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창 전체 방문자 수 → 홈페이지 오늘 방문자 수 → 방문통계 어제 방문자 수 →

'귀신이_곡할_노릇'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5.01.29 이 소리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 소리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오늘 새벽인데 아마도 네다섯 시쯤에나 잠에서 깼을 겁니다.

허리 굽혔다가 펴서 밤중에 보다가 잠들었던 텔레비전 드라마 새로이 세팅해서 계속해서 봤답니다.

침대 위에 섭니다. 두세 편 보고 나니까 알람 노랫소리 요란하게 울리더군요.

이 드라마 컴퓨터의 인터넷으로 보는 거였는데 마찬가지로 거기 컴퓨터에 깔아둔 알람 시계가 여섯 시를 알리는 소리기도 했지요.

보던 드라마 마칠 때까지 보다가 하마터면 막냇동생 출근길 인사 놓칠 뻔했답니다.

드라마 그편이 끝나자마자 방안의 괘종시계 올려다봤더니 글쎄 여섯 시 십오 분이나 돼버렸지 뭡니까?

부랴부랴 달려나갔는데 마침 아직 출근하지 않았더라고요.

 

드라마 한편쯤 더 보고 나니까 이젠 제법 날이 밝았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보는 건 그만두고 다음부터 할 일은 컴퓨터에서 하고 싶었습니다.

내친김에 그 자리에서 제 홈페이지 덩이를 열어둔 채로 침상에서의 자리 마무리 할 참이었는데…

개중엔 유일하게 오프라인의 웹 문서도 하나 끼었습니다.

그 문서엔 제가 즐겨듣는 노래들 자동 재생 태그가 들었기에 노랫소리 들리더군요.

 

그리고는 일어났지요. 모니터 겸 텔레비전도 껐습니다.

그다음엔 스피커도 껐거든요.

인제는 완전히 잠잠해야 하는데…

어디선가 개미 모기만 한 소리가 계속하여 울리는 거예요.

 

'이 소리 도대체 어디서 나지?'

집안에 있는 스피커라고 생긴 건 그 어떤 것도 켜지지 않았는데 아주 작은 소리긴 해도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제 귀가 너무도 불편합니다.

한쪽 귀는 아예 들리지도 않고 나머지 귀도 엄청난 난청으로 겨우 듣기는 하지만, 들리는 소리 어느 방향에서 나는지 그 위치를 못 잡거든요.

그 탓에 불편한 점 다 아는 것이라서 달리 구할 방법도 없고 하니 그나마 가장 과학적인 방식(?)이라고 택한 것이 그것입니다.

 

· 들리는 소리가 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이 어디에 있을까?

· 물리적 환경을 못 찾겠거든 동서남북 네 방향 중 가장 크게 들리는 쪽으로 집중해서 추적하는 겁니다.

 

위 상황의 소리는 자세히 들어보니 제 컴퓨터의 웹 문서에서 나는 소리였기에 컴퓨터가 아니면 모니터 겸 텔레비전에서밖에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텔레비전 쪽은 아예 꺼 버렸으니까 그쪽에서 나올 리는 없고 그러면 컴퓨터에서 나올 수밖에 없어!'

그렇게 단정하고는 실제로 본체에 귀 바짝 대고 들었더니 더 크게 들리는 듯도 싶더라고요.

 

'그래. 어쩌면 이것 PC 스피커에서 나올지도 몰라!'

제가 아는 상식으로는 그것 메인보드에 꽂은 PC 스피커는 하드웨어의 비프음이나 내는 거였지 소프트웨어를 통해 내는 스피커가 아니었거든요.

저의 컴퓨터 상식을 완전히 벗어나기에 그 과정 추적해서 인터넷에 올리려고 했답니다.

그런 차원에서 사진이 찍혀지기 시작했지요.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 01

 

본체 뚜껑을 열어보니 선이 어지럽습니다. 선이 엉켜서 그것 피시 스피커도 얼른 안 보이네요.

불현듯 몇 년 전에 그랬던 거처럼 이러다가 메인보드 쇼트(합선) 나버릴지도 모르겠다는 불길한 생각이 치밀더군요.

손대는 것 멈추고서 꺼버렸지요.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 02

 

전원이 꺼지니까 거칠 것 없이 들춰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저것이 피시 스피커거든요.

빼냈지요.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 03

 

본래는 여기까지 확인하고서 그대로 올리면 그만이었거든요.

피시 스피커 빼버린 뒤 컴퓨터 다시 켰을 때 같은 처지에서 소리가 안 들리면 제가 확신했던 그것(피시 스피커에서도 노랫소리 난다!!!)이 증명된 셈이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웬걸^^^

빼버렸는데도 그 소리 여전히 났었답니다.

정말이지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아^ 참! 이 소리 어디서 난 거야!!!'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 04

 

'텔레비전 꺼버렸어도 거기 오디오 접지(In)에 이것 컴퓨터 소리가 들어갔으니 혹시 소리가 그쪽에서 새 나오는 건 아닐까?'

안 풀리고 꼬이니까 별별 생각이 다 드는 겁니다.

그러나 그것 선 들어가는 거고 나오는 거고 다 빼 버린 뒤도 계속하여 소리가 들렸으니 정말이지 환장할 이놈의 소리…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 05

 

그렇게 한참을 맹한 눈으로 앉았다가 눈이 번쩍 뜨입니다.

거기 오디오 잭에 헤드폰 선이 꽂힌 게 보였던 거지요.

'어휴~ 저거 때문이었군~'

못 쓰는 모자 고쳐서 그 안에 역시 못 쓰는 헤드폰 분해해서 꿰매 뒀었거든요.

날 추울 때 밖으로 운동(자전거) 나가면 휴대폰에 이것 꽂아서 노래 들으며 나다니기도 했었는데 고물이라서 그런지 자꾸만 끊어지곤 했던 헤드폰입니다.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 06

 

그 무슨 황당한 생각에 그랬었는지 그 순간엔 안 떠올랐지만, 인제 생각납니다.

침대에서 일어나 컴퓨터로 옮기려고 마음먹었던 그 순간 맨 처음 했던 행동이 컴퓨터 조명 켜고 침대 조명 끄는 거였습니다.

그렇게 침대 조명을 끄고 그쪽에서 돌아오는 순간, 이 헤드폰을 들고 와서 컴퓨터에 꽂았었는데 그 순간엔 너무도 소리가 미미했기에 깜빡하고 말았던 거지요.

또 바른 자세 갖추려는데 초점이 맞춰졌기에 민감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결론이지만, 처음 사진 박았을 때부터 대략 반 시간을 들여서 그 마지막 사진을 박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을 들여서 얻어낸 건 다름이 아닌 제힘으론 도저히 못 찾을 것 같았던 '귀신이 곡할 노릇' 기어이 잡아낸 것입니다.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 07

 

아무튼 오늘 저의 수준 높은 패닉이 '어이없는 건망증'을 세상 어디에도 없을 '귀신이 곡할 노릇'을 구제했네요.

여러분도 오늘 저처럼 행복한 귀신·따뜻한 귀신·복된 귀신 즐거이 만나시기를…

 

 

Posted by 류중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