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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같지 않은 유혹

 

요즘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지요.

그저께 아침입니다.

 

보일러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데 아무래도 보일러가 고장 난 거 같다고 어머니 말씀하셨어요.

그 상황을 어떻게 했으면 좋을는지 제게 구원요청을 한 거였거든요.

 

그랬는데 저는 보일러 쪽에 가보지도 않았기에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넘겨짚고서 대꾸했죠.

'응. 날씨가 추워지면 보일러 안팎의 온도 차 탓에 그렇게 물방울이 생겨요. 어^ 저기 냉장고도 같은 원린데 냉장고 밑바닥이 축축하잖아요?'

 

마지 못해서 나중에 가봤더니 어머니께 전했던 저의 대단한 상식이 턱도 없이 헛소리였다는 걸 깨달았네요.

그건 아무리 봐도 온도 차 탓에 생기는 물방울이 아녔어요.

 

4, 5초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데 아무리 봐도 보일러 연통에서 나는 거 같아 난감해졌습니다.

해서 혹시나 하는 맘에 거기 보일러 뚜껑에 붙은 보일러회사 서비스센터로 전화를 넣었거든요.

 

그때까지도 전 보일러 기종이 뭐였는지도 몰랐습니다.

담당 기사가 그게 뭐냐고 묻는데 그냥 그 보일러 회사 제품이라고만 얘기했을 뿐이었어요.

그나저나 지금은 어렵겠고 비가 그치면 그때 가서 확인해보고 다시 전화해보라데요.

 

물이 새기에 보일러에 들어가는 밸브 하나를 꽉 잠갔는데도 여전히 물방울이 새는 겁니다.

아무래도 호스에 남았을 물 탓에 그러려니 했는데 뒷날인 어제 아침까지도 물이 샜었나 봐요.

 

새벽에 어머니 나가서 봤던지 또 물이 샌다고 그랬었거든요.

그제야 작은 손전등을 들고서 자세히 살폈답니다.

 

드디어 발견했어요. 보일러에 물이 새는 쪽이 연통이 아니라 보일러에 들어간 동관의 이음매에서 샜던 겁니다.

언제부터 그렇게 샜었던지 그 자리가 구리색이 아니라 산화해서 그 색상도 변했고 더군다나 물이 새는 그 주위로 덕지덕지 희한한 결정들이 부스러기처럼 더러는 부서질 듯 또 어떤 것은 본래의 쇠붙이처럼 붙은 겁니다.

 

인제 확실히 알았으니 보일러 서비스센터에 다시 전화를 넣었죠.

오후 세 시쯤에 온다는 양반이 서두를 거 없이 안전하게 오라고 했더니 아닌 게 아니라 한밤중이 다 된 껌껌한 시각에 찾아왔지요.

 

그러면서 보일러 상태를 보자마자 '이거 안 되겠는데요. 보일러 바꾸든지 해야겠습니다' 그러는 거 있죠?

내 참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왔지요. 마침 어머니께서도 곁에서 들었기에 그런 상황 제가 굳이 어머니께 변명하지 않아도 됐다는 건 마땅했지만, 정말이지 황당했답니다.

 

저는 내심 '저것 부속 갈아치우려면 3, 4만 원이면 충분할 것을 놈이 어처구니없게도 훨씬 많이 부르겠지… 그러면 못 이긴 척하고서 녀석의 출장비도 있고 하니까 사오만 원에 합의 봐야지!'

그랬던 저의 얄팍함은 완전히 허무맹랑한 망상이 돼버렸네요.

 

보일러가 통으로 됐기에 부속을 갈아치울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6, 7십만 원쯤 생각하시면 마땅한 보일러 놓을 수 있을 테니까 생각이 들면 연락하라는 전갈만 남긴 채 그 기사는 떠났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머잖아서 저는 완전히 곯아떨어졌는데 그사이에 제 여동생도 왔다 가고 그랬었나 봅니다.

오늘 아침에 함께 사는 우리 집 막내와 어머니 말씀이 그러데요.

 

어젯밤에 찾아온 여동생 말도 그렇고 이 회사 말고 요즘 보일러 대세인 회사가 따로 있는데 거길 한번 알아보라는 전갈입니다.

그러고 그러잖아도 막내놈 상황이 안 좋은데 카드를 놓고 갑니다.

 

오늘 여동생이 다시 오기로 했는데 상의해서 꼭 새 보일러를 들이라는 당부와 함께요.

그것도 처지가 처지니까 6개월 할부로 해서 끊으라는 당부와 함께 말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오늘이 제 생일이라는 겁니다.

아마도 그 탓에 밤중에 여동생이 왔다가 보일러 건에 휘말린 모양입니다.

