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창 전체 방문자 수 → 홈페이지 오늘 방문자 수 → 방문통계 어제 방문자 수 →

'미끄러지지_않는_리모컨'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6.03.27 유독 묵음기능이 커다랗게 돋보인 리모컨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유독 묵음기능이 커다랗게 돋보인 리모컨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일을 하다가 문득 텔레비전 볼 시간이 됐다 싶기에 서둘러서 리모컨을 찾습니다.

늘 그 자리에 뒀음에도 급하게 찾으면 그것도 눈에 얼른 안 띄어요.

 

그래도 다행스럽게 어떻게 발견하고는 얼른 전원 누르고 화면에 불 들어와 바라는 채널 누르려고 하면 그 순간에 드디어 리모컨이 앙탈을 부렸어요.

어찌나 미끄러운지 요놈이 손바닥에 머무르지 않고 어디론가 튀어버리는 겁니다.

운 좋게도 양손을 써서 움직거리면 그럴 일이 드물지만, 한 손으로 잡고 그 손으로 리모컨 번호까지 찍을라치면 열에 여덟은 꼭 그렇게 튀었답니다.

 

다잡아 보려고 참 여러 가지로 궁리도 해봤죠. 그러나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겁니다.

어제는 그것 리모컨을 좀 길게 해서 잡으면 괜찮겠다 싶기에 여기저기를 뒤져서 작은 나무토막 하나를 꺼내놓고는 리모컨 밑으로 묶어 볼 생각을 했거든요.

막상 그렇게 해보려니까 나무토막을 묶어버리면 리모컨 건전지 바꾸려면 또 해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다시 생각해 낸 것이 골판지였어요. 골판지로 리모컨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드러낸 채 감싸 묶는다면 결합 해체도 쉬웠을 것 같았으니까…

그런 맘으로 아무리 뒤져도 마땅한 골판지가 집안에 안 보입니다.

천생 우리 아파트 쓰레기 모둠으로 가서 찾아볼 생각조차 드는 겁니다.

 

그래도 밖으로 나가는 건데 초췌한 모양새 그대로 나가는 것보다는 얼굴이라도 대충 훑은 뒤 나갈 결심으로 화장실에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마침 쓰던 치약이 다 떨어져 동강 났다는 사실을 마주합니다. 어딜 가더라도 이를 닦고 나가야 개운하니까…

어디선가 굴러들어온 치약이 있긴 있었는데 다른 장소에 있었죠.

마침내 치약을 찾았습니다. 아니, 치약도 치약이려니와 그것 치약의 둔탁한 포장지를 보자 그걸로 리모컨 감싸면 딱 좋겠다는 기발한 묘안을 찾은 거예요.

 

기왕에 찾았으니까 인제 내려갈 필요도 없지만, 이는 이대로 닦은 뒤 다시 여기저기를 뒤져서 필요한 것(투명 비닐 테이프, 절연테이프, 가위 등등)을 찾아서 들어와 일사천리로 자르고 또 감아 돌리고…

그런 사이 텔레비전에선 보려던 프로가 이미 들어갔지요.

 

솔직히 그 프로를 이것 수선한 리모컨으로 눌러보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너무 늦어서 그놈 보면서 요 리모컨 작업을 동시에 해 나갔답니다.

그랬더니 좀 오래 걸립니다.

 

특히 리모컨보다 더 길게 늘어진 손잡이 부분이 텅텅 비었으니 그 자릴 뭔가로 두툼하게 채워 놓아야 했었거든요.

그놈 치약 포장지에서 잘려 나온 조각 몽땅 쓸어 넣어도 부족하대요.

해서 바깥으로 나가서 깔깔한 광고용지 하나를 들고 와서는 접고 또 접고 구기고 또 구겨서 그 자릴 쑤셔 박았지요.

그렇게 꽉 박았음에도 바깥으로 길게 튀어나오자 가위와 딱딱한 구조물 자르는 니퍼를 써서 적당한 선에서 댕강 잘랐답니다.

그리고는 그 끝부분도 투명테이프로 단단히 감싸서 마무리했지요.

 

아직도 끈적거리는 테이프로 작업한 뒤끝 탓인지 손에서 미끄러지지도 않습니다.

건전지 넣으려면 잘라서 감쌌던 뒤 꽁지 부분 쭉 밀면 빠져나올 것도 같은데 그렇게 하면 헐거워질 것이기에 당장은 그러고 싶지도 않습니다.

나중에 그럴 일이 필요하면 그때 가서 하면 되겠지요.

 

~ 입은 리모컨 - 01 ~

 

 

~ 입은 리모컨 - 02 ~

 

리모컨 만드는 분들한테 또는 경제·산업·생활 디자인하는 분 또는 그런 걸 꿈꾸는 모든 분네 들한테 부탁할게요.

 

리모컨에 소리 줄이는 것 좀 특화해주면 안 되겠어요?

텔레비전 보는 중인데 전화가 온다거나 특히 거실 쪽에 달린 스피커에서 아파트 관리실에서 내보내는 방송이 들려온다면 정말 미치겠거든요.

텔레비전 끄지 않고도 전화 받을 수 있고 관리실 방송 들을 수 있잖습니까?

 

그런데도 그것 '묵음' 단추(③)가 너무도 작아서 그런 순간에는 그것 또한 얼른 눈에 들지도 않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그 단추가 커다랗게 둥글거나 일자로 길게 늘어졌으면 얼마나 좋겠는지를 떠올렸어요.

그것도 어렵다면 맨 아래쪽이나 맨 위쪽 버튼 라인 전체를 '묵음기능'으로 할당해줘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 리모컨 하나가 2천 얼마짜리였는데 다른 리모컨에서 만약에 제가 말했던 대로 묵음기능 돋보인 거로 4천 얼마에 내놨다 해도 이것들보다는 아마도 그놈을 샀을 겁니다.

그러니 그런 부분도 왜 그런지 곰곰이 생각하면서 참고하시길…

 

 

Posted by 류중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