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미소를 가슴에 품자!
잠결에 얼핏 들었는데 여동생 일가족이 친정에 들른다네요.
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벌써 아파트 가까이 까지 오고 있다네요.
어머니 전화하는 목소리가 제 방에서 들린 거거든요.
그 소리까지 듣게 되자 인제는 누워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느닷없이 바빠졌지요. 얼른 화장실로 가서 얼굴을 씻은 뒤 옷가지도 대충 챙겨입었답니다.
그런 뒤 거실 한쪽 구석에 놓아뒀던 편지 봉투며 여러 봉투 중에서 대충 두 장을 빼내서 들고 왔습니다.
거기 여동생네에 다 큰 우리 조카가 둘이거든요.
그 짧은 시간에 바깥에서 웅성거리는 낌새로 봐선 벌써 동생네 가족이 우리 집에 들어온 게 틀림이 없었답니다.
부랴부랴 나가서 대충 인사치레하고 들어오려고 했는데 거기 여동생뿐만 아니라 손아래 남동생도 같이 왔습니다.
남동생은 어제 다녀갔기에 생각지도 않았는데 또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네요. 이렇게 느닷없이 다시 나타났으니 솔직히 좀 당황스럽데요.
일단은 막냇동생이 내게 줬던 설 선물(현금 십만 원_만 원짜리 열 장)이 담긴 봉투도 꺼내와서는 둘 모두한테 삼만 원씩 담았답니다.
'큰놈은 3학년 올라가고 둘째도 올해 대학에 들어간다는데 삼만 원이면 너무 작지 않겠어? 그럼 사만 원씩? 4자가 들어가고 기분이 안 좋잖아! 차라리 오만 원씩 나눠주자!!!'
그때까지만 해도 또 다른 조카를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 시엑색 섹시뮤직 얼루와 - 01 ~
아가. 슬픔을 넘어 기쁨으로! 아이야. 아픔을 넘어 감동으로!
야~ 몸도 불편한 이거 우리 막내가 어떻게 벌어온 돈인데… 이 기념비적인 순간들 사진에나 박아둘까?
그렇게 해서 사진을 박았답니다.
그리고는 그 사진 컴퓨터로 옮기던 중 불현듯 떠오릅니다. 손아래 남동생 밑으로도 제 조카가 한 명 있거든요.
조카가 세 명인데 한 놈이 안 왔다고 해서 여기 온 둘에게만 준다는 게 아무래도 걸리는 겁니다.
지금 거실 쪽에는 동생들이 있을 테니까 나갈 수도 없고 설 손님이라고 찾아왔는데 마냥 방안에 틀어박힐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달리 도리가 없었기에 막냇동생이 건넸던 편지 봉투 앞면에 써진 저를 가리키는 상징적 문구가 살며시 가림막 쳐지게끔 그 자리에 동그라미 그린 뒤 그 뒤쪽에다 새 말을 새겼답니다.
그러고는 두 조카 봉투에서 이만 원씩을 빼낸 뒤 이쪽에도 공평하게 삼만 원으로 쑤셔 넣었네요.
거실로 살짝이 나간 뒤 손아래 동생을 조카 이름으로 부른 뒤 제방에 모두 모이게 했지요.
'미안해 애들아~ 삼촌이 올핸 만원밖에 못 주겠구나~'
~ 시엑색 섹시뮤직 얼루와 - 02 ~
환한 미소를 가슴에 품자!
이거 빈손으로 장사했지만, 그래도 제겐 배추 한 장이 떨어졌네요.
이것 만원이 고마운 만원이고 흐뭇한 만원이며 언젠가는 꼭 갚아야 할 훈훈한 만원이에요.
~ 시엑색 섹시뮤직 얼루와 - 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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