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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15 사랑으로 키우는 애완동물

사랑으로 키우는 애완동물

 

어떤 면에서 우리는 참 이기적입니다.

우리 행복을 위해서 강아지를 이용하면서도

강아지가 보내는 신호에는 신경을 쓰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말 잘 듣는 강아지로

키우기 위해 ‘앉아’, ‘안돼’, ‘기다려’

같은 명령만 하려고 합니다. 사실 그러는 동안에도

강아지들은 우리가 원하는 모습대로 행동해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더 그들에게

주의를 기울이면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 강형욱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

 

 

애완동물들도 주인이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겠지만, 대화가 되지 않으니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될 수 없습니다.

윽박지르는 주인을 보고 행동을 조심해보지만

어쩔 수 없는 본능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다고 혼내고

내가 좋을 때만 예뻐하기보단, 그 마음을

먼저 바라봐주고 사랑으로 보살피는

그런 주인이 되어주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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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이야기가 나와서 이야긴데 아주 어렸을 때의 그 개가 떠오릅니다.

지금부터 40년도 조금 더 된 60년대 말에서 1971년 이전에 있었던 이야기에요.

그 시절 저와 우리 가족 그리고 우리 집 주변으로 세 채의 집은 시골 마을에서도 조금 더 외진 산중이다시피 했던 외진 곳에 살았거든요.

그 속에서도 우리 세 집은 서로 각각의 거리 50m 안팎으로 삼각 구도를 이루어 매우 지척이었지만 나머지 한 채는 100m도 넘을 거리에 외따로 있었지요.

그렇게 살다가 71년도에 이르러 모두가 이웃이 많은 마을로 들어가 새로운 이웃을 사귀었기에 최대로 늘려서 71년까지로 잡은 거에요.

 

우리 집은 그중에서도 50m 안팎으로 이웃이라는 그 부류에 속했답니다.

바로 옆집으로는 큰댁이 있었는데 그 큰댁에는 또 더 큰댁이 마땅한 큰아버지의 외아들이 일찍이 고아가 되어 얹혀살고 있었거든요.

시골의 우리 가문에서도 가장 으뜸인 장손이면서도 모두가 어려우니 돌봐줄 형편이 못 되니까 그곳에서 함께 지내게 되었답니다.

거기 우리 옆집 큰댁의 큰아버지마저도 돌아가시고 안 계신 터였지만 의지할 곳이라곤 오로지…

 

그 형님 저보다 열 살쯤 더 잡수신 분이십니다.

남달리 독립심이 강하셨지요.

그 산중에서 모두 떠나갔어도 홀로 남아서 골짜기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움막 짓고는 한참이나 염소나 키우면서 사셨던 분이셨는데 지금은 부산 어디에서 참으로 적적하게 사시거든요.

 

형님하고 그 산골 오두막에 살 때의 이야기에요.

개를 키우셨거든요. 형님의 개였지만, 그 오두막에서는 모두의 개였기도 했었답니다.

키우던 개가 몇 번 있었던 거 같네요.

그 개들의 얼굴은 생각나지 않지만, 그 이름들이 생각나거든요.

'쫑 - 메리 - 도꾸 - 노랑이…'

그 산중에도 이따금 외부에서 손님이 찾아들기도 했답니다.

'나 생원'으로 불렸던 엿장수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고요, 근처에 논농사 짓는 분들이 철 되면 당연히 들리곤 했겠지요.

그러면 거기 키우던 개가 마구 짖어대곤 했으니 오두막의 파수꾼으로 더할 나위 없이 꼭 필요한 개였기도 했었답니다.

 

산중에서 염소를 키울 때도 요즘처럼 우리에 집어넣고 키웠던 게 아니라 그 당시엔 소가 됐든 염소가 됐든 하다못해 닭이라도 그 짐승들 풀어서 키웠답니다.

그러니 아침이면 우리에서 풀어놓고 저녁이면 몰고 들어오곤 했었는데 거친 산천 날뛰는 염소들 사람이 다 끌고 오기엔 역부족이거든요.

그럴 때 그 개가 무척 요긴했지요.

그래서 형님은 키우던 개들 순둥이가 아닌 맹견으로 키웠어요.

 

사람이든 짐승이든 '쉭!' 한마디면 대번에 물어뜯었답니다.

부를 땐 휘파람으로 불렀고요.

 

그 시절 버릇 때문일까요?

요즘 와서도 어디에선가 개를 만나면 저도 모르게 휘파람이 나오려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혀가 꼬이니까 말도 제대로 못 만들지만, 그 유창했던 휘파람도 못 낸답니다.

'어버버버~' 혹시 들어보셨나요?

뇌성마비 장애우 중 저처럼 그 말을 만들기가 매우 어려운 분들이 뱉어내는 소리를 말입니다.

저도 그 비슷합니다.

제가 뱉어내는 소리 무슨 소린지 불분명한 것도 불편한데 거기에 목소리까지 쉰 소리로 나오니까 귀가 거북스러워서 역겹기까지 할 것입니다.

맨날 그런 건 아니고 어떨 때는 조금 수그러져서 부드러운 톤으로 굴러가기도 하거든요.

 

개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그 산중에서 어느 날 형님의 개를 잃어버렸습니다.

형님이 머물던 큰댁네 식구들은 물론이었거니와 우리 집 식구까지 모두가 나서서 날이면 날마다 찾아다녔습니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이나 우리 모두 열 일 젖혀두고 찾아 헤맸는데 일주일이었던가 한 달 만이었던가 드디어 찾아냈었지요.

그런데 그곳이 돌무더기로 둘러싸인 작고 긴 수로 안이었다네요.

논으로 물줄기 들여 보내려고 수로를 놨는데 마침 돌무더기가 가로막고 있어서 그 자리에 수로를 냈던 모양이지요.

 

수로 속으로 들어간 그 개 누군가가 논두렁에 놨던 쥐약을 먹었던 겁니다.

산중에서 사람 먹을 것도 없어 개한테 돌아갈 거가 너무나도 빈약했던 그 시절입니다.

먹기 좋게 놓인 그것이 쥐약인 줄도 모르고 덥석 훑어 먹었을 그 개…

죽을 힘을 다해 날뛰다가 그 물구멍에 처박혔는지 아니면 죽은 채로 냇가에 떴었는데 그 수로에 빨려 들어갔는지 기억하진 못하겠습니다.

 

다만, 너무나도 커다랗게 슬퍼하던 우리 큰형님!

모두가 슬픔에 겨우 몹시 애달프게 울었지만, 형님의 그 비통해하던 얼굴은 죽어도 못 잊겠습니다.

 

사람 참 나쁩니다.

그 천연덕스러웠고 또 용맹했던 착한 개!

그런 개 죽여버린 우리! 참 나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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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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