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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30 아이고~ 해내고 말겠다는 당위가 너무 앞서고 말았네!!!

아이고~ 해내고 말겠다는 당위가 너무 앞서고 말았네!!!

 

그것 맘먹었던 때가 과연 언제쯤부터였었는지도 모를 만큼 아주 오래전부터 꼭 한번은 다녀와야겠다고 다짐했었거든요.

운동 말입니다. 뭐 특별할 것도 거창할 것도 없이 자전거 타고 나가서 휭 한 바퀴 돌고만 와도 되는 그런 간단한 운동 말이에요.

그런데 그것이 잘 안 되었습니다. 지금 이 글 쓰려고 지난날 마지막으로 나갔던 때를 사진으로 되짚어 봤는데 지난달 23일에 나갔던 게 그 마지막이었지 뭡니까?

꼬박 한 달도 더 된 아주 긴 시간을 허구한 날 빈둥빈둥 놀면서 뭐가 그리도 바빴던지 도통 못 나갔었네요.

 

어제 오후입니다. 느닷없이 그 다짐이 떠올랐어요.

별안간 무턱대고 나갔다간 죽도 밥도 안된다는 생각에 꼼꼼히 챙겨서 나가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나가려다 보니까 가져갈 것도 작은 안전 가방을 빼곤 거의 없습니다.

 

- 꼭 필요한 것만 가져가자! -

- 어둡기 전에 돌아와야 하니까 먼 거리로 가지 말자! -

- 위험한 도로 말고 넓고 안전한 길을 가자! -

 

짧은 순간이지만 그런 원칙이 들어서니까 그야말로 초미니 차림새에 갈 길도 금세 정해지데요.

집에서 그다지 멀지도 않은 곳에 '임방울대로'라는 널찍한 도로가 있답니다.

 

그곳으로 향했지요.

그리고 가능한 한 차도가 아닌 자전거도로나 인도 쪽에 자전거 발자국을 새겼답니다.

그것도 빠르지도 않고 아주 천천히…

그렇게 얼마쯤을 달리다 보니 더 나가는 것을 접어야겠더라고요.

워낙 천천히 달린 탓인지 아니면 너무도 오래간만에 나와서 그랬었는지 수풀 흥건한 도로에서는 운전대가 자꾸만 엇갈리는 겁니다.

그런 사이 손목을 삐기도 했답니다.

'아차! 손목보호대 차고 나왔으면 이런 일 없었을 것을…'

실은 그 탓으로도 아마 더 나아가지 못했을 거예요.

운전대를 돌려서 되돌아오는 길에서 몇 바퀴쯤 굴렸을 땝니다.

물론 그때도 아주 천천히 오면서 말입니다.

 

어디에선가 휴대폰 벨이 마구 울렸었지요.

거기 도로에 달리는 차를 빼고는 특히나 자전거도로 위인데 주위에 아무도 없었을 때거든요.

그렇다면 그 소리 어디서 나는지는 모르겠으나 틀림없이 제 휴대폰이 분명할 것으로 여겨졌어요.

해서 그 자리 멈추고는 안전 가방을 열어 휴대폰을 꺼냈답니다.

이놈의 손가락이 그것 통화가 가능하게 잡아끄는 데도 한참이나 걸리더니 이윽고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얼핏 들렸는데 '상담을 원하시면 1번을 눌러주세요!'

 

'뭐야! 이것 보이스피싱 스팸이잖아!!!'

'그거 이상하다. 옛날 그때는 ~상담을 원하시면 0번을 눌러주세요~ 그렇게 시부렁거렸었던 것도 같은데…'

기분이 상해서 그냥 끊어버리고 걸려온 전화번호도 곧바로 지워버렸지요.

 

어쨌든 그렇게 해서 휴대폰이 밖으로 나왔으니까 그것 쓸모가 생겨났습니다.

가장 먼저는 제 대갈통 한 방 박고는…

그러고 나서 몇 바퀴쯤 대충 돌리고 나서는 멈춰 서곤 했었답니다.

천천히 달리는 도로 위로 핀 그 예쁜 꽃들…

손 뻗으면 바로 잡을 수도 있는 들녘의 시원한 나락…

 

카메라 실력이 모자란 저의 손 맵시가 몹시 한탄스러운 어제였습니다.

그리고 어느 지점에서 문득 지난달이었던가 지지난달쯤이었던가 담양 쪽 도롯가에서 따온 칡넝쿨 이파리가 떠올랐지요.

어느 날 어머니 말씀으로는 그것 부드러운 놈은 먹을만했다고 그랬었거든요.

제가 운동 나가겠다는 당위만 앞세우지 않았었던들 아마도 틀림없이 담양 쪽으로 달렸을 겁니다.

그리고는 칡넝쿨에 달린 잎사귀를 몽땅 따왔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도 한두 달 전쯤의 이야기지 요새 나온 잎사귀도 뻣뻣해서 먹을 수 있을는지 그건 저도 모르겠네요.

 

 

Wild Flower-01

 

Wild Flower-02

 

Wild Flower-03

 

Wild Flower-04

 

Wild Flower-05

 

Wild Flower-06

 

Wild Flower-07

 

Wild Flower-08

 

Wild Flower-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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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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