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창 전체 방문자 수 → 홈페이지 오늘 방문자 수 → 방문통계 어제 방문자 수 →

'걷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5.01.07 생각했던 걸 넘어서 버린 아침 운동

생각했던 걸 넘어서 버린 아침 운동

 

저번엔 저녁에 운동이랍시고 한적한 길 걷다가 하마터면 낯선 여인한테 실례할 뻔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엔 문득 어쭙잖은 저녁보다는 아침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단단히 채비(모자, 면장갑, 마스크, 운동화, 휴대폰 등등)하고는 아침 운동에 나섰지요.

이번에도 그때 돌았던 그 길을 가겠지만, 그때와는 달리 반대방향에서 출발하기로 하고 나섰답니다.

그렇게 그 자리 돈다면 누구와 마주칠 일도 없을 것 같고 또 날로 밝아지는 아침이기에 행여 누군가와 마주치더라도 부담이 덜 갈 것으로 여겨져서 그렇게 출발한 겁니다.

한참을 걷다가 방향을 돌려서 거기 운동코스에 들어가야 했는데 거꾸로 도니까 이번엔 그 위치를 못 찾겠네요.

 

그러잖아도 거기까지 가면서 운동화 끈이 풀어진 바람에 몇 번이나 주저앉아서 고쳐매느라 힘이 빠졌는데 들어가는 길목 못 찾으니까 더욱 힘이 빠졌답니다.

곰곰이 생각했지요.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대충 돌 순 없잖겠는가?'

해서 멈추지 않고 쭉 걸었습니다. 벌써 지쳤지만, 그냥 걸었습니다.

십여 년 전 처음 이 동네로 이사 왔을 때 걸었던 길이 그 길이었는데 그 길이 익숙해지자 욕심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훨씬 먼 길을 돌기로 그 운동코스를 바꿔버렸지 않았겠어요.

계속해서 걸었던 이유가 그때 그 시절의 그 길을 좇기로 맘을 다잡은 까닭입니다.

 

걸어서 한 시간 반도 더 걸렸던 그 길…

그 길도 훗날 아파트 경비아저씨로부터 받은 자전거로 돌았더니 30분도 채 안 걸리는 겁니다.

그래서 그 길도 그리 긴 세월 운동 코스는 못 되고 나중엔 그 범위가 훨씬 더 커지고 말았지만, 지금은 걷는 중이고 엄청나게 피곤한 중이고 어디선가 잠시라도 쉬고 싶은데 아직 쉴만한 곳은 더 가야 했었고 그냥 걸었는데 드디어 꺽어들어 갈 두 번째 커브를 만났네요.

 

사진에 보이는 '은혜학교'?

막냇동생 병원에 있을 때 병실에 상주하여 간호하면서 읽었던 책이 있습니다.

공지영이 썼다가 훗날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 '도가니'의 실제 모델 학교였던 장애아 수용학교인 '인화학교' 역시도 우리가 사는 광산구에 있기에 처음에 저는 여기가 그 자리인 줄 알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답니다.

그러나 그 둘은 서로 다른 학교입니다.

저는 여기서 우회전해서 들어가지요.

… 아침 운동 - 01 …

 

여섯 시 반도 넘었을 텐데 아직은 어두운 기색이 남았는데 왼쪽으론 먼동이 밝아오네요.

… 아침 운동 - 02 …

 

있는 대로 다 쓰고 끼고 했더니 더워서 숨이 다 헉헉거리데요.

… 아침 운동 - 03 …

 

아침노을 멋지지요?

가로등 켜진 곳에선 훨씬 더 예뻤는데 너무 훤해서 그 사진은 버리고 차라리 이 사진을 걸었습니다.

… 아침 운동 - 04 …

 

인제 제법 훤해졌습니다.

… 아침 운동 - 05 …

 

저도 그럴싸하게 개폼 잡고서 한방 박았지요.

지금 모습은 저 꼴이 아닙니다.

운동 마치고 들어와서 얼굴 씻으면서 봤더니 코털이 삐져나왔지 뭡니까?

