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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또 사타구니에 난 터럭 시원하게 밀었습니다.

 

 

어쩌다가 텔레비전을 틀었는데 YTN 채널이 걸렸습니다.

하필이면 그 순간에 또 '똥' 이야길 꺼냅니다.

 

그런 말 듣는 순간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메스꺼움과 함께 불편함을 느꼈어요.

'으흐흐~ 저렇게 예쁜 아나운서가 저렇게도 점잖은 자리에서 어떻게 저런 말을^^'

그 짧은 순간에 조건반사적 반응에 맞춰 메스껍긴 했지만, 동시에 호기심도 생겨나지 뭐예요.

 

그래서 텔레비전을 끄지 않고서 그대로 놔뒀답니다.

 

본래 그걸 쓰려는 게 아녔기에 그놈을 그냥 '땅'이라고 바꿔서 불러 볼게요.

하여튼, 땅이란 놈이 그 느낌과는 딴판으로 우리 인류에 매우 유용한 자원이었습니다.

그 실효적 효능에 관해 여러 가지를 이야기했지만, 제 기억에 남은 잔상엔 인류의 에너지원으로서 가치가 가장 먼저였고요, 그담으로는 식물의 영양소(퇴비)로서의 가치도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선순환의 가치로서도 매우 컸으며 마지막으로는 난치병을 고치는 대체의학으로서도 매우 큰 가치를 지녔다는 겁니다.

 

난치병으로서 우리가 잘 모르는 병명도 많지만, 이따금 접할 수도 있는 '자폐증' 같은 걸 치료하는데도 그것 따릉이 매우 유용한 치료제라고 합니다.

 

프로그램을 끝까지 다 보진 못했습니다. 땅 이야길 들어서 그랬던지 저에게도 그것 보는 순간에 은근히 느낌이 내렸으니까…

 

화장실에 앉아서 늘 그렇듯이 멍한 상태로 덥수룩한 그곳을 내려다보다가 문득 그 생각이 미쳤습니다.

'오라 그래. 요놈을 이참에 밀어버리자!'

 

일 보고 방으로 들어와서는 가위 두 개를 들고 다시 들어갔지요.

그러고는 선반에서 이놈 밀려고 샀던 전기면도기도 꺼냈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전기면도기만으로는 터럭이 길어서 어떻게 해볼 수도 없거든요.

그래서 먼저 가위 둘 중 아무거나 먼저 오른손에 쥐고는 왼손으로는 터럭의 갈래를 내주면서 가위가 잘 나가도록 틈새를 만들어 갔죠.

 

그렇게 나가다가 '앗!!!' 부드러운 살결이 씹혔습니다.

역시 가위 둘을 가져오기 잘했지요?

내려다보니 살을 자르지는 않았던지 다행히 피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다른 가위를 대고 이번엔 훨씬 신중하고 조심해서 잘라 나갔답니다.

터럭이 뭉텅이로 싹둑 잘리는 느낌 그 감촉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삼십여 년 전 제가 국방부(1985년 11월에 입대한 방위병으로 14개월 근무자의 마지막 기수였음. 이후로는 18개월씩 근무함.)에 속했을 땐 이발병이었던 적도 있습니다.

물론 다른 동료들처럼 상황실 근무나 취사병으로도 있었지만, 이발병으로 있을 때 매우 좋았답니다.

왜냐면, 현역병과 함께 지내는 시간은 야간에 해안 순찰 근무뿐이었는데 그때는 주로 '갑'이 아니라 '을'의 처지였던 거에 반해 이발병으로 있을 때만큼은 제가 갑이었으니까 말입니다.

 

제가 근무한 초소가 소대의 본부였기에 소대장도 함께 지냈습니다.

그런 소대장의 머리를 만지면서 제가 깜빡 잊고는 위관급의 머리가 아닌 일반 장병들과 똑같이 깎았던 적도 있었거든요.

그 소대장 엄청나게 열 받았을 겁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제가 어떤 상황이 됐던 갑인 걸요~.

 

돌이켜보면 생각할수록 그 소대장한테 미안합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다른 실수(군인으로선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행태)도 여러 번 저질렀던 것 죄송합니다.

