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창 전체 방문자 수 → 홈페이지 오늘 방문자 수 → 방문통계 어제 방문자 수 →

'기억장애와_목소리'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5.03.16 희망! 너에게 나를 바친다

희망! 너에게 나를 바친다

 

들을 수 있던 못 듣는 귀던 저의 귀가 갖춘 능력과 상관없이 양쪽 귀엔 지금 헤드폰이 걸렸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생각은 있었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또는 그만큼 시급한 날이 드물었기에 매번 그냥 지나가곤 했었거든요.

 

오늘은 무슨 까닭에선지 용케도 기회를 잡았네요.

제 목소릴 녹음하려는 거거든요.

 

제가 제 목소릴 못 알아들어서 누군가와 이야기 나눌 땐 엄청나게 크게 떠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대략 십여 년 전의 이야기네요.

최근엔 그럴 일이 전혀 없기도 하지만, 그 시절엔 옛 동료들과 만날 일이 많았었고 또 그럴 때마다 술자리에 함께 있곤 했었답니다.

술자리에 들면 당연히 현안에 대한 이야기·시국에 대한 이야기·해법에 대한 이야기 뭐 그렇고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오갔겠지요.

 

그러면 옛날 버릇 못 버리고 제 의견 관철하려고 저도 끼어들었을 게 뻔했습니다.

 

- 제가 뱉은 말은 그 순간의 기분과는 아무 상관도 없이 늘 찢어지고 갈라집니다. -

- 또 하나는 뇌졸중 장애 심하게 앓는 분은 모두가 엇비슷하겠지만, 발음이 새 나가서 무슨 소린지 알아먹기가 힘듭니다. -

- 더 있지요. 저 자신도 제 목소릴 못 알아듣기에 더욱 크게 해야 했습니다. -

- 거기서 그친 게 아니지요. 술이 들어가면 조금 더 낫기는 했지만, 혀가 꼬여서 말을 입으로 만들기가 매우 어려웠거든요. -

 

그 순간 함께했던 수많은 동료 얼마나 괴로웠겠어요?

한두 번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그 꼬락서니니 그 고통 차마 말로 다 못했을 겁니다.

함께 말동무 하던 모두가 찡그린 얼굴·상기된 얼굴로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던 그 상황들이 오늘 또다시 다가오네요.

 

그 탓으로도 많이들 떠났을 겁니다.

7~8년의 별거 끝에 끝내는 이혼하고야 말았지만, 그 당시 제 마누라 떠나야 했던 동기엔 그런 까닭도 틀림없이 단단히 한 몫 들었을 겁니다.

 

그런 참화를 겪으면서 그 순간엔 늘 지금의 이 생각(어서 빨리 내 목소리 고쳐보자!)을 했었지만, 돌아서면 금세 잊어버리곤 했었네요.

그런 현상을 어디에선가 들었는데 '단기 기억장애'로 불렀던가 뭐 그럴 겁니다.

어쨌든지 직전에 있었던 그 엄청난 사태도 오래 기억하지 못하는 겁니다.

 

아무튼, 지난 과정이야 어쨌든지 간에 지금부터라도 고쳐보겠습니다.

 

어쩌다가 휴대폰에 저장된 제 목소릴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너무도 충격이었지요.

모깃소린지 개미 소린지 못 알아듣겠고 어쩌다가 목소리가 커지면 텔레비전 사극 드라마에서 내시가 내뱉는 소리처럼 너무도 간사한 거 있죠?

그런 제 목소리에 치가 떨리더군요.

저 자신도 제 목소리 이렇게도 싫은데 주위에서 제 목소리 듣는 분들은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그런 맘에서 시작하려고 합니다.

 

처음엔 무작정 헤드폰 끼고서 '오디오 속성'에서 '소리 녹음' 장치를 '마이크' 쪽으로 돌리긴 했지만, 이것만 갖고는 부족한듯싶었습니다.

 

- 무슨 소릴 녹음하지? -

- 녹음하는 프로그램은 뭐가 좋을까? -

 

무슨 책 같은 걸 읽어내리면 좋을 것도 같은데 제 눈이 또 책 읽기가 무척 불편하거든요.

당장에 책을 읽는다는 어렵겠고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제가 쓴 글을 읽어보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은 그런 목적으로 써지는 첫 글이 되겠습니다.

앞으로도 마땅한 방법을 못 찾거든 제가 써서 달았던 이전의 글 그런 걸 읽으면서 녹음하고는 목소리가 실제로 변하는지 그 추이를 지켜볼 생각입니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오늘의 과정이 쌓일수록 훗날 언젠가는 제법 의젓한 목소리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오늘의 글 마칠게요.

이 글이 오르고 나면 녹음 프로그램도 뭐가 있을지 찾아보고 그러겠습니다.

 

벌써 바깥이 꽤 어두워졌습니다.

이미 마쳤을 수도 있지만, 저녁 식사 맛나게 드시고 오늘도 좋은 밤 되십시오!

 

~ 희망! 너에게 나를 바친다 ~

 

 

Posted by 류중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