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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2.14 오호~ 이런 진귀한 장면이!!!

오호~ 이런 진귀한 장면이!!!

 

심심풀이로 그냥 무심한 시간 메꾸기로 해보는 놀이입니다.

제가 하는 오락으로는 핸드폰으로도 안 하니까 이게 거의 유일하다 싶습니다.

펑고바둑~ 실지로도 재밌어요. 이기면 이겨서 좋고 지고 나면 살짝 열 받치지만, 곧바로 뒤집을 수 있으니 또 좋고~

 

그런데 이것 무척 단순하지만, 변수가 참 많습니다.

둘 때마다 반드시 그렇진 않지만, 그 대부분을 그 목표치 미리 설정하고서 뒀었거든요.

 

요것 환경 설정(사람과 사람, 사람과 컴퓨터)하기 나름이지만, 컴퓨터와 두는 바둑이라서 상대가 있다는 착각을 불러와요.

그래서 제 나름의 규칙을 뒀지요.

 

컴퓨터 쪽 수준으로는 상·중·하급이 있는데 제 판단으로는 하> 중> 상 순입니다.

그래서 가장 못 두는 상급에 두고서 바둑을 둬요.

 

그 덤으로는 잘 두는 순으로 하급에 50점, 중급에 60점, 상급에 70점을 컴퓨터에 주고서 두는데 하급엔 50%의 승률 중급엔 70%, 상급엔 90%쯤의 승률은 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규칙으로는 '무르기'라는 버튼이 있는데 깜빡 실수로 그것 눌렀다면 무조건 반칙패로 제가 지게끔 맘속에 규칙을 뒀었습니다.

 

좀 전에는 상급과 두면서 딱 50점만 이기기로 설정하고서 두어 갔지요.

50점이니까 덤과 합치면 120점이 되겠습니다.

 

바둑 규칙 좀 알 것 같은 누군가의 글을 읽어봤는데 펑고바둑이 15급쯤이라고 그러더군요.

제가 쪼금 나을 테니까 저는 그럼 14급쯤이겠지요. 솔직히 저는 바둑 규칙도 잘 모르면서…

 

하여튼, 50점을 목표로 하고 두어 가는데 그 막판에 이르르니 점점 자신이 없어집니다.

'이러다가는 왕창 이길 수도 있겠는데 어떡하지…'

그런 순간에 자칫 잘못했다가는 어떤 수를 둬놓고는 재빨리 물러버리는 수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엄청나게 긴장했지요. (컴퓨터: 흑 / 사람: 백)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판을 짜 가는데 어느 순간에 아주 희한한 모양새가 비쳤습니다.

 

'이것 잘만하면 빅수(누구의 집도 아닌 빈집)로 만들 수도 있겠는 걸…'

그걸 알아채는 순간 이전에 맘먹었던 거(50점 목표치) 순식간에 무용지물 됐습니다.

그랬기에 대갈통 굴릴 대로 굴리면서 놨는데 드디어 초대형 빅수가 생깁니다.

 

보이나요? 저자리 인제 백 잡으려고 흑 들어가면 죽으니까 들어갈 수 없고 백 역시도 들어가면 죽으니까 들어갈 수 없는 상황!

이것이 '빅'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 이 세상에 부모 마음 다 같은 마음 ~

 

결과적으로는 목표치를 넘어서서 엄청나게 이겼지만, 제게는 그따위 아무것도 아녔어요.

간만에 고향 땅 내려가서 뒷산에 올라 저 넓은 바다를 내다보는 느낌!

어렸을 적 바닷가 집에서 그 바다를 터전으로 살았었는데 그 시절 삶의 터전에서의 바다와 수십 년이 흐른 지금의 그 광경은 너무도 판이합니다.

경이롭지요. '삶의 흔적', '죽음의 흔적' 들이 고이 베인 그 바다…

 

꼭 그런 거에 비견할 바는 못되지만, 이 역시 나름의 비경임에는 틀림이 없었습니다.

 

그 바다에 부대끼다 숨져간 우리 아버지… 아아~ 당신 너무도 그립습니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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