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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02 휴대전화기(스마트폰)가 부팅을 못 해서 간이 콩알만 해졌던 이야기

휴대전화기(스마트폰)가 부팅을 못 해서 간이 콩알만 해졌던 이야기

 

~ 사랑~ 사랑^ 정든 내 사랑 ~

 

어제는 정말이지 저의 스마트폰 때문에 완전히 식겁했습니다.

오전 일인데 아마도 열 시 반쯤이나 되었을까요?

무심결에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데 액정 표면이 별나게 거칩니다.

자세히 보니 마치 밥풀이라도 붙은 거처럼 끈적거리기까지 하데요.

 

예전에도 언제가 한번은 그랬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싱크대로 가서 손가락에 '퐁퐁'을 쪼끔 묻이고서 거기에 조금이라도 물기가 버무리게끔 수도꼭지 살짝 돌려서 그 손가락으로 액정 바닥을 조심스럽게 문질렀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혹시 모르니까 배터리나 유심칩 또는 SD카드까지 모두 빼낸 상태에서 그랬었지요.

그것이 오래전 일도 아니고 어쩌면 한 달도 안 됐을 이야깁니다.

 

그러했던 참이라서 그때 액정을 제대로 손보지 못한 거로 짐작했지요. 하여 요번에는 좀 더 강력하게 씻어야겠다는 판단이 찼던 겁니다.

전화기에서 배터리와 유심칩 SD카드 뺐던 건 그때와 똑같았지만, 세제가 됐을 퐁퐁 묻힌 자리가 이번엔 손가락이 아닌 액정화면 그 자체가 돼버렸지요.

 

액정위로 퐁퐁을 떨군 뒤 수도꼭지 약하게 틀어서 뒤쪽의 배터리 들어간 자리 쪽으로는 일절 물기가 안 가게끔 엄청나게 주의를 기울이며 닦아 갔답니다.

싱크대에선 퐁퐁만 떨군 뒤 곧바로 화장실 세면기에서 작업했으므로 다 씻었는지 액정이 마침내 매끄럽게 되자 강하게 뿌려서 그 물기 털어내고는 얼굴 닦는 수건 두 장을 번갈아가면서 깔끔하게 닦았답니다.

 

그러고서는 인제 다 됐다 싶기에 훤한 곳으로 들고 와서 유심카드, SD카드, 배터리를 끼워 넣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배터리 끼우자마자 스마트폰이 꿈틀거리며 반응을 보이는 겁니다.

아직 커버도 안 채웠는데 말입니다.

여태까지는 배터리 교환하면서 한 번도 이런 모습 본 적이 없었거든요.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라서 내심 움찔했지요.

그래도 끼우면서 저도 모르게 실수로 그만 전원 버튼을 눌렀겠거니 여겨버렸죠.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침내 전화기 커버를 채우는 중인데 '뜨리 링'거리는 경쾌한 시동 음과 함께 뭔가가 켜졌습니다.

 

'다운로드 중입니다.'

'절대로 전원을 끄지 마십시오!'

 

지금에 와서 그 내용을 정확히는 기억해낼 수 없겠지만, 대략 그런 식의 경고 글이 띄워진 채로 계속해서 뭔가를 내려받는 모양새의 아이콘이 움직였지요.

이런 모습 역시도 저로선 이 스마트폰에서 난생처음입니다.

아무튼, '뭔가를 내려받아서 다시 까는가보다' 했거든요.

그래서 기다렸지요. 3분이 지나고 5분이 지났는데도 그 모습 그 상태에서 변화가 없지 뭡니까?

어쩌면 십 분도 더 지났을 텐데 처음 그 모양새 꿈쩍도 않고 있으니 도저히 더는 못 기다리겠데요.

 

그대로 둔 채 저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얼마나 낮잠이 들었던지 얼떨결에 깨어보니 열두 시는 이미 넘겨버렸고 낮 한 시가 약간 못 됐더라고요.

그러니까 두 시간쯤 잔 꼴입니다.

얼른 전화기부터 살폈어요. 그러나 아직도 그 상태 그대로입니다.

 

화가 치밀어서 그대로 손을 놓고 있을 순 없었습니다.

