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내 참 이놈의 모니터 때문에 대가리 열 뻗쳐서 돌겠더라!

'어! 왜 이래? 이놈의 컴퓨터가 왜 이런 거야!!!'

컴퓨터에 전원을 넣고서 바탕화면까지 다 완결되어 아무 작업이라도 바로 들어갈 수 있게끔 스탠바이가 됐을 즈음을 계산해서 생각 날 때마다 그랬듯이 좀 전에도 대략 3분쯤 지나서 모니터를 켜봤습니다.

그랬는데 눈앞으로 보이는 것 모두가 아주 생난리 블루습니다.

기본아이콘으로 바탕화면에 꺼내뒀던 컴퓨터-제어판-휴지통도 안 보이지 좁기만 했던 작업표시줄의 아이콘 들이 어찌 된 영문인지 그것들 다 채우고도 거의 3분지 1이나 텅 비었습니다.

그뿐이었겠어요? 컴퓨터 켜자마자 뜨게끔 짜둔 플래시 시계는 또 가운데로 뜨지 않고 모니터 왼쪽 끝에 걸려 절반이나 이미 들어갔었습니다.

바탕화면의 아름다운 그림들이며, 두 개의 시스템 모니터 앱도 마찬가지로 정 중앙에 배치되지 않고 왼쪽으로 10에서 15% 정도가 치우쳤네요.

앱 정도야 마우스로 긁어서 어떻게 해 보겠지만, 왼쪽으로 치우친 바탕화면은 모니터의 등록정보나 바탕화면 설정 등 별것을 건드려봤자 아무 소용도 없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해상도 마저 바뀌었습니다.

19인치 컴퓨터 모니터에선 1280x1024의 해상도로 맞췄었는데 어떻게 바뀌었는지 1280x1050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고 예전에 썼던 해상도는 거기 삼각형 내리는 선택 창에도 없더라고요.

정말이지 미치고 팔딱 뛸 노릇입니다.

인터넷에서 어떻게 이에 대한 정보(드라이버를 바꾼다든지 하는 등의 정보)를 찾으려고 인터넷 열어보니까 거기 브라우저의 모양새도 온통 일그러져서 가관이 아녔답니다.

컴퓨터를 껐다가 켜면 좀 나아지려나? 그랬었지만, 그 역시도 무용지물이었지요.

그쯤에서 그것 곰곰이 생각하니 요번에 산 22인치 텔레비전 탓인 거 같대요.

지금 창구에 쑤셔 박은 예전의 텔레비전은 19인치였기에 아무런 문제도 없었는데 글쎄 요번에 갑자기 22인치에 연결해 버리니 놀랐을 수도 있겠습니다.

인제야 오늘 아침 있었던 일이 새삼 떠오릅니다.

컴퓨터를 그만하고 텔레비전으로 가려고 분명히 작업표시줄에 내놓은 종료 단추를 눌렀거든요.

재시작과 종료 단추가 나란히 있긴 해도 끈다고 하면서 누르고는 텔레비전 쪽으로 갔었습니다.

텔레비전 켜고서 채널 찾느라고 이것저것 누르다 보면 2~3분이 지나갈 것 아니겠어요?

그쯤이면 틀림없이 컴퓨터가 완전히 꺼졌을 테니까 그때 가서 컴퓨터와 관련한 멀티탭의 모든 전원도 내릴 참이었거든요.

텔레비전에 아직은 마땅한 리모컨이 없어서인지 거기서도 약간은 짜증도 나고 고달프대요.

그래서 대충 맞춰놓고 컴퓨터로 돌아왔는데 그때까지도 컴퓨터가 꺼지지 않고 계속해서 우는 겁니다.

마치 윈도의 업데이트를 준비하는 거처럼 계속해서 윙윙거렸거든요.

어찌 된 일인가 싶기에 모니터를 켜고서 제어판에서 윈도의 업데이트를 눌러봤건만 아무런 기색도 없잖겠어요.

그런저런 걸 확인하는 동안 언제 멈췄던지 우는 것도 멈췄더라고요. 해서 다시 한번 종료 아이콘 눌러서 꺼버렸지요.

지금 생각하니 어쩌면 그 순간에 텔레비전 모니터와 저로선 알 수 없는 모종의 교감이 있었을 것도 같아요.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이리도 황당한 상황 꾸밀 수 있었겠습니까?

어떻게 해볼 것인지 생각해봤는데 먼저 떠오르는 거가 가장 먼저는 텔레비전과의 모니터 연결을 차단하는 거였습니다.

아^ 그랬더니 컴퓨터에 달린 모니터가 이따금 깜박이기만 할 뿐 아무것도 내보내지 못하잖아요?

다시 연결하고서 텔레비전에서 외부연결을 눌러 확인해보니 컴퓨터 모니터는 듣도 보도 못한 -절전상태-였던 겁니다.

컴퓨터에선 아무리 해도 안 됩니다.

이젠 더는 안 되겠다 싶대요. 이참에 아예 모니터 분배기를 빼 버렸습니다.

그러고서 컴퓨터를 다시 켜보니 인제는 바탕화면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오데요.

아까 어그러져서 고쳐보려고 손댔던 익스플로러며 바탕화면의 아이콘 들도 다시금 손대어 마침내 텔레비전과 완전히 분리된 컴퓨터가 됐습니다.

컴퓨터와 텔레비전을 다시 연결하려면 최소한 컴퓨터의 모니터 크기도 텔레비전의 해상도와 맞는 거로 바꿔야 가능하지 않을까도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