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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6.09 그 개고생이 맞아! 안구건조증이었어~

그 개고생이 맞아! 안구건조증이었어~

 

컴퓨터 모니터를 19인치에서 22인치로 갈아탄 그 첫날에 있었던 이야긴데 전 너무나도 좋아서 컴퓨터에 앉아 그 어떤 게 펼쳐졌던 뚫어지게 들여다봤답니다.

했는데, 그날의 깊은 밤이었는지 다음날의 이른 새벽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눈알 빠질 듯이 아팠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씀벅씀벅 아리는 거 같고 눈에 뭔가가 들어가서 그러는 줄 알고 세수며 아예 샤워를 여러 차례 했는데 도통 나아지질 않았습니다.

도리어 그때마다 눈알이나 눈자위를 꾹 누르면 눈알에 철심이 박힌 느낌!

그 순간의 고통은 가만히 있을 때의 고통은 차라리 옹알이에 다름이 없을 만큼이었는데…

 

견디다 견디다 안 되겠기에 눈물 뚝뚝 떨어지는 눈을 붙잡고 우리 아파트 상가에 든 약국을 찾았답니다.

눈에 대고 똑똑 떨어뜨리는 그 흔한 안약이라도 사보려고 말이에요. 아닌 게 아니라 약은 약이었습니다.

 

그 처음은 너무나도 눈물이 심했기에 머물지 않고 자꾸만 흘러내려서 몇 번이고 자꾸 그것 떨구는 동안 면도날에 살갗 베이는 듯 쓰렸지만, 그러고 나서 이삼십 분쯤 지나고 나니까 태풍 뒤의 고요처럼 벼락 칠 거 같았던 그 폭풍이 잠잠해지는 거였습니다.

그리되니까 기분이 날아갈 듯 우쭐해지더라고요. - 내 참 요까짓 게 뭐라고 내가 그리 당했지 -

그러나 그 방심으로 아무런 까닭도 없이 눈자위 눌렀다가 그 통증 아직도 여전함을 실감해야 했습니다.

 

새하얀 눈자위 온데간데도 없고 온통 붉은 핏줄로 가득하데요.

안약 통 상자에 쓰였기를 하루에 서너 번만 투약하라고 쓰였건만 그 순간의 고통을 참아내지 못했답니다.

그래도 나중에는 시험 삼아서 눌렀다가 또다시 통증 온들 투약하지 않았어요. 그게 약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도 같았기에요.

 

그러던 중 새로 들어온 텔레비전의 채널을 제 입맛에 맞춰가는 과정에서 어느 채널에서 의사가 나와서 하는 이야길 잠깐 보았습니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고 하필이면 딱 그 순간에 의사가 하는 이야기 제가 겪은 통증과 매우 닮은 증상을 말하는데 그게 바로 안구건조증이라고 말합니다.

그 주요 감염 경로가 주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 등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걸릴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도 했었답니다.

- 그래. 내가 바로 그거였어!!! -

 

저 요즘 돈 무지 씁니다. - 기왕에 버린 몸 그래도 안전장치는 해놓고 버리자!!! -

해서 이번에도 역시 가장 저렴한 걸 찾으려고 마구 뒤졌거든요.

그래서 찾았는데 - 기왕에 살 바에는 손목 아파 죽겠으니 마우스패드도 함께 사자! -

 

그러나 제가 생각했던 마우스패드 너무나도 비쌌습니다. 하여 그것도 택배비 이중으로 안 들게끔 보안기 파는 가게 안에서 찾았답니다. 말할 것도 없이 가장 저렴한 거로 말이지요.

그러려니 손목 받쳐주는 그런 건 어렵겠고 그냥 중학교 다닐 때나 썼던 납작한 패드뿐이 없습니다. 오백 원~천원에 있으니 그 비용도 괜찮겠고 그냥 그놈으로 골랐어요.

 

그렇게 해서 며칠 뒤 그게 벌써 경비실에 와 있는데 저는 텔레비전 보느라고 연락도 못 받았기에 늦은 밤에 경비실 내려가서 한참이나 기다린 뒤 찾아왔답니다.

오늘 새벽엔 잠이 깨자 딱히 할 일도 없었습니다. 해서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지만, 모니터보안기를 달아보기로 했네요.

