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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06 아직 멀리 안 나가셨다면 가스 전깃불 꼭 확인하고 떠나세요…

아직 멀리 안 나가셨다면 가스 전깃불 꼭 확인하고 떠나세요…

 

어제 느닷없이 옛 동료들 저마다 요것 저것 잔뜩 추켜들고 몰려왔습니다.

실감했지요. 설이 낼모레다더니 진짜 얼마 남지 않았는가 싶었습니다.

 

사실 날짜 감각 잃었던 건 내버려두더라고 실지로 설이 언제인지는 이 시점에서 알아주는 게 도리일 것도 같네요.

해서 모둠 홈피 누르고서 개중에 달력 들어간 홈피 중 하나를 꺼내봅니다.

 

오늘이 스무여드레니까 정월 초하루 되려면 실지로 아직도 며칠이나 남았네요.

 

~ 설은 돌아오는데 울 어머니는 어쩔꼬? 남생이 노래 01 ~

 

어쩌지 실감이 안 납니다. 하니 미심쩍기에 얼른 손전화기 달력을 들춰봤지요.

온 천지 상대로 장사하니까 설마 손전화기 달력마저 어긋나겠어요?

 

~ 설은 돌아오는데 울 어머니는 어쩔꼬? 남생이 노래 02 ~

 

와~ 정말 낼모레네요.

 

여러분!

저처럼 늘 집에 처박힌 분네는 거기서 거기겠지만, 집 떠나는 분네들!

명심하세요!

아직 멀리 안 나가셨다면 가스 전깃불 꼭 확인하고 떠날 것을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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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내 얘기 좀 들어볼래?

 

아주아주 먼 옛날에 말이야.

어느 깊고 깊은 산골짜기엔 늙디 늙은 할머니와 어린아이가 살고 있었단다.

 

이 할머니는 너무 늙어서 몸이 쇠약해져 걸음걸이도 제대로 못 하기에 겨우겨우 움직거려 어린 아들을 먹여 살렸었단다.

그러던 어느 해의 설이 머지않았던 어느 날이었지.

 

어리디어린 그 어린아이는 기특하게도 돌아오는 설에 어떻게 해서든 어머니를 편하게 모시고 싶었던 거야.

그래서 생각해 낸 거가 달리해 볼 것도 없고 산으로 들어가서 땔감이라도 많이 주어와 어머니가 편히 누울 수 있게끔 온돌에 군불이라도 따끈하게 지피고 싶었던 거지.

 

그 어린아이 효심이 이 얼마나 지극한 거야?

그 어린 것이 설에 어머니 보필까지 생각했으니 말이야.

 

그런 생각에 지게를 짊어지고 산속 깊은 곳까지 올라갔단다.

산을 오르면서 이 아이는 불쌍한 어머니 생각에 밑도 끝도 없이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중얼거렸단다.

 

'설은 돌아온 데 울 어머니는 어쩔꼬?'

얼마를 그렇게 중얼거렸는지도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걔가 그렇게 중얼거리면 어디선가 똑같은 소리로 내뱉는 거야.

'설은 돌아온 데 울 어머니는 어쩔꼬?'

'설은 돌아온 데 울 어머니는 어쩔꼬?'

'어? 도대체 어디서 날까?' 자기 귀를 의심하면서 또 한 번 소리 내 봤대.

'설은 돌아온 데 울 어머니는 어쩔꼬?' 역시나 '설은 돌아온 데 울 어머니는 어쩔꼬?' 들리는 거야.

섬뜩하면서 이번엔 큰 소리로 소리쳐봤대.

'누구냐? 네놈이 누군데 날 따라 하는 거야!' 외치자 역시 '누구냐? 네놈이 누군데 날 따라 하는 거야!'

놀라서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는데 바로 눈앞에 커다란 남생이가 마치 자기가 그런 것처럼 끔뻑대고 조아리는 거였대.

 

그 남생이가 있음을 알아채자 요번엔 마치 자기를 따라오라는 듯이 고개를 조아리며 앙금엄금 기어서 가드라는군.

아이가 멈춰 섰으면 남생이도 멈추고 아이가 뒤따르면 남생이는 앞장서고…

 

이렇게 해서 어느 큰 바위 밑으로 들어갔는데 거기 커다란 상자가 놓였더라는 거지.

그 상자 눈부시게 번쩍거려서 아이는 정신마저 아득했는데 남생이 오간대도 없이 사라지고 안 보였다더군.

 

아이는 지게 가득 상자를 짊어지고 내려왔는데 그 상자 안에는 금은보화가 가득하여 마침내 깊은 산골의 가난한 할머니는 큰 부자가 됐다는 이야기란다.

 

"아가야 효심이 지극하면 하늘도 알고 땅도 알아서 언젠가는 큰 복 내린다는데 우리 아기 언제나 예쁜 꿈 꾸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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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제가 아주 어렸을 적 산골짜기 오두막 살던 시절(1963년 말에서 1971년 초까지)에 우리 어머니한테서 들었던 이야깁니다.

물론 순전히 전라도 촌 말로 했기에 그 어감이나 질감은 다르겠지만, 그 속뜻은 매한가질 겁니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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