 

그건 그렇고 저의 아랫도리 잘라낸 자리에 다시 전기면도기를 들이밀고서 초벌·재벌·세 번에 걸쳐 깨끗하게 닦았답니다.

그러고는 씻고 털어서 가위며 전기면도기 제자리에 두고서 저는 훌훌 벗고서 샤워에 들어갔지요.

 

그 순간까진 괜찮았는데 막상 아랫도리에 분무기 쏟아지니까 그때부터 따갑습니다.

혈관을 터트릴 정도로 깊게는 안 벴겠지만, 그래도 살갗을 벴던 게 분명합니다.

대개 따갑데요. 일단은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부터 따뜻하게 해야 했습니다.

 

물이 따뜻해지니 그 따가움이 한결 덜하더라고요.

 

- 홀아비가 그 자리 깎으면 뭐하고 그냥 놔두면 또 어쩌랴? -

 

~ 홀아비 전상서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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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럭 거둬냈더니 시원하네요. 아랫도리!

 

하던 일 멈추고서 커튼을 살짝 들췄더니 창밖이 제법 훤합니다.

밤낮 바뀐 지도 꽤 됐는데 요번 생체사이클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길게 늘어지네요.

컴퓨터에 너무 오래 앉았겠다 싶으니까 이참에 아예 일어나서 두 창문 각각에 드리운 커튼들 벗겨내고 창문마저 열었습니다.

 

내친김에 거실에 나갔는데 식탁 위에 웬 지폐 한 장이 보입니다.

만 원짜리 같았는데 그거가 뭔지를 모르겠으니까 일단 만지지 않고 그대로 뒀지요.

늘 그렇듯이 현관문 잠금 고리를 먼저 풀고는 앞뒤 베란다 앞뒤 베란다 창문도 열어서 환기부터 시작해둔 뒤 들어왔어요.

현관문에 다다를 때 어머니 방문도 살피면서 기척 했더니 어머니도 일어나 계십니다.

 

지금 한국천문연구원에서 가져온 천문스티커(?)를 보니까 오늘 아침 해 뜨는 시각이 다섯 시 십구 분으로 나왔습니다.

아침 그 시각이 다섯 시를 조금 넘었을 시점이니까 제법 동이 터서 밝았을 시점이 맞습니다.

 

막냇동생 아침 출근 준비 늘 어머니 몫이거든요. 식빵 하나 굽고 달걀부침 하나가 전부이지만, 이런 모양새 평일에 우리 집 아침의 신호탄이기도 합니다.

동생이 나간 뒤 어머니가 그럽니다. 시골 작은아버지께서 어제 마늘 보내시겠다는 연락이 있었는데 그것 들어오면 택배비로 쓰라고 동생 놈이 내놓은 돈이랍니다.

그러니까 오늘 낮에 그것 들어오면 계산하라고 하십니다.

 

큰일(?) 났습니다. 돈 한 푼 안 되는 쓸데없는 일이지만 그 어떤 거를 하든지 온 신경 집중해서 하고 나면 나중에 그 피로도가 엄청났었거든요.

그 피로도는 밤낮이 따로 없습니다. 수백 개의 단순반복 작업이 별것도 아니면서 그 피로감은 엄청났습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어느 날 갑자기 터져버린 뇌병변 장애 탓으로 그 압박이 커진 탓일 거예요.

 

요즘 초등학교 어린애들도 가능할 아주 간단한 산술 계산도 그 원리를 모르겠고 특히나 공간(도형)에 대한 부분은 온·오프 어느 상황에서도 감이 안 잡힙니다.

자전거 몰고 집 나갔다가 우리 마을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돌아오는 길을 못 찾아 엄청나게 헤맨 뒤에 되돌아오곤 했었으니까 말이어요.

나중엔 스마트폰에 나온 지도를 활용해서 그나마 조금 좋아지긴 했어도 스마트폰에서의 그 자리와 현재 위치와의 공간 매치가 안 되어 그것 꾀기까진 상당한 스트레스가 더해야 확인하곤 했었지요.

