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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버릴 물건이었는데 이만큼 썼으면 인제 그만 써도 무방할 거야.

 

낮에 머리통이 너무나도 가려웠습니다. 머리에 축축한 부분이 바짝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그만 잠들었거나 하면 그 뒤로는 여지없이 그렇게 가려웠지요.

그러면 욕실에 가서 머리통 피 터지도록 박박 비비고 문지르고 긁고…

그러고 나면 수건 대충 탈탈 털고서 나와 여분을 죽치다 졸음 쏟아지면 또 잠들고…

혹시라도 덜 말랐다면 또 머리통 까부수고 싶을 만큼 가렵고…

한마디로 이런 무식한 거 피의 악순환(ㅋㅋㅋ)이 아닐까요?

 

어쨌든 목표한 거가 있었기에 욕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몸통 머리통을 시원하게 적시고 문질러 가려움을 가셔봅니다.

어느 순간 거울 속을 들여다보려니 좀 어둡습니다.

그래서 여분으로 달았던 센서 등에 불을 켜고는 살짝 돌려세우려고 했었거든요.

이번에도 여지없이 그것 강판 몸통이 욕실 타일과 부딪혀서 쇳소리를 냅니다.

그 쇳소리 얼마나 듣기 싫었는지 몰라요.

 

'흠! 요놈을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잡아야겠어!!!'

대충 닦고서 욕실을 나와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면서 센서 등의 금속 테두리를 감쌀 적당한 물건(방음 효과를 거둘 물건)을 찾아 헤맸답니다.

적당한 게 안 보이데요. 손톱만 한 나뭇조각 둘을 찾았는데 금속보다는 그래도 덜 시끄러울 것 같으니까 그놈을 가져와서 센서 등에 끼워보기로 했습니다.

 

마땅한 자리도 없었는데 마침 센서를 고정하는 나사못이며 센서 덮개가 있습니다.

거기서 센서를 때고 덮개를 비틀어 나뭇조각과 센서 등 테두리가 맞물리게끔 조여 봤지요.

욕실에서 묵직한 센서 등 떨어뜨리지 않고 그 작업하려니까 이거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도 어떻게 겨우 맞췄는데 나뭇조각이 너무 작아서 그것 있으나 마나 무용지물입니다.

 

'아! 참~ 이게 꼭 여기에 있어야 하나?'

그 순간에 퍼뜩 스치는 게 있었습니다.

 

사실 그것 센서도 연결하지 않은 그냥 백열전등하고 전혀 다를 바도 없거든요.

몇 년 전이어요. 아파트 현관에 달렸던 센서 등이었는데요.

그것 센서 작동 시간이 너무도 짧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센서 감도도 어찌나 떨어지던지 만약 밤중에 여럿이 어딘가로 나갈라치면 신발 찾고 신은 데 거짓말 좀 보태서 2~3분은 너끈하게 걸렸을 겁니다.

 

현관으로 가봐야 불이 얼른 안 켜지니까 머리 위 허공에 대고 마구 손을 저었지요.

겨우 한둘이 자기 신발 찾아서 신는 순간엔 또 불이 나가서 누군가가 손을 또 저어야 했고요. 그야말로 미치고 팔딱 뛸 노릇이었답니다.

해서 센서 등을 바꾸기로 했지요. 우리 동네는 안 보이니까 쇼핑몰에서 그것 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보니까 그때가 엄청나게 옛날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네요.

- ♣ 센서 등 하나 달려다가 엄청나게(?) 고생한 이야기 ♣ (2012-09-08 20:46) -

 

어쨌든 그렇게 해서 등이 하나가 남으니까 그놈을 어떻게 할까 궁리하다가 마침 욕실 조명이 전체를 감당하지 못했기에 그 센서 등을 갖다 붙여서 써먹기로 했던 겁니다.

그것 딸그락거리는 쇳소리만 아니었다면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요놈 그놈하고 가까이 붙은 목욕 수건을 빼려는 순간이나 얼굴 닦는 일반수건 빼는 순간의 작은 움직임에도 벽타일과 부딪혀서 꼭 그 소릴 내야 직성이 풀렸던 놈입니다.

 

정말 벼르고 별렀거든요. 그 뭔가가 스치는 순간 깨달았어요. 차라리 센서 등 빼버리고 그 자리에 'LED 전구' 꽂을 수 있는 일반 소켓을 달기로 말입니다.

그렇게 마음먹은 순간 곧바로 욕실을 나와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아랫도리 속옷을 걸쳤답니다. 이제는 서두를 것도 없이 천천히 작업하려고 말입니다.

위쪽은 아직 쓸모(드라이버 둘과 니퍼·절연테이프를 든 채로 서서 일하려면 그것들 미끄러지지 않게 옆구리에 꼈어야 했으므로)가 있으니까 벗은 채로요.

 

아래 그림은 그렇게 해서 탄생한 제 욕실에 있는 두 번째 조명입니다.

 

~ 독수공방 타는 간장 오동동이야 - 01 ~

 

아까 나뭇조각 끼우려고 빼보았던 센서입니다. 지금 보니 거기 두 가지(주·야) 센서 코드가 있었네요.

그러고 보면 저게 아파트 현관에 달렸을 때의 센서 위치가 '밤'이 아닌 '낮'에 있었기에 그토록 몰상식했을 수도 있었겠습니다.

그러든 저러든 그때는 그때였고…

 

~ 독수공방 타는 간장 오동동이야 - 02 ~

 

이 센서 등에 대한 새로운 용무가 생기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 같지만, 아직은 버리지 않겠습니다.

 

~ 독수공방 타는 간장 오동동이야 - 03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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