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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_옛_철길'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7.07.10 노래 - 어디쯤 가고 있을까 - 탓에 어렴풋한 먼 옛날을 회상해봅니다.

며칠 전입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텔레비전에서 했던 드라마를 뒤늦게 다시 보는 중이었습니다.

제 기억이 틀렸을 수도 있겠는데 아마도 그건 MBC에서 하다가 지금은 끝나버린 '황금 주머니'에서였을 거예요.

 

드라마에서 어떤 배우님이 '어디쯤 가고 있을까'를 기타 반주하면서 한참을 읊조렸는데 그것 들으면서 저는 저도 모르게 아주 오래전에 지냈던 한 시절이 스치더라고요.

1981년에서 1982년도 사이니까 제 학부 고2에서 고3쯤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시절에 다녔던 학교 이름도 바뀌어버린 금호그룹(죽호학원) 소속의 학교로 공업계 고등학교(현 광주광역시 금파공업고등학교)였습니다.

일찌감치 쓸데없는 거(단편소설이나 철학책 탐독하는 거)에 빠져 공부하곤 아예 담쌓고 살았던 것도 있지만, 삶에 대한 자세도 몹시 나빴던 시절입니다.

희망을 품었다 해도 그건 '부정적 희망'이 태반이었는 거에 반해 절망했어도 그건 '긍정적 절망' 즐겼답니다.

 

가령 신체 구조가 따라주지 못하여 현역병에 탈락했음에도 지원해서 가면 현역병이 될 수도 있겠다는 판단에 컴퓨터 학원(전산병으로 지원하려고)에 꾸준히 다녔던 사실이나 그 당시엔 학동 쪽에 자리했던 병무청 모병관 실을 죽자사자 드나들었음에도 모병하지 않아서 실패했던 사연 등등이 그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간 사례들입니다.

무등경기장 근처에 하천이 있었는데 당시엔 복개되지도 않았던 하천 근처에서 자취하면서 학교(운암동)와 학원(유동 당시의 광주고속 터미널 앞)을 오갔답니다.

 

거기 학원으로 가능 지름길(무등경기장 곁으로 전남방직·일신방직을 지나 유동의 광주 컴퓨터 근처까지)엔 어쩌다 한 번씩 다녔기에 평소엔 기차 나다닌 걸 거의 볼 수 없었던 철길이 있었습니다.

학원에 들어갈 땐 집에서 나오자마자 무등경기장 근처의 그 철로에 올라 절대로 내려오지 않고 인제는 학원으로 가려면 어쩔 수 없이 내려서야 하는 그곳까지 중심 잡고서 걷는 거였습니다.

반대로 돌아올 때는 그 반대로 했었고요.

 

당시 함께 다녔던 동료 대부분이 직장이어서 그랬는지 제가 학교를 마치고 나다닌 거와 마찬가지로 저녁 시간대에 다녔답니다.

요즘으로 치면 그 흔한 컴퓨터는 고사하고 글자판 하나 없는 그런 학원을 말입니다.

 

그래도 배울 건 다 배웠지요. 베이직·엑셀·엑세스·파워포인트 등등을 말입니다.

하마터면 말하려던 취지가 삼천포로 빠질 뻔했네요.

 

어디쯤 가고 있을까 그것 말하려고 시작했는데 이것 참…

거기 학원에 가면서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그저 조용히(솔직히 누가 볼까 봐서 용기가 없었으니까) 갈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면서는 사방이 컴컴하고 조용하니까 어떤 까닭(틀림없이 무서움을 떨구고자)에 그랬던지 노래가 절로 나왔거든요.

 

'저 푸른 물결 외치는'을 유행가처럼 불렀다고 해서 전교 최하위 점수를 받았던 제 수준에 노래가 나왔다는 거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환경소음이고 공해였을 텐데 목이 터지라고 부르면서 그 철길을 탔었습니다.

그 시절에 자주 불렀던 노래(불 꺼진 창, 어디쯤 가고 있을까, 백팔번뇌, 별이여 사랑이여 등등) 중엔 그것도 들었습니다.

 

그 시절 그토록 노렸던 현역병 입대를 끝내는 실패하고서 훗날 방위병으로 입소해서 해안 초소를 돌면서 흐뭇한 초주검이었지만, 그래도 입소 자체를 후회하진 않았답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저로선 더는 해볼 수 없는 처지였으니까요.

다만, 국방에 최선을 다하는 것과 정권(당시는 전두환 정권)에 협조하는 것을 구별하지 못해 훗날 87년 6월 항쟁과 맞닥뜨리면서 돌이켜보니 그 시절의 제 행동이 너무나도 부끄러웠답니다.

 

어쨌든, 지금은 그런 얘기 할 때도 아니고 그 시절의 제 맘을 위로했던 노래 '어디쯤 가고 있을까'가 무척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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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쯤 가고 있을까

전영 / 전영 히트전집

 

 

꽃잎은 바람결에 떨어져 강물을 따라 흘러 가는데

떠나간 그 사람은 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그렇게 쉽사리 떠날줄은 떠날줄 몰랐는데

한마디 말없이 말도 없이 보내긴 싫었는데

그 사람은 그 사람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간주중>

그렇게 쉽사리 떠날줄은 떠날줄 몰랐는데

한마디 말없이 말도 없이 보내긴 싫었는데

그 사람은 그 사람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어디쯤 가고 있을까

 

※ 출처: NAVER MUSIC - 가사보기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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