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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08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길 텐데 뭐하려고…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길 텐데 뭐하려고…

 

제 나이 쉰둘이나 됐는데 어젯밤엔 여태까지 단 한 번도 그런 상황 만들 수도 또 시도해서도 안 되는 사태가 생겼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그게 뭔고 하니 추석 차례상을 차리기도 전에 미리 저녁을 들어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저녁을 들면서 문득 생각이 나서 누가 이렇게 상 차렸느냐고 물었더니 역시 아직 차례상도 안 차렸던 상태였었거든요.

교회 다니는 손아래 남동생이 자기가 저녁상 차렸다며 어서 먹자고 보채는 통에 저도 생각도 없이 나갔다가 그런 엄청난 사태(?)가 터지고 만 것입니다.

소위 장남으로서 상 차리지 못했다는 것 너무나도 뒤늦게 깨달았기에 죄(?)가 있다면 저에게 그 모든 것 다 있겠지요.

그럼에도, 아무 생각도 없이 저녁상 차려버린 남동생이 덜 미안해하게끔 넌지시 말했답니다.

'차례상도 안 차렸는데 이러면 안 되지. 아무래도 너 실수한 거 같다.' 했었거든요.

동생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차례상 올리려고 준비한 과일(배)을 집어 들더니 깎아 먹기까지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는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 순간을 빌려서 잽싸가 차례상을 준비했지요.

홍동백서·두동미서·조율이시… 등등의 나부랭이를 읊조리면서 그야말로 총알 속도로 차례상을 채워갔답니다.

 

술잔을 비롯해 모든 것 차려지자 드디어 경건한 옷차림으로 갈아입고는 절을 올렸답니다.

그리고는 그것 차례상 준비하느라고 얼마나 피곤했던지 곯아떨어진 어머니며 막냇동생을 불러들였지요.

처음엔 그 둘이 모두 잠든 줄 알았었는데 잠들지는 않았었고 피곤해서 일어날 수 없었다고 그럽니다.

 

저는 이런 황당한 사태가 일었던 과정을 얘기하면서 스스로 되돌아봐도 얼마나 웃겼던지 그야말로 쓰려질 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지로 혓바닥 어딘가를 씹어 버렸는데 어젯밤엔 얼마나 어이가 없었던지 그 고통마저도 별것도 아니더라고요.

하룻밤을 묵고 나니까 오늘 아침에 드디어 입안이 얼얼하고 아팠습니다.

 

그 탓인지 칫솔질하기도 아파서 무척 힘들더군요.

혓바닥 그 자리 마구 헹궈내고는 오라메든가 뭔가 하는 통증 마취제를 발랐거든요.

 

그러고는 한참이나 시간이 지났습니다.

오늘이 추석인데 집안에서 그냥 졸기도 하고 잠자기도 하고 때론 텔레비전도 봐가면서…

 

어느 순간에 컴퓨터를 켜고는 인터넷(홈피)을 열었지요.

'어럽쇼 방문자가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네~'

'뭐야^ 오란씨엔 이렇게도 많아!!!'

 

벌써 몇 시간 전의 이야깁니다.

어떤 홈피는 그 방문자 어제오늘 다 보태봐야 겨우 두세 명에 불과한 곳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갖은 수단을 다 부려서 막아뒀는데도 수백 수천 명이 방문하는 곳도 있거든요.

그중에 하나가 '오란씨'라는 홈피인데 여기도 예전엔 아주 미흡했는데 요즘 들어서 부쩍 늘어난 곳입니다.

 

그건 그렇고 오늘따라 사이트를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페이지 상부에 메뉴 짜인 것이며 게시판의 링크도 도통 비었지 뭡니까?

그래서 사이트 전반을 대대적으로 수술하기로 작정했지요.

Repair-01

 

그 과정에서 너무도 간만에 배경그림으로 플래시 파일도 하나 짜 보았습니다.

Repair-02

 

곧 저녁이 다 되었는데 저는 아침 들고난 뒤 아직 빈속입니다.

그러니 이 글이 오르거든 추석날의 저녁을 때울 참이에요.

그리고 어젯밤엔 달빛도 흐리던데 오늘은 좀 밝아졌으려나 그것도 확인할게요.

오늘도 역시 흐리다면 차기 사업으로 '문라이트 사업'이나 꿈꿔볼게요.

흐흐…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길 텐데 뭐하려고…

 

우리 주위에서 이런 거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고 죽지 못해서 사는 거지 뭐!'

'그놈도 더 못 버티겠으니까 결국은 갔지 않겠어!'

 

이 한가위에 보름달이 그 모든 잡것 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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