히 접지선으로서의 한 가닥이 더 들어간 것일 텐데 과연 어떤 놈이 접지선인지 그걸 찾을 수가 있어야지요.

 

제가 펜치로 자른 컴퓨터 전력선엔 빨강, 파랑, 노랑으로 세 가닥인데 인터넷 검색창에는 아무리 찾아도 그 조합이 안 보이는 겁니다.

인터넷에선 주로 녹색을 접지선이라고 꼽았던데 나머지 선도 잘 안 맞았고…

정말이지 대가리가 터질 지경이었죠.

 

그것 하나만으로 한참이나 찾아 헤매다가 어느 지점에서 노랑 점선 부분이 걸려들었답니다.

거기선 그것이 접지선이라데요.

 

가뭄에 단비 만난 듯 뛸 듯이 기뻤어요. 얼른 그놈을 댕강 잘라버리고 나머지 두 선을 환풍기 전력선에 연결한 뒤 절연테이프로 꽁꽁 감쌌답니다.

그러고는 콘센트에 꽂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곧바로 콘센트 개별 스위치를 켜지는 않았지요.

 

왜냐면 예전에도 언제 한 번은 그런 식으로 전력선 플러그를 교체하려다가 스위치 넣자마자 집안의 모든 전력이 일제히 정지(차단기가 내려갔기에)했던 경험이 있어섭니다.

오늘 새벽 세 시에서 네 시쯤 됐을 거예요.

그걸 확인하려고 아침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겠고 당장에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그것도 가장 안전한 환경(?)에서 말입니다.

 

- 차단기가 내려가면 일시에 깜깜해지겠지? 컴퓨터도 꺼질 테고 USB 랜선 플래시도 꺼질 것이고… -

- 야! 너한테 지금 핸드폰이 있는데 뭐가 문제야??? -

 

즉시 폴더를 열고서 '플레이 스토어'에서 앱을 검색했지요. '플래시'로도 하고요, '손전등'으로도 했고요.

기왕이면 4.7 이상의 좋은 평가판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손전등 너덧 개를 설치했다가 지우면서 아물리 해봐도 안 되겠기에 하는 수 없이 다시 검색에 들어갔습니다.

그랬는데 'LG 폴더폰'에는 사진 찍을 때 주로 써지다가 이번과 같이 손전등이나 플래시의 전력으로도 쓰는 '플래시 기능' 자체가 없다는 거였습니다.

- 어쩐지 조금이라도 어두울 땐 카메라에 상도 안 잡히더라… -

 

속에서 천 불(열불의 백 배쯤 되는 화딱지)이 올라온다는 말이 바로 이런 순간에 적격인 거 같데요.

기왕에 이렇게 됐으니 인제는 더는 망설이 이유조차 없었습니다.

 

두말하지 않고 즉시 멀티탭에 달린 스위치를 눌렀답니다.

혹시나 잘못되더라도 후회하진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눌렀는데 어럽쇼 이것 봐라. 멋들어지게 잘도 돌았답니다.

바로 그 순간 직전의 천 불은 이미 눈 녹듯이 사라지고 없었답니다.

 

이번에 그래도 삼상전력 선에 관해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배웠습니다.

'실제 3상으로 들어오는 아파트 배전반엔 3상 4선이 들어온다는 거'하며 개중에 '중성 선이란 것이 있는데 그놈은 주로 220V와 380V를 구분 짓는 데 관여한다는 거' 그리고 그것과 관련 없이 「220V에서의 3상처럼 보이는 세 가닥 중 하나는 중성 선이 아니라 접지선」이라는 것 등등을 배웠습니다.

 

휴~ 이제야 겨우 편한 마음 쉴 것도 같습니다.

 

~ 꽃이 피면 꽃이 피는 길목으로 ~

 

※ 참고로 이번에 깨쳤습니다.

- 때로는 구관이 명관일 수도 있겠다!!! -

여러 가지 기능이 안 좋아 지금의 LG폰으로 바꿨는데
예전의 삼성 스마트폰(구관)도 유용하게 써먹을 수가 있겠데요.

유심을 빼버렸기에 전화기로서는 못 쓰겠지만, 앱만 다시 설치하면 플래시도 되지

지금 이 자리에 올린 거처럼 사진도 찍을 수 있지 여러모로 쓸 데가 생긴 겁니다.

글 쓰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그 용량은 적지만,

예전에 썼던 SD카드도 다시 꽂아서 사진 박을 땐 유용할 거 같습니다.

어차피 LG폰은 플래시도 안 터지니까 말이에요.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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