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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15 뭐야! 한화가 또 꼴찌잖아!!!

뭐야! 한화가 또 꼴찌잖아!!!

 

텔레비전에서 가끔 아주 가끔은 프로야구를 봅니다.

그 프로를 보려고 해서 본 것은 아니고요. 그 시각에 마땅히 볼 것을 못 찾아 돌려보는 채널에서 프로야구가 걸렸기에 본 것이에요.

오늘은 기아-한화전이네요. 제 사는 곳 광주니까 아무려면 손이 안으로 굽겠지요.

 

강력하진 않지만, 그래도 기아가 다른 팀하고 붙으면 은근히 기아가 이겨주길 바라는 게 제 속내입니다.

그랬는데도 그 속내가 가끔은 아주 심하게 뒤틀리기도 해요.

특히 오늘 같은 날에는-

 

경기를 이제 막 시작했거나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시점입니다.

기아가 2대 0으로 이기는 중이었거든요. '기아! 잘한다. 우승권 근처에 있을 한화 잡아야지!!!'

그런 심경에 거기까진 좋았는데- 며칠 전 어느 날 중계에서는 기아가 9위에 있었으니까-

 

우승권에 있을 한화와 꼴찌 문턱의 기아! 그 수준이 너무 높잖습니까?

만년 꼴찌의 한화- 그때는 동정심에서 한화를 응원했지만, 제가 좋아했던 김성근 감독님께서 한화에 부임하고는 그분 탓으로 한화를 응원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들었어요. 올 우승팀엔 한화가 유력할 것이라고-

당연히 응원할 때 응원하더라도 심정적 또 다른 응원팀인 기아가 꼴찌까지 간 데서야 마냥 한화가 이기는 걸 지켜볼 순 없잖겠습니까?

 

두 점이나 앞서기에 적당히 한시름 놓게 됐지요. 그랬더니 평소엔 생각지도 못한 거에 관심이 꽂힙니다.

타자 친 공이 파울이 되거나 하면 그럴 때마다 매번 심판이 투수가 되어 투수한테 공을 던지는데 그 거가 저는 신기했습니다.

'저 공이 어디서 계속 나올까? 테니스 선수들 반바지처럼 거기가 두둑할까?'

해서 유심히 봤지요. 어느 순간 카메라가 심판 공 꺼내는 모습이 잡혔습니다.

 

심판 옆구리에 조그맣고 까맣게 야구공 가방 매달린 게 보입니다. '아하! 저거였구나~'

군산에 바닷가 뻘밭을 파 헤집어 공사했던 '대우자동차 건설' 도중 한때 저는 제 삶 일정에도 없이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진리를 따라 느닷없이 목수가 됐던 적이 있었습니다.

공사장에서 목수라면 당연히 공구 벨트를 차고 못 주머니도 거기 찼었습니다.

그 크기는 달랐겠지만, 심판이 찼던 야구공 가방 틀림없이 제가 찼던 못 주머니를 닮았더군요.

 

그런저런 생각에 잠시 빠졌는데 어느 순간에 현재의 팀 순위가 브라운관에 비칩니다.

'뭐야! 한화가 또 꼴찌잖아!!!' 한화에 품었던 애매한 적개심이 일순간에 역전합니다.

마침 2회 초 한화 공격인데 1사 1루에 주자가 나가 있고 잘생긴 누군가가 타석에 들어섰어요.

'그래. 잘한다. 네가 한 방 때려주라! 홈런 한 방이면 동점이잖아!!!'

 

저의 이런 바람에 보답이라도 했던 듯 엄청나게 잘 쳤습니다. 그러나 기아에 어떤 놈이 폴짝 뛰더니 그 강력한 공 순식간에 낚아채 버리네요.

'아이고 망했다!!!' 텔레비전마저도 꺼버렸어요.

지금은 그 진행 상황 보고 싶지도 않지만, 한화가 역전해서 이겨주길 은근히 바란답니다.

 

이런 식으로 응원하는 팀이 또 있습니다. 롯데입니다. 팀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고-

사실은 '강민호'를 응원합니다. 더 정확히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부당한 볼 판정에 항의하다가 쫓겨났던 강민호 포수를 응원합니다.

그냥 강민호가 아니고 제겐 '영웅 강민호 - 의적 강민호'였습니다.

 

그 강민호가 그 강민호 선수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롯데에 강민호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민호를 응원합니다. 롯데가 이기고 지는 건 별개이지만 강민호가 지는 건 용납할 수 없는 분노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롯데·한화·기아 이 3파전이 되길 염원합니다.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전을 어떻게 진행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올림픽에서처럼 이 세팀이 나란히 금·은·동을 차지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최정점에 강민호 선수가 아니면 김성근 감독이 그도 아니면 기아에 딱히 누굴 짚을 수도 없지만, 그 셋 중 누군가가 올라섰으면 좋겠습니다.

 

그 원작에서는 꽤 무서운 말인데 우리 말에선 이렇게 번역한 말이 있답니다.

-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

 

롯데에 기아에 특히 한화에 오늘의 프로야구는 내일의 해가 돼주길 꿈꿔봅니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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