메뉴를 눌러봐도 전원 버튼을 살짝 눌러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데요.

하여 절대로 전화기 전원 끄지 말라는 경고 무시하고서 즉시 빼버렸답니다.

그러고서 다시 배터리 넣고서 전원을 켰지요.

 

아니나다를까 그 순간에도 변함없이 경쾌하게 시동 음이 들려옵니다.

그래도 이번엔 고쳐졌겠거니 했는데 그 소리만 울렸지 바탕화면 먹통인 채 그 뒤로 2~3초가 지나면 '뚝!' 하면서 글로 끝인 거예요.

전원 버튼 눌러봐도 메뉴를 눌러봐도 역시나 시커먼 먹통 그 자체더라고요.

낮에 지쳐서 잠들었던 두어 시간이 결국은 허송세월이었던 셈…

 

유심칩이나 SD카드 뺀 채로도 켜보고 넣어두고서도 켜보고…

그러게 저렇게 여러 가질 해 봤는데 다 안 되기에 거의 포기한 채로 있었는데 어느 순간에 저도 모르게 무심결에 컴퓨터와 연결된 충전기를 꽂았답니다.

당연히 스마트폰에 집중하려고 모니터마저 꺼둔 상태의 컴퓨터기에 전원 램프에 불만 들어온 상태였었거든요.

그런데 그것 꽂는 순간 '삑!' 하면서 스마트폰에서 무슨 반응이 잡힌 겁니다.

평소에서 스마트폰에 그것 꽂으면 짧고 낮은 그따위 비프음이 들렸었던 거였거든요.

 

그 소리 얼마나 반가웠던지 얼른 시커먼 전화기 들고서 전원 버튼을 한번 눌러봤지요.

그랬더니 글쎄 액정 맨 밑으로 아주 얇게 새파란 라인이 잠깐 보였던 겁니다.

'어^ 이거 배터리 충전상태 아닐까?'

그 두께가 1mm도 안 돼 보였지만 틀림없이 배터리 충전 용량을 나타내는 그래프로 보였답니다.

집안에 여분의 배터리가 있었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5분 남짓을 흘려보냈습니다.

왜냐면 제 상상이 옳았기를 간절히 바랐으므로…

마침내 그 시간쯤 흘려보낸 뒤 또다시 전원 버튼을 눌러봅니다.

'앗싸~ 내 예감이 옳았던 거야!!!'

충전 그래프로 여겼던 그놈의 두께가 5mm도 됐음 직하게 두꺼워졌더라고요.

 

그로부터 모니터에 전원을 넣고서 시간 보내기 놀이를 시작했지요.

시간 보내기 놀이로 제가 택한 최고의 방식이 다름이 아닌 '펑고 바둑'이지요.

그것 아무리 서둘러서 끝낸다 해도 한판을 끝내려면 십분 가까이나 걸리거든요.

컴퓨터와 마음먹고 한판 붙는 겁니다.

'7전 5선승제'

 

그렇게 한참이나 쓸데없는 시간 흘려보낸 뒤 '7전 5선승제' 그 취지마저 잊고서 전화기에 전원을 눌러봤지요.

충전 그래프가 높이 올랐음을 보인 뒤 다시 먹통입니다.

메뉴 버튼 그런 것들 눌러봐도 역시나 먹통입니다.

 

드디어 전원 버튼을 길게 눌렀지요. 역시나 경쾌한 시동 음 들려옵니다. 그러나 이번엔 아까와는 달리 전원이 꺼지지 않습니다.

3분이 걸렸는지 5분이 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찌 그리도 오랜 시간 잡아먹으면서 켜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액정에 드디어 메인 화면이 들어왔습니다.

충전 수치엔 99%라고 쓰였더군요.

 

요번 사태가 일어난 이유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배터리에 남은 전류량이 바닥났어도 휴대전화가 안 켜진다는 거 이번에 확인합니다.

지금 와서 이야기지만, 솔직히 저 휴대전화기(스마트폰)가 부팅을 못 해서 간이 콩알만 해진 건 물론이거니와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무리 급해도 여유를 갖고 풀어보자고 그토록 되뇌었건만…

 

 

- 인생지사 새옹지마 -

- 人生之事 塞翁之馬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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