 

이 모든 것 뇌병변 장애가 그 원인이 아니겠어요?

 

어쨌든 어떡하든지 잠들지 않고 버텨내서 택배가 들어오면 받아내야 했습니다.

하필이면 오늘이 어머니 학교급식 도우미(노인 일자리 창출 어쩌고저쩌고해서~)로 학교에 출근하는 날입니다.

열 시 반을 넘어 어머니마저도 보내고 나니까 경계심이 없어져서 언제라도 몸만 붙이면 잠이 들것만 같았습니다.

더군다나 어머니 말씀으로는 오전에 오지 않고 늦은 오후에 들어올지도 모른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더욱 긴장을 풀어버리데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참아보려고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버텨내겠다는 각오가 깊었기에 그런 까닭에 떠올렸던 거가 면도입니다.

사타구니 면도 말이에요. 요즘 들어서 부쩍 그 자리 가렵기도 했었고요. 오줌 누면서 때로는 거기 터럭 탓에 그랬던지 대가리에 힘이 없어 그랬던지 쪼개진 사출 팁이 변기 윗부분에 쏘거나 허벅지를 때리곤 했었으니까…

그럴 때마다 정말이지 뒤집히잖아요? 굳이 안 해도 할 분량의 일이 더해졌으니까…

 

오늘은 꼭 이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맨 처음 벌초 작업에선 터럭이 너무 기니까 면도기 쓸 수는 없을 테니 어쩔 수 없이 가위를 갖다 대야 하잖습니까?

그럴 때 절대로 터럭들 얼른 베어내려고 잡아당겨 싹둑 잘라선 안 된다는 이야기 그것 말입니다.

저 오늘 하마터면 고추고 불알이고 난도질 낼 뻔했습니다.

 

고추 껍질도 얇지만, 불알 껍질은 또 얼마나 얇고 부드럽습니까?

차라리 고추 대가리 이리저리 젖히면서 가위질 한 번에 터럭 한 알 베어낸다는 심정으로 아주 느긋하게 벌초함이 정답일진데 그게 생각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잡아당기는 걸 멈춘 대신 어떡해서든 모아서 잘라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요. 대낮에 그것도 그러다가 만약 택배 연락이라도 들어오면 어떡합니까?

 

마음은 급하고 고추·불알은 살려야겠고… 그런저런 상황에 부닥치게 되니 몇 번이고 싹둑 직전에 멈추어 다행히 살려냈답니다. ㅋㅋ…

초벌 벌초가 끝나니 드디어 전동면도기를 대어 한참을 쓱싹쓱싹 문질렀지요.

그랬더니 아랫배 쪽처럼 단단하고 반반한 부위는 깔끔해지던데 역시 가위로는 대단히 난코스인 불알 아래쪽 부위는 기다란 터럭이 군데군데 남아 깔끔하질 못합니다.

 

그랬음에도 그런 자리 가위 번갈아 대어 최대한 깎아보려고 했었답니다.

그리고는 샤워했지요. 샤워하면서 아까 싹둑 하려다 만 자리가 얼마나 다행이었는지를 너무도 뼈저리게 확인합니다.

그런 자리마다 생살 에이듯이 죽을 만큼 아팠으니까… 그렇기는 했지만, 동강 잘라낸 것 아니었으니 이 얼마나 다행입니까?

 

흐흐^ 불알·고추야 오늘 고생했어^^^ 어휴 예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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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타구니 면도 한지가 아직 한 해도 안 지났는데(작년 6월 27일 마지막으로 했음)
그 감각도 없어서인지 꼭 몇 년 만에 한 것만 같네요.

 

아차! 깜빡했습니다.
저녁 여덟 시가 넘은 지금까지도 시골에서 보냈다는 마늘 택배는 소식이 없습니다.

어쩌면 내일 올지도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아픈 몸으로 어렵고 힘들게 지으셨을 텐데…

작은아버지·작은어머니 고맙습니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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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몇 개를 지금 한꺼번에 쏴 봅니다.

 

벌써 그날이 일주일이나 되었네요.

