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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2.21 컴퓨터를 조립했는데 컴퓨터가 켜지지 않았을 때의 공포

컴퓨터를 조립했는데 컴퓨터가 켜지지 않았을 때의 공포

 

드라마 시청 중에 멈추면서 아예 컴퓨터까지 멈춰버리는 참사를 두어 번 겪고는 그것 해결책으로 메인보드(머더보드) 다른 거로 바꾸기로 했었습니다.

택배로부터 경비실에 넣었다는 문자를 받고는 놈을 찾아서 들어올 때만 해도 기분이 무척 좋았답니다.

 

하루쯤 쉬었다가 조립할까 했다가 어차피 언젠가는 겪을 일(?)이기에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낫다고 그날 밤 그냥 조립에 들어갔었죠.

사실은 그것 시작 전부터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했고 그러다 보니까 속으론 많이 떨고 있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CPU 쿨러 빼면서부터 그 불안이 현실이 되는 거였습니다.

그것 쿨러를 빼내는데 방바닥으로 뭔가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자세히 보니 쿨러 지지대 네 개 중 한 개가 부러져서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것 아무리 초강력 접착제로 붙이려 해도 잘 붙지도 않는 겁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버려야 했는데 나중에 다른 보드에 끼우면서는 나머지 멀쩡했던 세 개 중 한 놈에서는 그 핀이 부러져 버렸습니다.

 

이거 정말 난감하게 됐죠. 컴퓨터에서 일어나는 대다수 예기치 못한 에러(컴퓨터 갑자기 반응이 없어지거나 꺼지는 현상 등등)가 시피유 냉각기가 제대로 작동하질 못해서 그런다는 걸 수십 년 전에 이미 경험했었습니다.

어쩌면 드라마 시청 중에 컴퓨터가 내려갔던 것도 그 기능이 부실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데요.

 

하여튼, 핀이 부러져 버렸으니 기왕에 부러져서 붙이려고 했으나 붙지 않아 쓸모가 없어진 지지대 쪽 핀은 그나마 멀쩡하니까 그놈을 조심해서 뺀 뒤 그걸로 부러진 핀을 대신해 박았답니다.

이렇게 여차여차 겨우 조립하고는 컴퓨터에 전원을 넣고서 시동 버튼을 눌렀는데 시디롬 점등만 잠깐 깜빡거렸지 하드 점등도 깜박이질 않고 결정적으로는 모니터가 안 켜지는 겁니다.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컴퓨터 책상에서 컴퓨터를 내려 방바닥으로 옮긴 뒤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어^ 그래픽카드(NVIDIA GeForce)에 전원을 안 꽂았잖아!'

옳거니 하고선 그것만 꽂으면 다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모니터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 겁니다.

 

날밤을 새우며 이것저것을 건드렸지만, 소용이 없자 뒷날 아침나절엔 혹시나 해서 컴퓨터에 전원을 넣고 켜둔 채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이윽고 서너 시간쯤을 잠이 들었다가 깬 뒤 하드디스크를 만져 봤습니다.

 

그렇게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뜻밖으로 하드디스크에서 온기가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하드디스크가 부팅을 했건 말았건 켜져 있었다는 증거가 아니겠어요?

 

마음을 다잡고는 새로 들여온 머더보드는 안 되겠다 싶기에 기존에 썼던 머더보드를 다시 쓰기로 작정했지요.

새로 들여온 보드 실험하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던지 기존 썼던 거 다시 끼울 때는 그토록 고생하지도 않고 끼웠답니다.

 

떨리는 맘으로 컴퓨터를 켰는데 키보드(반투명 키 덮개가 있는 USB 유선 키보드)는 꼼짝도 안 했지만, 처음으로 모니터가 켜졌습니다.

그 순간에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화면에서는 F11 어쩌고저쩌고 Delete 어쩌고저쩌고했지만, 정작 키보드 마우스는 불도 안 들어왔으니 무슨 도리가 있었겠어요?

일단 USB가 아닌 PS2 키보드를 메인보드 PS2 포트에 꽂고 나서 다시 시도했는데 같은 화면만 계속해서 뿜습니다.

 

아무래도 메인보드 조립의 핵심인 'HDD-Led' 나 파워, 리셋 스위치 등에 문제가 있은 거 같았습니다.

그놈들을 몽땅 뽑았는데 인제 놈들이 들어갈 자리가 어딜지 그 기억이 아득해졌어요.

 

컴퓨터가 켜지지 않으니 속 시원히 인터넷에 들어갈 수도 없고 스마트폰으로 그 정보 찾아내느라고 또 얼마나 헤맸는지 모릅니다.

스마트폰에는 그 정보가 넘치고 넘쳤지만, 그 원리를 정확히 알지 못했던 저로선 정말이지 눈앞이 깜깜했었거든요.

 

우와~ 이제야 떠오르네요. 우리 집 막내 방엔 막내 컴퓨터가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럴 거면 막내 방에 가서 인터넷 연결해 확인했으면 그 고생 안 했어도 무방했을 걸 하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가까운 내 동생일지라도 녀석의 고유 영역이니까 좀처럼 그 방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게 제 철칙입니다.

여름날에 장대비라도 쏟아진다면 혹여 창문이 열렸을지 그것 확인하려고 들어가거나 동생 몫으로 택배가 있을 때나 빠끔 문 열고 넣어줄 정도가 고작인 상황이었기에 내내 그 생각을 못 했던 거예요.

 

어쨌든 'HDD-Led'를 뺀 나머진 모두 '+, -' 극성이 없으니까 아무 방향으로 꽂아도 무방하다는 걸 알아냈어요.

그럴 뿐만 아니라 그것 '파워'나 '리셋' 스위치만으로도 컴퓨터가 켜지는 걸 경험했고요.

그놈 네 개 중에 '파워-Led'가 안 보여서 그건 못 끼웠는데 아마도 그 탓에 지금 제 컴퓨터에 전원 불이 안 들어오는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부실한 상태지만, 컴퓨터를 다시 켜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전혀 몰랐던 정보를 캤거나 각종 선을 정리해 뒤쪽에 난 USB 포트가 깔끔해지기도 했답니다.

 

인제 남은 건, 기존에 사 왔던 머더보드가 정말로 어긋났을지 그것 확인해 보는 거며 또 하나 결정적으로 시피유 냉각기가 부실하니까 놈을 바꿔줘야 할 거 같네요.

 

그래서 이참에 아예 그놈 두 개를 사들이려고 맘먹었는데 막상 '구매하기'를 누르니까 둘을 선택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받았답니다.

돌이켜 보니 위쪽에 써진 글귀(남은 수량 1개)가 상술을 위한 술책이 아녔다는 걸 알았기에 이 쇼핑몰 더욱 믿음이 갑니다.

 

~ 자신 있어 난^ 그 자신이 재산이지 않겠니? ~

 

저놈이 들어오면 또다시 저번처럼 고장 내고 말지라도 '새로 들여온 머더보드로 교체'도 해보고 'HDD-Led' 등도 완전히 분리한 뒤 새롭게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그래야지 그러잖아도 장애로 잃은 기억에 관한 저의 트라우마(단기 기억 장애) 조금이라도 고쳐나갈 수 있을 거로 생각돼서요.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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