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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07 내가 지금 내 분수도 모른 채 너무 헛된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2

내가 지금 내 분수도 모른 채 너무 헛된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제 뱃살 이야깁니다.

전에는 이렇게 심하진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배불뚝이 올챙이배가 됐더라고요.

아주 오랜 세월 꾸준히 즐겨왔던 그놈의 술!

그 환장할 놈의 술만 걷어차면 들어갈 줄 알았습니다.

아니, 쏙 들어가진 못할지언정 손으로 만지면 잡힐 정도는 될 줄 믿었습니다.

 

2년 8개월쯤 지났는데 그 어느 날 어떤 형님께서 하신 말씀이 술만 참으면 쏙 들어간다고 분명히 그랬었거든요.

그러나 이렇게도 기나긴 시간 술 한 모금 안 했는데도 죽일 놈의 뱃살!

들어가기는커녕 오히려 더 나온 것만 같거든요.

 

물론 형님의 그 말씀 하나도 틀린 거 없을 겁니다.

다만, 그 환경…

날이면 날마다 꼼짝도 않고 집에만 처박혀 사는 저와 같은 백수 날라리한테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겠고 일상이 있는 조금 더 나아가 최소한 어디엔 가로 출퇴근하면서 그 시간이나마 운동이 있는…

바로 그런 환경에서라면 먹던 술 접은 것만으로도 나왔던 뱃살 틀림없이 들어갈 거라는 그런 이야기였을 걸로 믿고 싶네요.

 

저도 뭔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넋 놓고 그냥 가만히 있을 게 아니라 개념 없이 마구 튀어나와버린 아랫배에 뭔가를 가하고 싶었습니다.

 

맨 처음엔 그랬습니다.

침대 밑받침 틈바구니로 발수건 발등에 올려 발가락 몇 개를 집어넣고는 등 뒤로는 커다란 등 베개 갖다 대고는 거기 등 베개에 기대어 반쯤 누운 채 '윗몸일으키기'를 시작했지요.

힘이 하나도 안 들 것 같지만, 그렇게 모든 하중 덜어내고서도 열 개를 채워내기가 정말 어렵더군요.

그것 끝나면 돌아서서 등 베개나 그런 것 한쪽으로 치우고는 곧바로 '팔굽혀펴기'에 들어갔지요.

그것도 많이도 아니고 열 개쯤 하고 나면 어지러워서 쓰러질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뱃살이 은근히 당겼기에 심리적으로 그놈의 뱃살이 들어가고 있는 거처럼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그뿐이겠습니까?

어깨는 또 어떻고요?

가슴팍이며 어깻죽지가 단단하게 굳은 느낌…

그것 역시도 건강이 쑥쑥 커가는 느낌으로 다가섰지요.

 

이렇게 하루도 안 빼먹고 계속한 지도 어느덧 보름 나절쯤 지났을 거예요.

처음부터 무슨 목표치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어느 날 밤중에 친구놈하고 카톡 하면서 그 얘길 썼었거든요.

 

'윗몸일으키기 오십 회에 연속으로 팔굽혀펴기 일백 회 그것이 바로 나의 운동 목표다!

2년이 걸릴지 3년이 걸릴지 그건 아직 정해놓지 않았어!'

 

요새는 많이 늘어서 윗몸일으키기 서른 번까지도 하고요, 이어서 팔굽혀펴기도 열다섯에서 스무 번 정도는 해내거든요.

그런데 팔굽혀펴기할 때 희한한 증상이 덮쳐와서 더는 못하겠더라고요.

그것 열댓 개를 넘어가면 팔이며 어깨가 아픈 건 기본이겠지만, 그보다는 너무나도 허리가 아파서 못하겠는 거 있죠?

 

이것 말이나 되는 소리예요.

팔굽혀펴기를 세상에 허리가 아파서 못한다는데 그게 어디 말이나 될 소립니까?

어쨌든 그 거 사실입니다.

 

여러분!

제가 지금 제 분수도 모른 채 너무 헛된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는지요?

저는 꼭 이 꿈 해내서 마음대로 걷고도 싶고 덤으로 요놈의 뱃살도 돌려차기로 날려버리고 단단한 몸뚱이도 돌아가고도 싶은데 이런 꿈이 지금 제 처지엔 과대망상은 아닐는지요?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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