지난달 25일 그러니까 6.25날의 이야깁니다.

 

철철이 그 어떤 날이 됐건 국기 다는 날이면 기어이 그놈의 국기를 달았었는데 하필 그날은 못 달았답니다.

아니 못 단 것이 아니고 너무나도 철 늦은 시각인 열 시가 다돼서야 달았지 뭡니까?

제시간에 맞춰서 제때 거둬들이진 못할망정 늘 이른 아침에 달았었거든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어느 날 잠자릴 잘못했는지 그즈음에도 너무나도 목이 불편해서 잠을 제대로 못 이뤘지요.

당연히 늦잠 잘 수밖에요. 하는 수 없이 국기 다는 시기를 놓친 겁니다.

 

어쨌든 철 늦게 국기를 내다 걸면서 문득 쑥 개떡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어머니한테 그 이야기 하고서 들어와서 다시 잠들었는데 깨어나서 아침을 뜨려고 냉장고 열어보니 그것이 보인 겁니다.

 

쑥버물(쑥버무리: 멥쌀 가루를 쑥하고 버무려서 찐 떡)입니다.

쌀가루가 없으니 어렸을 적에 늘 그랬던 거처럼 밀가루를 그냥 버무려서 쪘네요.

도대체 쑥은 어디서 났을까 싶었는데 나중에 어머니 그러시데요.

경로당 친구 중 누가 줬던 건데 여태 냉장고에 들었었다고 말입니다.

저는 그 뒤로도 한 차례 더 얻어(?)먹었답니다.

~ 빡빡이 - 01 ~

박은 날: 15/06/25

 

이날은 몹시 난처했던 날입니다.

거기가 말 그대로 엄청나게 가려울 때가 있었거든요.

세상에 멀쩡한 놈이 그곳을 싹둑 자르고 깎아버릴 건 상상도 못 하고 살았답니다.

아마도 4~5년쯤 전이었을 거예요.

너무도 가려우니까 아닌 밤중에 홀딱 벗고서 화장실 들어가서 빠득빠득 문질러서 씻고 오는 게 그나마 유일한 해결책이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생각했지요.

'그래 이 속에 피 빨아먹고 기생하는 놈들이 있을 거야. 그놈들 싹을 말려 버리자!'

그래서 생각해낸 게 사타구니 면도였지요.

 

그 처음은 뭉텅이로 잡아서 가위로 잘라내고 또 일회용 면도기를 조심해서 밀고 끊고…

아마도 한 시간은 들였을 겁니다.

그렇게 엄청난 시간과 공을 들였건만 무사하게 마치는 것 실패했답니다.

난생처음 알았지요. 그 자리가 얼마나 부드럽고 연약한 자리였는지를 말입니다.

어쩌면 생두부보다도 더 부드러울지 몰라요.

얼마나 여러 군데 베었던지 화장실이 온통 피범벅이 됐던 그 처음 시도였지요.

아래쪽으로 깊숙한 곳은 손 하나 못 댔던 게 그 자리 깎았던 맨 처음 시도입니다.

 

그래서 몇 년이 지나 그 두 번째도 면도했을 때는 전기면도기를 하나 샀지요.

당연히 그걸 사타구니 전용(?)으로 샀기에 얼굴 쪽으로는 안 씁니다.

사타구니 전용 면도기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만(저는 그런 면도기가 있었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놈을 얼굴에 갖다 대자면 기분이 찜찜할 테니까 안 쓰는 거지요.

대신 안면 부위는 일회용 면도기를 씁니다.

 

제가 요번에 면도하면서 난처했던 게 뭐냐면 이렇습니다.

처음 덥수룩했을 땐 당연히 가위를 가져와서 싹둑싹둑 잘랐겠지요.

그런 다음 인제 가위가 물러나도 면도기만으로도 해볼 수 있겠다 싶으면 면도기를 갖다 댔지요.

 

그놈의 면도기도 면도기 칼날에 터럭이 가득하면 안 되니까 이따금 분리해서 말끔히 털어낸 뒤 다시 꽂아 써야 하거든요.

