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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15 이 카드는 사용할 수 없는 카드입니다.

이 카드는 사용할 수 없는 카드입니다.

 

오후 네 시가 다되어가는 느지막한 오후였는데 좀 무료했습니다.

해서 운동(동네 한 바퀴: 자전거 하이킹)이나 다녀올 생각에 이것저것을 챙겼답니다.

챙길 거라고 해서 별것도 없었지만, 그 모든 것 다 챙기고는 현관에서 막 신발 꺼내려는 순간 아차 싶더라고요.

 

엄지발톱이 빠져서 아직은 운동화도 못 신은 다는 것!

저번에 한 번 경험도 있었지만, 양말만 신고는 자전거 타기도 매우 힘들다는 것!

그런 것들을 그때야 깨우친 겁니다.

 

되돌아서 하나씩 물리면서 지갑에 손이 가니까 드디어 자전거가 아니어도 바깥에 나갈 수 있는 구실이 생깁니다.

며칠 전에 막내아우가 줬던 오만 원짜리 깔깔한 지폐가 잡혔지 뭡니까?

불현듯 들었지만, 그것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은행 365코너에 집어 널 생각이 그것입니다.

 

운동화는 너무도 꽉 조이니까 신을 수 없지만, 슬리퍼는 어느 정도 느슨하잖아요?

그래서 슬리퍼 끌고서 나가는데 그까짓 것도 자꾸만 양말을 당겨서 발톱 없는 자리 아프게 합니다.

양말 늘어지게 앞쪽으로 길게 당겨서 고쳐 신고 나아가도 어느새 뒤로 밀리면서 아프더군요.

그래 봤자 아파트에서 바로 나가면 그 자리인데 그까짓 거 못 참았겠습니까?

 

드디어 365코너에 들어갔습니다.

평소엔 한가한 그 자리인데 하필 그 순간에 묘하게 붐비네요.

마침내 자리가 나서 들어가 순서대로 카드를 꽂았습니다.

 

'카드를 읽고 있습니다. 드르륵…'

'이 카드는 사용할 수 없는 카드입니다.'

'뭐야 이거! 바빠 죽겠구먼…' 다시 넣었지요.

그래도 역시 '이 카드는 사용할 수 없는 카드입니다.'

미치겠습니다. 다른 사람 바쁘게 기다리는데…

맨 오른쪽 창구가 비었는데도 누군가가 기다립니다.

나와서 대신 그쪽으로 갔습니다.

혹시 카드가 젖었거나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기에 제대로 못 읽고 있나 싶어서 입고 간 옷에 쓱쓱 문질러도 봤지요.

그런데 거기 카드기에는 '입금' 메뉴가 안 보입니다.

'인출', '송금' 그딴 것들은 있는데 제게 꼭 필요한 '입금' 메뉴가 없는 거에요.

 

제가 거기서 머뭇거리면서 덤벙댄 사이 왼쪽 창구 중 한 번도 안 갔던 코너가 비었습니다.

'흠. 여기는 좀 달라지겠지…'

카드를 넣었는데 여기서도 맨 나중엔 마찬가지로 '이 카드는 사용할 수 없는 카드입니다.' 그러네요.

 

바로 그 순간에 '카드 혹시 거꾸로 낀 거 아니었을까?' 빼서 봤지요.

네! 맞습니다. 카드 거꾸로 끼웠더군요.

'어이구 이런 밥통 모지리!!!'

 

오만 원짜리 지폐 그것 제게 너무도 큰돈입니다.

모두를 입금하고는 다시 오만 원을 출금했지요.

예상한 대로 만 원짜리 지폐로 다섯 장이 나왔습니다.

인제 아무도 그 자리 대기하지도 않고 한가했는데 괜스레 흐뭇하대요.

'아이고 이런 맹추 꼴통아~'

카드와 춤을… 1

 

아파트 내려가면서 빈손으로 내려가기가 좀 뭐해서 거실에 받쳐둔 '일반쓰레기 상자(?)' 가지고 내려갔었거든요.

그것 비운 뒤에 입구 앞 계단 난간에 올려놓고서 365코너에 다녀오는 길이거든요.

카드와 춤을… 2

 

저는 끌고 간 슬리퍼를 벗으면서 그때야 비로소 또 깨닫습니다.

'그래 차라리 양말이라도 벗고 갔으면 아프지도 않았을 것을… 어이구~'

'양말 벗었다면 그래! 슬리퍼 신고 자전거도 탈 수 있었던 거잖아!!!'

카드와 춤을… 3

 

양말 벗으면 아무래도 발이 시리겠지요.

그래도 내일은 양말 벗고서 나가서 동네 한 바퀴 돌아볼 생각입니다.

그러자면 눈비라도 오지 말아야 할 터인데…

 

'어이~ 친구! 하늘^ 너 내 맘 알지?'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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