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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장_오른쪽_정렬'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6.09.05 저는 차라리 모자란 잠자리로 살겠습니다.

저는 차라리 모자란 잠자리로 살겠습니다.

 

이런 곳에 글 올리려고 메모장으로 그 밑글 쓰다가 보면 어떨 때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곤 했습니다.

글쎄 써놓은 글이 오른쪽으로 휙 돌아가서 정렬해버리는 거 있죠! 정말 황당했었죠.

 

메뉴판 그 어디에도 요거에 대한 설명이 안 보이니까 무척 난감했습니다.

글이 한두 문장만 된다면 그것 없애고 새로 시작하면 됐겠지만, 자그마치 수십 줄에 달할 때면 정말 착잡했습니다.

 

마지못해서 찾아냈던 게 글 전체를 선택한 뒤(자판에서 컨트롤키+씨)에 새 메모장에 붙여넣는 방식을 쓰곤 했습니다.

그렇게 깜깜이로 헤매다가 이제야 그 까닭을 찾았답니다.

 

~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 01 ~

 

 

~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 02 ~

 

아 글쎄 그 근원이 다른 데도 아닌 키보드에 있었지 뭡니까?

아래 키보드 사진에서 아래쪽 가운데쯤으로 동그라미 처진 키 보이시죠?

저는 여태 키보드에 그런 키가 있었다는 것도 몰랐는데 저게 글쎄 그 이름도 생소한 '바로 가기 키'라는 겁니다.

 

~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 03 ~

 

저걸 누르면 마우스에서 오른 마우스 누른 것과 같은 모양새를 만든다네요.

다른 건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저것만 눌러보면 이렇게 됐어요.

 

~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 04 ~

 

저기 노랑으로 그 배경색 꾸며둔 메뉴가 보이지요?

그것이 바로 문장 배열을 바꿨던 주범이었지요.

메모장에서 오른 마우스 눌렀어도 같은 모양새가 나옵니다.

 

저걸 누르면 문장이 오른쪽으로 정렬해 버리고 한 번 더 누르면 다시 왼쪽에서 정렬되고…

그러니까 이 메뉴 토글(Toggle: 누를 때마다 교차해서 서로 바뀌는 모양새)로 작동하네요.

 

그랬는데 왜 저는 버젓이 저걸 눌러 놓고도 그걸 못 봤을까요?

이유는 저의 작업 스타일에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제 장애 탓에 손이 둔하고 땀이 많이 나서 면장갑(그도 맨 처음엔 행사용 흰 장갑을 꼈었는데 그건 귀하고 비싼 거라서 싸고 흔한 면장갑으로 바꾸게 됐습니다)을 끼고 일(키보드 두드리는 것)을 하는데 허구한 날 오타 내는 거로는 부족했던지 저기서처럼 면장갑 낀 오른손 새끼손가락의 '바로 가기 키' 접촉과 동시에 왼손 손가락에선 'R(ㄱ) 키'를 눌렀던 겁니다.

그랬으니까 그 어떤 메뉴도 내보낼 틈도 없이 문장이 휙 돌았던 거였고요.

 

그나마 지금이라도 제대로 알게 됐으니 천만다행입니다.

어쩌면 이것 오래전에 이미 알았는데도 제가 지닌 어떤 특성 탓에 잊었을 수도 있을 테고요.

하기야 딱 한 번 익혔던 제주가 천년만년 끝이 없다면 세상 사람 모두가 신이 되고 말 테니 이건 어디 그 무수한 신 때문으로도 세상이 버텨내겠습니까?

 

기억의 신 / 모자란 잠자리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저는 차라리 모자란 잠자리로 살겠습니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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