요번에도 어느 정도는 돌다가 터럭이 가득 찼는지 멈추더군요.

분리해 보니 사방에 가득합니다. 이리저리 깊숙이 박혀서 아무리 불어도 잘 안 빠집니다.

하는 수없이 구둣솔 닮은 '옷솔'을 가져와서 이리저리 밀어봤거든요.

아니 밀어보려고 했었거든요. 두어 번쯤 밀었을 땝니다.

 

손에 잡혔던 면도기 칼날이 빠져서 화장실 변기 속으로 툭 떨어졌지요.

천만다행으로 늘 깔끔한 상태로 쓰니까 말간 자리에 그것이 훤히 보이긴 했지만 잠시 망설여지데요.

'저걸 집게로 꺼내? 그냥 손으로 꺼내?'

그 망설임 오래가지 않고 곧바로 손이 내려갔지요.

집게로 잡다가 혹시라도 실수해서 영영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맘이 스치니까 망설일 이유가 없어진 겁니다.

그렇게 빼내고는 맑은 물(?) 깨끗이(?) 닦은 뒤 훌훌 불고 수건에 대고 툭툭 쳐서 물기를 모두 빼냈답니다.

 

그리고는 나머지 면도를 이어갔지요. 요번 면도는 그간 많지는 않았지만, 그것도 경력이라고 요령이 한층 늘었습니다.

그래서 그 마지막은 아직 면도기가 멈출 만큼 터럭이 가득 차지 않았음에도 미리 빼서 털어낸 뒤 그 마무리 완벽하게(?) 마치고 싶었거든요.

해서 두 번째로 면도기를 분해한 뒤 이번에도 아까처럼 칼날을 그것 옷솔로 문지르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요번에는 아까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칼날이 빠져나가서 변기 속으로 퐁당 빠져버렸습니다.

그때가 돼서야 깨달았지요. 칼날하고 칼날 집도 분리해서 청소해야 한다는 걸 말입니다.

그러니까 아까는 칼날 집에 칼날이 꽂힌 채로 변기에 빠졌었는데 요번엔 그 작은 덩어리가 또 분해되어 변기 속에 빠졌던 겁니다.

 

이번엔 너무도 작아서 집게로 집고 말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얼른 팔을 뻗어서 그게 잡히는지부터 챙겨야 했었으니까 말입니다.

 

어찌 됐던지 그날의 심각한 자리 면도 무사히(?) 마쳤답니다.

예전에도 거기 면도하면서 그런 생각 했었거든요.

 

'내가 미쳤지. 진작에 마누라 있을 때부터 면도하고서 잠자리했으면 얼마나 편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남녀 각각에 전용이든지 공용이든지 사타구니 면도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옛날 한창 좋았을 때 이야긴데요. 입술에 뭔가가 걸려서 그 고도의 분위기 살짝 씹혔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뒤늦게 그 추억(?) 들춰보네요.

~ 빡빡이 - 02 ~

박은 날: 15/06/27

 

텔레비전과 모니터를 같은 줄 위아래로 두고서 보고 싶은 것 골라서 봤는데 사실은 그 게 문제였습니다.

앉아서 보자니 너무 가까워서 못 보겠고 누워서 보자니 눈이 나빠서 귀 따로 눈 따로이니 그 또한 불편해서 못 참겠고…

하여 그 비좁아 터진 곳에서 웅크리고 누운다든지 침대 매트리스에 뒷목 받히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텔레비전을 보곤 했었답니다.

그 탓에 목이 완전히 돌아(열 받다?)버렸습니다.

고개 돌릴 수도 없지… 그렇다고 숙일 수도 없지…

잠자리는 고사하고 자전거 타고 어딜 다니면서도 고개를 못 돌리니까 그 위험 오죽했겠습니까?

그래서 모니터와 텔레비전을 분리해서 각각의 자리에 두었답니다.

'근육 완화제' 약국에 가면 몇천 원으로 쉽게 살 수도 있겠지만, 요번만큼은 저의 비틀린 자세 탓에 생긴 거니까 당분간 더 참기로 작정합니다.