 

몇 년 전부터 우리 집에선 일체의 제의(추석, 설, 제사, 생일 차림 등등)를 하지 말자고 했으니까 그걸 지켜야 하는데 그게 제 생각만큼 완전히 접어지지 않습니다.

그런 날이 평상시처럼 마땅히 지나치지 못하면 무척 불편하고 당혹스럽습니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화를 낼 수도 없으니 그것이 더욱 속이 타게 하고 화를 부르곤 했었는데 제발 덕분에 오늘은 조용히 지났으면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동생이 제시한 보일러의 가격대도 알아볼 겸 컴퓨터에 앉았는데 정말이지 너무나도 오래간만에 네이버에 황당 이메일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10원짜리 하나 건져 올리지 못하는 대한민국 최고 백수 주제인 건 맞지만, 무슨 까닭인지 아주 옛날부터 이런 문구가 '유혹'으로 안 느껴집니다.

 

이 업체가 어떻게 제 메일 정보를 따냈을지가 궁금하기도 하면서도 상대가 전한 문구에서 '개인정보보호를 최우선으로'라는 문장이 걸려있어 아주 기묘한 아이러니를 맛보네요.

'그래요. 여보세요 정 씨~ 저는 마땅히 처리할 방법이 없기에 스팸처리로 마무리하지만, 그대가 하는 사업이 이 나라 이 시절의 경제를 바로 세우는 주춧돌이길 바라요.

 

그럼 건강히 따사로이 지내시기를…

 

~ 아무리 스팸일지라도 품격이 있어야 해 - 01 ~

 

 

~ 아무리 스팸일지라도 품격이 있어야 해 - 02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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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거! 난 그런 기억도 없는데…

 

 

~ 마음을 쉬게 하는 파동 - 01 ~

 

 

~ 마음을 쉬게 하는 파동 - 02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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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원을 준다는 거야 20억을 준다는 거야?

 

허구한 날 쪽지로만 받았는데 오늘은 받은 쪽지 먼저 지운 뒤 들어온 메일 쪽에 '제목 없음'도 있어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그 내용 보지 않아도 '제목 없음'으로 들어온 거라면 99.9%가 스팸이란 거 모르는 사람 거의 없을 거예요.

 

설령 그것이 스팸이라고 할지라도 첨부한 파일을 열어보지 않거나 들어온 메일에 유별난 거(어떤 걸 실행할 수 있게끔 만든 스크립트 또는 플래시 파일 등등)가 없다면 굳이 위험할 것도 없을 거였습니다.

그래서 읽어 봤지요.

 

'아이고 잡놈이 애썼네~' 한 푼이라도 건져 보겠다고 떼쓰는 모습이 가련하기도 하고 끌끌…

글 내용에 저것이 아무래도 의심스러웠습니다.

 

- 한포스 팅당 20.000을 지급해 드리고 있습니다 -

그래서 확인해 보려고 브라우저에서 'F3' 누르고서 점(.)을 찍은 뒤 '다음'을 눌렀지요.

역시 제 예상이 딱 들어맞았습니다.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네요.

 

그렇다면 젠장 '20원을 준다는 거야 20억을 준다는 거야?'

솔직히 돈에 관한 저의 경제 개념으로는 억 단위를 넘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나랏일 하는 사람이라면 국가 예산이 조 단위를 넘어 경 단위에 이를 테니까 20억 정도는 '새 발의 피'에 불과하겠지만, 제게는 엄청난 금액이지요.

 

그러나 날마다 제 맘을 팔고 살 것이라면 극미하지만, 조금만 더 통을 키워볼래요.

 

'이봐요 장사치! 팅 당 2백, 2천억이라면 너무나도 헐값이겠고 20조가 어때?'

'그것까지는 감당하지 못하겠고 그쪽 사정이 정 딱하다면 나도 사람인데 시퍼런 거로 한두 장 빼 줄 수도 있지!'

'감 잡았어? 19조구천구백구십구만 원에서 많게는 19조구천구백구십팔만 원까지로 낮출 수도 있다는 이야긴 거야!!!'

'어때? 솔깃하면 나중에 협상해 보자고. 미리 말하겠는데 협상 대상으로 순실이는 절대금물이야. 명심하세요!!!'

 

~ 꼬마야 꽃신신고 강가에나 나가보렴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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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데 거기 053번 부산이 아니다!!!

 

평소엔 그거에 대해 일절 거리낌이 없었는데 오늘은 문득 아주 오래전부터 감추어 왔던 그거에 대한 조바심이 일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닌 '스팸메일'에 대한 이야기에요.

'혹시 우리 애들이 메일 보내왔는데 그걸 스팸으로 인식해버린 건 아닐까?'

