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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과거에 저질렀을 실수(죄과)들이 조금밖에 생각나지 않을까?

 

 

초저녁에 인터넷 검색포털에서 뭔가를 뒤적거리다가 문득 제 고향(전남 고흥)을 들먹거리는 분이 있어 그분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글 내용이 무척 짜임새가 있고 역사적 소명이 보였기에 매우 흥미로웠지요. 말이 고향이지 고향에 대한 정보가 빈약했던 저로서는 그 글이 매우 고마웠습니다.

해서 그 고마움을 단 몇 줄의 댓글로 남기고자 했었지요.

 

그런 맘으로 적어내려던 중 동생과 어머니가 저녁 같이하자며 절 불렀거든요.

그 탓에 그만 저녁 들고서 들어와서는 평소엔 잘 보지도 않던 프로야구인데 제가 좋아하는 한화 경기를 중계하기에 그만 그 속으로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관중석도 이따금 보여주는데 '최^ 강^ 한^ 화^' 뜨겁습니다. 결정적으로는 또 SK를 와지끈 무너뜨리면서 이겨버립니다.

 

그런저런 이유로 아까 댓글 쓰다가 말았다는 걸 깜빡했지 뭡니까? 텔레비전을 돌아서서 컴퓨터를 보면서 그제야 깨달았어요.

모니터를 켜니까 쓰다 말았던 그게 보입니다. 해서 처음 쓰려던 생각을 살짝 다듬어서 전송하고는 지금 돌아서는 중이었거든요.

 

마음을 가라앉히고서 새롭게 시작하려는 마음으로 열렸던 브라우저를 닫고서 다시 홈피(블로그 포함해서) 여러 개를 한꺼번에 열려는 순간 섬뜩한 뭔가가 뇌리를 스칩니다.

 

- 나는 왜 과거에 저질렀을 실수(죄과)들이 조금밖에 생각나지 않을까? -

참으로 희한합니다. 제가 얻은 장애(뇌 병변)로 인해 40년이 넘은 지난 세월 대부분이 깡그리 숨었다손 치더라도 이상하게도 죄를 지었거나 실수했던 건 대부분이 떠오르지 않는 겁니다.

오히려 장애(96년) 이후에 저질렀던 수많은 실착이 더 선명한 거 있죠?

 

과거에 썼던 일기장이나 주위에서 흘러나온 이야길 종합해보면 틀림없이 엄청나게 심한 죄를 지었거나 실수했을 개연성이 큰데도 말입니다.

어떤 그룹의 장을 여러 해 맡았다면 그 기간에는 극대 극의 대척점이 있었을 개연성이 불을 보듯 뻔하잖습니까?

 

누군가는 저로 인해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서 깊은 수렁이나 나락으로 떨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아주 멀거나 무척 가까웠던 제 주위에는 아주 오래전에 행방 불명했거나 제가 알았을 시점보다도 훨씬 먼저 목숨을 놓은 이도 있었거든요.

어쩌면 그들의 삶에 제가 개입됐을 수도 있는 겁니다.

 

비록 거기까지는 아니지만, 저의 부질없는 행동으로 피해를 봤을 세상의 모든 영혼에 사죄합니다.

거기엔 아는 선후배들도 있을 것이고 위로 어르신에서 이제 생명으로 맺은 태아도 있을 것입니다.

 

형제여~ 벗이여^ 동지여! 제 실책이 어떤 거였던지 간에 저를 용서하지 마십시오!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그대 아픈 만큼 아니 그보다도 열 배 스무 배 더 쳐주시고 그래도 분통이 안 풀리면 저를 날려주십시오!

 

지금이라도 저의 바르지 않는 판단으로 인해 꽉 막혔던 그대 앞길이 훤히 트인다면 제가 드릴 수 있는 그 어떤 거라도 드리겠습니다.

 

몇 년 전 어느 날 밤엔 밤새도록 제 목숨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었는데 그날 아침 뉴스에 거대한 산 하나가 무너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날이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저처럼 고민하시다가 가신 날입니다.

이번에는 다행히도 오늘은 그런 경우가 아니니까 설마하니 누군가가 또 조용히 멈추지는 않겠지요?

 

막상 접으려고 작정해 버리면 세상에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당연히 들리지도 않겠지요? 그 자체가 남은 자에게 지는 엄청난 죄악인데도 그 어떤 죄책감도 안 들더이다.

그러했기에 무섭습니다. 누군가가 지금 이 순간 혹시라도 세상 져버릴 생각하지나 않을지?

만에 하나 저 자신까지도 사는 거가 짐으로 느껴져서 져버릴 생각 해내지나 않을지…

 

어찌 됐든 이겨보겠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빛이 안 보이니까 차라리 끊어버릴까를 작정했는데 그때 만약에 그날 그 어둠 속에서 빛을 찾을 게 아니라 스스로 빛이 될 생각이 들었더라면 그렇게 접으려 했지 않았을 겁니다.

제 어느 사이트에 내놓은 프로필처럼 '너와 나 서로의 등불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모두 서로 누군가의 등불이기에 그 등불을 절대로 끄지 맙시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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