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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3.22 검붉은 고추의 발전적 전향

검붉은 고추의 발전적 전향

 

맨날 그런 건 아녔지만, 낫살이 인제 쉰 줄 중반이나 들어섰기에 그랬는지 그 횟수가 부쩍 늘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서서 오줌 눌 때 말입니다. 그 사전 공작(?)이 완벽하지 못하면 맨 처음 발사 순간 불발탄 닮은 꼴통 줄기 변기 중심으로 들어가지 않고 엉뚱한 데로 두어 방울 튀기는 겁니다.

양변기에 엉덩이 받침이 놓였다면 그 위로 떨어졌거나 제 발등의 양말에 꽂히는 겁니다.

 

그 정도라면 얼른 화장지를 끊어서 부랴부랴 닦아보는 등의 응급조치로 넘어가기도 했지만, 바짓가랑이나 무릎 언저리 떨어지면 이건 그야말로 '동작 그만'이었습니다.

그 자세로 온갖 정성을 다 쏟아 위아래를 벗어 조심스럽게 문밖에 놓은 뒤 샤워로 차라리 이참에 몸 전체 씻어야 했습니다.

 

그러기도 하고 또 하나는 그 상황이 나 홀로의 원맨쇼였겠지만, 만약에 나들이 중에 그런 일이 생겼다면 어땠을까 하는 조바심|두려움|부끄러움 그런 따위가 그런 사례 늘어날 수록 더해지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진즉부터 맘은 먹었지만,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던 것(앉아서 오줌 누기)! 오늘로써 벌써 나흘째가 됐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술 안 먹기로 다짐했던 것보다는 이거 오랫동안 다짐했었는데도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급할 때 어느 순간에 보면 멀뚱멀뚱 선 자세로 쏘잖겠어요?

그것 깨닫는 순간 물릴 수도 없고 잽싸게 괄약근에 힘주어 멈추고는 자세를 자연스럽게 앉아서 싸는 자세로 바꾸어보려니까 이거 정말이지 죽을 맛 딱 그대로더라고요.

 

하여 둘째 날부터는 그런 부작용도 해소할 겸 완전히 새로운 자세를 찾아 나섰답니다.

전에 어떤 야동쯤에서 봤는데 여자들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서 싸는 것 봤었거든요.

그때 본 그 자세를 거울삼아서 저도 그 엉거주춤한 자세를 가다듬어 보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서서 싸는 것도 아니고 앉아 싸는 것도 아닌 이것 혹 태권도 품새에서나 나오려나 정권 찌르기의 기마 자세가 나오는 겁니다.

이때도 물론 상황에 따라 두 방향의 자세가 나왔습니다.

 

바지가 두꺼워서 기마 자세로 깊숙이 들어갈 수 없을 땐 양변기를 뒤쪽에 두는 뒤로 자세(rear)가 있겠고요,

만약에 팬티를 비롯한 신축성 좋은 얇은 옷 걸쳤다면 양변기를 앞쪽에 두는 앞으로 자세(front)가 있겠습니다.

 

그런 자세를 갖춘 뒤로는 까닭 없이 서서 싸는 부정행위는 거의 말랐습니다.

그렇다고 서서 쌀 예가 완전히 사라진 건 또 아닙니다.

씻으려고 홀라당 벗었을 때나 샤워 중에 마려울 때도 있었거든요.

그럴 땐 양변기를 앞에다 대고 그대로 휘갈겼지요. 후후~

 

그 순간이고 저 순간이고 소변을 보고 나면 묘한 카타르시스가 훑고 가데요.

이 나이에 뭔가를 해냈다는 자신감!

인제는 한 방울도 제대로 떨군다는 안도감!!!

예전보다 정교하게 씻은 뒤 다가오는 야릇한 자긍심!!!

 

~ 검붉은 고추의 발전적 전향 ~

※ 그림의 출처: 양변기 특허 도식도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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