그것도 검은 털이 아닌 하얀 털이 말이지요.

그 색깔 뭐가 됐든지 지저분하잖아요?

그래서 엄지 검지 집어서 빼내려고 아무리 시도해도 그놈은 안 빠지고 잘 보이지도 않았던 검정 코털이 뽑혀 나왔지요.

어떻게 해서든 빼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다름 아닌 끝이 뾰쪽해서 '롱로우즈프라이어'라고 하는 '펜치'를 닮은 연장이 있습니다.

그걸 가져와서 콧속에 밀어 넣고는 꽉 집어서 빼내려 했지요.

그런데 그놈 코털은 안 물리고요, 생각지도 못한 저놈의 콧수염이 집힌 거에요.

확 잡아 뽑았으면 큰일 날 뻔했지 뭡니까?

만약에 그랬다면 콧수염 정도가 아니라 그쪽 피부까지 홀라당 벗겼을 게 틀림없었을 테니까 말입니다.

다행히도 그러기 직전에 매번 코털이 잡혔는지 확인해 봤으니까 허물 벗기는 일은 없었지만…

도대체 왜 안 잡히는지 그것 프라이어를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그랬더니 글쎄 꽉 물렸어야 마땅할 가장 끝쪽 주둥이에 틈이 보이지 뭡니까?

그러니 아무리 꽉 잡아보려고 해봤자 그 틈으로 술술 빠졌지 뭐에요.

롱로우즈를 꽉 물려보려고 펜치를 대고 꽉 조여봐도 그보다 더 힘이 좋은 '바이스 플라이어'를 대고 물어봐도 그 틈새 좁아지지 않았답니다.

하는 수 없이 포기하고서 대신 면도기로 콧수염 턱수염 확 밀어버렸습니다.

삐져나온 그놈의 코털 덕에 제 얼굴 그래도 지금 환해진 거네요.

… 아침 운동 - 06 …

 

저 처음에 운동 코스로 잡고 이 코스 돌았을 땐 언제나 이 자리에 앉아서 잠시라도 쉬었다가 가곤 했었답니다.

이 자리가 여기 운동 코스에서 딱 절반쯤에 들어간 자리였었으니까 또 화단 보호벽이 걸터앉기에도 딱 좋았으니까 그랬습니다.

… 아침 운동 - 07 …

 

이제 날이 거의 샜는데 저 건너편으로 둥그렇게 달이 있었네요.

… 아침 운동 - 08 …

 

마지막으로 집안에 들어오는 길 계단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알았네요.

운동화 소리 터벅터벅 시끄러워서 그랬는지 4, 5층 어디쯤을 지날 때인데 어디선가 개가 짖더라고요.

마구 울부짖었죠. 저 가끔 계단을 이용해서 오르내리는데 이렇게 개 짖는 소리는 처음입니다.

물론 몇 년 전에 듣긴 들었지만, 언제부턴가 그 소리가 안 들렸는데 몇 년 사이론 이번이 처음이네요.

… 아침 운동 - 09 …

 

 

------------------------------------------------------------

 

NAVER MUSIC

가사보기

 

새야 새야 파랑새야

조수미 | 새야 새야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간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우리논에 앉지마라

새야새야 파랑새야 우리밭에 앉지마라

아래녘새는 아래로가고 위녘새는 위로가고

우리논에 앉지마라 우리논에 앉지마라

 

우리 아버지 우리 어머니 손톱발톱 다 닳는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우리밭에 앉지마라

 

위여 - 위여- 위여- 위여--------

새야새야 파랑새야 우리논에 앉지마라

 

새야새야 파랑새야 전주고부 녹두새야

윗논에는 차나락심고 아랫논에 메나락심어

울오래비 장가갈때 찰떡치고 메떡칠걸

네가 왜 다까먹느냐 네가 왜 다가먹느냐

 

위여- 위여-- 위여- 위여--------

위여 위여 - - - - - - 새야새야 파랑새야 우리논에 앉지마라

 

 

Posted by 류중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