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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_먹통'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6.08.04 어? 모니터가 왜 이래?

어? 모니터가 왜 이래?

 

어제 오전입니다. 컴퓨터에 앉아 뭔가를 하고 있었는데 집 전화에서 나는지 바로 곁의 휴대전화가 내는지도 모를 요란한 소리가 터졌습니다.

0.5초가량의 반 박자를 지나려는 순간 그게 휴대전화에서 나는 알람 소리라는 걸 깨우쳤지요.

 

그것 알아챘으니 얼른 꺼버려야겠다는 마음이 앞서서 왼손 두 뼘만 뻗어도 충분했을 그 거리 오른손과 함께 겹쳐지면서 눈앞의 모니터를 그만 툭^ 치고 만 것입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그 순간에 갑자기 모니터가 먹통 돼버립니다.

 

다급한 거가 휴대전화기에서 알람부터 꺼버리는 거였기에 일단은 알람부터 끄고 봤었죠.

 

다름이 아니라 이것 나라에서 하는 노인 일자리 공급 차원의 항목(학교 앞 건널목 지킴이 또는 학교급식 도우미 등등) 중 하나인 '학교급식 도우미' 일을 주중에서 격일로 나가셨습니다.

 

집에서 열한 시에 출발하면 충분할 거리인데도 그 예비 차원에서 30분을 앞당겨 그 알람을 열 시 반에 두고서 어머니께 알렸던 편이거든요.

그것도 처음 하루 이틀이었지 나중에는 저의 지적이 거추장스럽고 부담된다며 도리어 짜증을 내곤 하셨답니다.

 

그래서 최근엔 그 시간을 저만 챙기는 편이고 어머니께는 넌지시 건너가서 슬슬 눈치나 살폈던 거였는데 그나마도 어느 날부터는 나가지 않기에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지금이 학생들 방학 기간이라서 안 나간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저런 상황이었는데 진작에 그 시각의 알람을 없애지도 않다가 어제 드디어 삭제했답니다.

 

드디어 시선 돌려서 모니터에 관심을 옮겨졌는데 도대체 이게 뭣 때문에 나갔는지 그 감이 안 잡힙

니다.

 

어떻게 해도 모니터가 안 켜지는 겁니다.

모니터나 본체가 꽂힌 멀티탭의 개별 스위치 아무리 껐다가 다시 켜봐도, 모니터 분배기 쪽도 모니터 자체에 달린 전원 스위치 몇 번을 눌러봐도 역시 반응이 없는 겁니다.

 

'아~ 드디어 이놈의 중고모니터가 그 수명을 다했나 보다~'

이것 말고는 마땅히 세워놓을 것도 지금은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지만, 그렇다고 나오지도 않는 모니터를 계속해서 붙들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드디어 모니터를 들어내려고 모니터 뒤쪽으로 손이 가서 전원코드 등을 먼저 빼야 하기에 더듬거리려는데 뭔가가 툭! 하면서 떨어지는 거였습니다.

'도대체 뭐지???' 마침내 눈이 돌아가서 떨어진 그것 확인하는 순간 '앗싸!' 쾌재를 불렀지요.

 

다른 것도 아니고 세상에 그게 모니터 전원코드지 뭡니까?

지금 사진에는 촬영하려고 다시 그놈을 슬며시 꽂아뒀지만, 이것 모니터와 걸상과의 거리를 앞뒤로 밀고 당기 것 얼마나 자주했던지 헐거워져서 아까처럼 모니터 살짝 쳤을 뿐인데도 그만 빠져버렸던 겁니다.

 

~ 징검다리 건너던 - 01 ~

 

남의 집에서 컴퓨터나 모니터가 갑자기 안 켜진다고 하면 대뜸 그 부분부터 살피고는 뭐 대단한 기술자나 됐던 양 내심 흡족했건만, 정작 바로 앞에서 닥치니까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현실로 여겨 하마터면 모니터 버렸을 뻔했지 뭡니까?

그놈 떨어진 코드 주워서 다시 깊게 꽂은 뒤 전원 스위치 켜니까 모니터 전원 램프에도 불이 들어옵니다.

 

~ 징검다리 건너던 - 02 ~

 

연달아서 모니터 분배기에서 불을 넣었더니 아까 모니터 화면 나가기 전에 하다 말았던 내용이 그대로 있습니다.

 

~ 징검다리 건너던 - 03 ~

 

모니터에 불이 안 들어오면 컴퓨터 그 어떤 대단한 놈을 가진들 뭐에 쓰겠습니까?

모니터가 켜졌을 때는 별의별 것들 다 찾아볼 수도 있을 테지만, 불 나가고 나면 그 어떤 기술도 아무짝에도 소용없잖습니까?

 

그래서 오늘은 그 옛날 윈도XP 쓰던 시절에 윈도 시동 에러 복구 과정을 인쇄해 뒀을 때처럼 이번에도 가볍게 경고문 하나를 모니터에 붙여두고자 했습니다.

박은 사진 편집하던 길에 포토스케이프에서 이 그림도 그렸지요. 포토스케이프에서 이런 식으로 그림 그리는 것도 이거가 처음입니다.

 

~ 징검다리 건너던 - 04 ~

 

저 그림을 사실은 모니터 발판 위로 붙이려고 그렸었는데 그런 생각했을 때만 해도 모니터 발판 덮개(골판지 덮개)가 있었음을 미처 몰랐거든요.

막상 오려서 붙이려는 순간에 그놈이 바로 곁에 있었다는 걸 느낀 겁니다.

 

유리 테이프를 동그랗게 말아서 마치 양면테이프처럼 꾸민 뒤 그놈으로 붙이려던 참이었는데 차라리 이게 훨씬 나아 보입니다.

플라스틱에 접착제가 붙으면 나중엔 끈적거리고 몹시 거북스럽기까지 하곤 했으니까…

 

~ 징검다리 건너던 - 05 ~

 

인제 당분간은 이런 일로 멀쩡한(?) 모니터에 발칙한 오해로 부당한 의혹 뒤집어씌울 일은 없겠습니다.

 

'모니터야 미안하다! 중고로 들어온 것도 서러울 텐데 네 삶 제대로 살피지도 못하고 이렇게도 괴팍한 누명까지 씌웠으니 얼마나 억울했겠니?'

'미안해 친구~ 이젠 우리 서로 처지도 비슷한 마당에 서로 감싸고 보듬자꾸나~'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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