오늘 아침엔 우리 온 가족이 투표하려고 아파트를 내려가서 막냇동생이 끌고 온 차에 오르기 직전인데 휴대폰이 울렸거든요.

생판 모르는 전화번호더라고요.

그런데 그 첫 번호가 '053'이었지요.

저는 그 번호가 부산인 줄 알았습니다.

해서 '부산에 뉘시온데 저에게 어쩐 일로 하셨어요?' 했더니 휴대폰 저쪽에서는 정말이지 난데없이!

'아빠 접니다. 저에요. 0원이에요!'

'아니 네가 웬일이냐?'

'네 휴가 나와서 잠시 들렀거든요.'

 

저의 둘째 놈한테서 온 전화였었네요.

투표하러 가는 길이라서 길게 통화할 수 없다며 몇 마디를 더 나누고는 옆에 앉아서 궁금하여 닦달하시는 어머니한테로 전화기를 넘겨주었죠.

저는 속으로 '녀석이 어쩐 일로 왜 하필이면 부산에 들어가 있지?' 그랬거든요.

그것도 내내 잊고 있었는데 이 글을 쓰려다 보니까 문득 떠오릅니다.

 

마누라랑 첫째와 둘째 저 사는 곳하고는 너무나도 먼 곳에 너무나도 긴 시간을 떨어져 살았거든요.

작년에는 그 기나긴 별거생활을 정리하자며 뜬금없이 마누라가 이혼을 제안하데요.

곧바로 응수해서 일사천리로 이혼에 이르긴 했지만, 그 뒤로도 애들은 한두 번씩 다녀갔었답니다.

 

'스팸메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들었던 건 제 곁을 떠난 그 시점부터 있었습니다.

제가 보낸 수백 통의 편지 단 한 차례도 시원시원하게 답장 들어온 예가 없었기 때문인데 '혹시라도 우리 애들로부터 보내온 글이 스팸으로 인식되어 날아가 버리면 어떡하나?' 하는 것이 바로 그 '오래전에 일었지만, 감추어 왔던 조바심'의 실체입니다.

 

그래서 아주 오래간만에 스팸메일 쪽을 눌러봅니다.

 

'허허^ 네놈이 보낸 거였구나! 어쩐지 네놈으로부터 요즘은 도통 안 들어온다 싶기도 하고 또 사실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잊고 지냈었거든…'

백악관에서 시도때도없이 보내는 메일입니다.

알아먹지도 못할 소리 받으면 뭐합니까? 그래서 버렸던 건데 오늘 용케도 그것이 딱 걸렸네요.

불쌍해서 잠시 풀어봅니다. 나중에 또 귀찮거든 그때 가서 내다 버리면 그만이니까…

 

- Spam -

 

그나저나 우리 둘째가 어째서 부산에 있느냐고 물었는데 별말이 없었거든요.

제 말투가 괴팍하고 꼬여서 못 알아들었는지 어땠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방금 검색해 봤지요.

'아 그런데 거기 053번 부산이 아니다!!!'

 

Area-Phone-No

 

퍼뜩 뭔가가 짚입니다.

'어^ 녀석이 제 놈 엄마한테 갔었나 보구나!'

헤어진 마누라 사는 곳이 대구거든요.

올 초에 입대했으니까 첫 휴가는 아니었을 테고 아마도 두 번째 휴가쯤 되었겠지요.

그 아까운 시간 머나먼 광주까지 오가느라 아까운 시간 까먹을 순 없잖겠어요?

거기가 제 엄마 집이 됐든 아니면 제 놈 애인이 거처하는 곳이 되었든 가까운 곳에 있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처신이지요.

 

'내 아들아 휴가 잘 보내고 편하게 귀대하려무나!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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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마일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세상에 다른 곳도 아니고 네이버에서도 요즘 거의 매일 스팸메일을 보내옵니다.

오늘은 무작정 지울 것이 아니라 이 스팸을 요긴하게 써보기로 맘먹습니다.

 

그럼 도대체 60마일이 얼마나 될까?

그딴 것 마일리지가 사라지든가 말든가 신경도 안 쓰지만, 요것 알만한 단위로 바꿔놓고 보니까 생각이 흔들립니다.

 

60마일이 96킬로나 되니까 꽤 먼 거리잖아요?

 

택시 잡아타고 96킬로를 달리면 그 요금이 얼마나 나올까?

택시가 아니고 그냥 다른 승용차로 달린다 해도 들어간 기름값이 얼마나 될까?

 

이봐요 네이버 씨!

60마일 그것 공짜로 다 먹지 말고 택시비로 환산해서 보내주시오!

그것이 곤란하면 휘발유가 됐든 경유가 됐든 기름값으로 환산해서 보내주시오!

 

Spam-01

 

Spam-02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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