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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26 앗^ 나의 실수! 손톱깎이 들이대는 게 아녔는데…

앗^ 나의 실수! 손톱깎이 들이대는 게 아녔는데…

 

깊은 밤중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제 밥상으로 사 온 '앉은뱅이 찻상'을 받쳐줄 받침대가 있어야 했습니다.

그때가 자정도 넘어버린 시각이었는데 하필이면 그 시각에 그 착상이 떠올랐는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해야겠기에 뭐로 할지 궁리하다가 나뭇조각이 둘 있다면 가능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각에 거실 책상 여기저기를 조심스럽게 뒤졌더니 마침 쓸만한 게 있더라고요.

 

그것 나뭇조각 둘 밑바닥에 각각 비닐 테이프를 거꾸로 접어 양면테이프를 만들어 붙인 뒤 위쪽으로는 나사못 두 개를 박아 거치대가 되게끔 해서 그놈 찻상 놓을 바닥에 붙였답니다.

 

사실 그러는 사이 손바닥에 오늘의 주인공 나무 가시가 박힐 줄은 몰랐습니다.

좀 전에 곰곰이 되짚어보니까 그랬을 거로 짐작했습니다만.

 

어쨌든 밤중에 그 일을 처리하고서 들어와서 컴퓨터 책상에 앉아 노닥거리는 중이었는데 어느 순간에 엉덩이가 살짝 가렵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팬티 속으로 넣으려는 순간 앗! 날카로운 면도칼에 손바닥이 베인 느낌…

 

도대체 왜 그러는지를 몰라서 손을 뺐다가 다시 시도해 보는데 역시 그 비슷합니다.

그렇게 서너 번 반복하면서 그 까닭을 캐려는데 면도칼로 베는 느낌이라기보다는 땔감을 찾아서 지게 걸머지고 산천 떠돌다가 마른 찔레나무 가시가 손톱 끝에 박혀 거치적거리는 느낌 같기도 하더라고요.

 

그것이 뭔지 자세히는 모르겠고 손을 빼서 자세히 들여다봤건만 따끔거리는 그 자리 빨갛게 부은 것 같기만 했지 더 자세히는 알지 못했습니다.

처음엔 그 자리에 반창고를 때서 붙일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동작 빠른 대일밴드가 낫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대일밴드 붙인 뒤로는 특별히 그 어떤 증상도 없었습니다.

다만, 아침에 화장실 들어가서 세수하려는데 대일밴드 붙였던 자리가 여전히 따끔거립니다.

'아이고 그 자리가 베인 곳인데 아직 안 나았나 보다! 그렇다면 반창고가 낫겠지!'

 

순전히 그런 맘이었거든요.

 

~ 손가락에 희망 심기 - 01 ~

 

바깥 훤한 곳(거실)으로 와서 자세히 살핀 뒤 반창고로 교체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일밴드를 벗겨냈는데 거기서 글쎄 가느다란 가시를 발견했지 뭡니까?

 

아래 사진은 가시를 빼내기 (끊기) 전에 박았던 사진인데 얼마나 작았던지 사진 아무리 확대해도 그놈의 가시 보이지도 않네요.

 

~ 손가락에 희망 심기 - 02 ~

 

그때는 손톱깎이로 살며시 집어서 빼면 가능할 거로 여겼답니다.

방으로 들어가서 손톱깎이를 찾아온 뒤 아주 조심스럽게 가시를 잡아보려 했습니다.

아 그런데 그만 이것 댕강 끊어져 버렸습니다.

- 나 이런 화투장으로 밀어냈으면 빼낼 수도 있었을 텐데… -

 

그렇게 빼내지도 못하고 끊어졌지만, 아픈 것은 못 느끼겠데요.

해서 여태까지의 과정을 게시하려고 천천히 그간을 되짚었지요.

그러면서 덩달아 바지 속 팬티 위로 손을 집어넣어 보는데 또 섬뜩하게 뭔가가 찔러옵니다.

 

손톱깎이로 잘라낸 자리에 남은 꼴통 눈으로는 안 보였지만, 그 자리에 분명 그 잔해가 거들먹거리는 게 틀림이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그래도 모르니까 화투장을 가져와서 아무리 밀어봐도 뭐가 걸려야지 말이지요.

 

그래도 온 신경을 집중해서 밀었던 까닭인지 그 자리가 하루살이 눈곱만큼 볼록해졌습니다.

안경을 걸치고 살폈는데 더 안 보입니다.

 

그래도 최대한 훤한 곳으로 가서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그놈 손톱깎이를 들이댔지요.

그러고는 그 볼록한 부위를 최대한으로 집중해서 베어냈답니다.

 

이제는 팬티 스쳐도 훨씬 더 거친 바지에 대고 문질러도 따끔거렸던 거 사라졌습니다.

 

설혹 아직도 놈의 잔해가 제 몸 안에 남았다 해도 더는 신경 쓰지 않을 참입니다.

제 놈이 거기서 굶어서 죽든 내 몸의 살벌한 면역력에 조여서 죽든 상관치 않고서 말입니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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