~ 빡빡이 - 03 ~

박은 날: 15/06/29

 

드디어 어제는 평생의 숙원이던 '빡빡머리'에 버금갈 정도로 바짝 밀었답니다.

전에 어머니 말씀도 있고 해서 낮에 문득 머리 자를 걸 생각했답니다.

자주 가는 미장원에 전화했더니 한 삼십 분쯤 뒤에나 가능하다고 그랬지요.

해서 일단은 문단속부터 하고는 자전거를 끌고 나갔지요.

 

그간 목이 안 좋아서 운동다운 운동도 통 못하고 방 안에서 겨우 '윗몸일으키기' 나 '팔굽혀펴기' 몇 개가 고작이었는데 기왕이면 자전거 타면서 그 부족분의 운동도 채우고 또 덩달아서 여분의 시간 삼십 분도 메울 참에 나갔습니다.

우리 아파트 옆으로 살짝 더 나갔더니 그 아파트(신동아) 상가엔 세상에 미장원이 세 개나 나란히 있습니다.

어느 곳에도 들리지 않고 돌려서 한참을 지나 인터넷에서 미장원이 많이 있는 걸로 확인했던 '먹자골목'에 들어섰는데 거기 가격대라도 알아보려고 뉘 집에 들어가니까 그곳 쥔장이 절 무척이나 반깁니다.

세상에 언제 봤다고 절 뻔히 아는 체하데요.

실제로 아는지 모르는지 '전에 한 번 오셨잖아요! 많이 좋아졌네요. 이리 와봐요!'

꼭 낚인 것 같았습니다.

 

기왕에 들렸으니 빡빡 미는 기분으로 깎아버리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대한 짧게 잘라달라고 그랬답니다.

 

군(방위 받을 때)에서 취사병으로도 이발병으로도 있었습니다.

그 시절(83~4년도)은 손가락이 아주 잘 움직여서 손목이 날았었는데…

 

거울 속으로 보이는 바짝 잘려나간 제 얼굴 흡족했습니다.

그랬지만, 나오면서는 당황스럽더군요.

맨날 5, 6, 7천 원에 그것도 한 푼이라도 건네고자 애쓴 덕에 그 정도에서 그쳤지 자칫하면 한 푼도 못 내고 돌아올 때가 잦았던 저로서는 '만 이천 원' 달라고 그러니까 솔직히 덜컹했답니다.

바로 앞의 '이용원'에서 전에 해본 적이 있었는데 그 자리가 그런 정도의 이발비를 달라고 해서 요번엔 차라리 미용실에서 싸게 하려는 속셈으로 막 돌아서서 만난 미장원이 바로 그 자리였으니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겠지요.

제 딴엔 티 내지 않으려고 그랬겠지만, 장사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그것 몰랐겠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미용실 비용 작년보다 2~3천 원 올랐을 거란 짐작입니다.

제 단골로 다니는 미장원 쥔장 아직 단 한 번도 그것 정가를 불러본 적이 없었으니 본래 수준이 그 정도인지 작년부터 올랐는지 그런 것도 모를 일이지만 말이에요.

 

어쨌든 살짝 놀라긴 했어도 제 머리 만족합니다.

이 정도로 심하게 밀었던 때가 도대체 언제이었을지 아득하네요.

 

입대할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었고 중고등학교 때…

어쩌면 초등학교 때는 당연히 빡빡 밀었을 테니까 그 시절을 빼버리면 그 마지막이 어쩌면 중학교 입학하던 시점(1977년 3월)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그렇고 어제 아무도 몰래 살짝 먹었던 서운한 감정 인제라도 풀렵니다.

- 미용실 아주머니! 고맙습니다. 저 이렇게 빡빡 밀어줘서 고맙습니다~ -

~ 빡빡이 - 04 ~

박은 날: 15/07/01

 

이상으로 지난 며칠 간의 일상 몇 개를 시원하게 또는 이상하게 쏘았습니다.

여러분의 일상은 저보다 훨씬 얌전하게 흐뭇한 일상이기를 축원할게요.

그럼 좋은 하루 되십시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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