 

요게 대단한 고급 보안기 축엔 못 들겠지만, 그래도 괜찮아 보이는 만원 안쪽의 서민형 보안깁니다.

 

~ 안구건조증 퇴치를 위하여 - 01 ~

 

컴퓨터 책상에서 모니터를 내려 방바닥에 눕혀놓고 작업할 생각이었는데 그냥 컴퓨터 책상에 그대로 놓고서 뉘었을 때 미끄러지거나 넘어지지 않게끔 뒤로 받침대만 대고 앞으로도 뭔가로 막아주면 되겠데요.

하여 며칠 전에 산 목욕탕 의자를 뒤로 받치고 제 등 가려울 때 효자손으로 쓰는 나사못 박은 긴 막대를 받침대 삼아 모니터를 뉜 뒤 그 위로 모니터보안기를 올려봤습니다.

모니터와 보안기의 크기를 확인해야 붙일 자리도 가늠할 수 있잖겠어요?

 

~ 안구건조증 퇴치를 위하여 - 02 ~

 

보안기는 한쪽에 치워놓고 모니터 위로 기역 모양의 양면테이프를 붙이는데 저는 사실 그 부분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제 손이 떨리어 제자리에 놓기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실수로라도 붙어버린 걸 떼어내려니까 양면테이프가 두 동강 나버리는 겁니다.

그야말로 저로선 그 자리가 최고의 난코스였지요. 어쨌든 붙였습니다.

 

~ 안구건조증 퇴치를 위하여 - 03 ~

 

그것, 네 귀퉁이 다 붙었을 때 문득 스치는 게 있었습니다.

- 맞아! 모니터 지금 못 닦으면 나중엔 그럴 기회도 없을 거야… -

맞아요. 전에 19인치 모니터에서도 보안기 붙였는데 한번 붙이고 나니까 보안기 안이 약간 지저분해 보이더라도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이쯤에서 보안기 미리 닦아야 했습니다. 그도 처음엔 제 손수건에 소독용 알코올을 묻혀서 닦으려고 했었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차라리 아무것도 없이 탈탈 털고서 그대로 닦는 것이 나을 거 같았습니다.

 

그렇게 모니터 마른 손수건으로 말끔하게 닦아내고는 드디어 그 위로 보안기 안쪽에 코팅 비닐 먼저 벗기고는 올려서 꼭꼭 눌러 붙였답니다.

다 붙었다 싶으니까 이번엔 바깥쪽 코팅 비닐도 흥겨운 마찰음과 함께 벗겨냈지요.

그것마저 벗겨내니까 씨(조수 간만의 차가 가장 컸을 때)에 깊은 바다 쏙쏙 흐르는 물빛처럼(진줏빛이라고도 하지만, 저는 진줏빛을 모릅니다.) 뽀얗고 맑았습니다.

그랬는데 그 깨끗함 위로 하얀 먼지 같은 게 어디선가 날아와서 묻지 않았겠어요.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잽싸게 아까 모니터 닦았던 손수건으로 그것마저 닦아내려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이게 웬 날벼락입니까? 그놈 먼지가 닦이기는커녕 도리어 그와 같은 먼지가 그 깨끗한 모니터 위로 흠뻑 쏟아지지 뭐예요.

아까 모니터 닦은 뒤 그것 털어내지 않았기에 그 먼지들 어디로 갔겠습니까? 기가 찰 노릇이란 게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니겠어요?

 

얼른 손수건 들고 화장실로 달려가서 세면기에 물 받아 뽀득뽀득 비볐답니다. 그러고는 푹 짠 뒤 다시 돌아와서 모니터보안기 닦아냈지요.

예전엔 LCD도 물 적셔서 닦았는데 이건 플라스틱 같은 거니까 설마하니 무슨 일이야 있겠습니까?

 

~ 안구건조증 퇴치를 위하여 - 04 ~

 

드디어 컴퓨터에 전원을 넣었네요.

시작과 동시에 켜지게끔 레지스트리 잡은 플래시 시계도 떴고요, 아리따운 몸매로 가득 채운 저의 바탕화면도 드디어 모니터보안기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 안구건조증 퇴치를 위하여 - 05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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