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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5.12 상황의 노예

상황의 노예

짙은 녹색 2014. 5. 12. 15:56

상황의 노예

 

우리는 쉽게 ‘상황’의 노예가 된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

이러자니 저걸 못하고, 저러자니 이걸 못한다고

습관처럼 말한다. 특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연속으로 터지는 엄마의 자리에 서면

너무 놀라고 당황하여 자기도 모르게 자기 자신을

가장 불행하고 억울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게 상황에 압도당하면 당황스러움, 억울함,

분노, 무력감 등의 부정적 감정이 생겨나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 신의진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것> -

 

 

못하는 이유, 안 하는 이유를 찾자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자 하는 의지로

노력해야만 무엇이건 변화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자신을 굴복시키지 않고

그중에서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가는 지혜로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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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자괴감이 밀려옵니다.

불쾌한 세태를 보고도 분노할 수 없는 저 자신이 너무도 한탄스러워 치가 떨립니다.

요즘 나오는 드라마 '정도전'에서 정도전이 자신을 낮춰서 '밥버러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데 저 자신은 실제로 그 밥버리지만도 못하니 개탄스럽습니다.

잘못된 세상을 모른 채 내버려 둔다는 것!

눈 있고 입 있고 대갈통마저 다 달렸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거린다는 것!

 

87년의 그때처럼 어디선가 사방팔방에 모인 불쏘시개에 부싯돌 번쩍 긋는다면 온 세상 화들짝 타버릴 것도 같은데…

눈치만 살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 자신이 지금 이 순간 너무나도 미워지네요.

그 잘난 명분도 아니고 용기 한 방울이면 충분한데…

 

어떻게 불놀이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다음이 걱정입니다.

그다음이 제 계산서에 아직 없거든요.

 

그 계산서 뽑자고 그 옛적엔 맘도 컸었는데…

아~ 성글 거리던 그 눈빛들이 그립습니다.

 

저는 이렇게 망가져서 앞가림도 못 하지만, 그 푸른 기상들은 어디에선가 불끈불끈 야무지게 그 계산서 촘촘하게 채워가고 있겠지요?

언젠가는 그 푸른 기상들이 밝은 햇살 받으며 온 누리에 그 화려한 계산서 휘날리는 날 있을 거예요.

그런 망상으로 자괴감에 처진 어깨 무기력에 숙여버린 자존심…

 

괜찮아~ 괜찮아하면서 다독여봅니다.

가다가 힘들면 쓰러질 수도 있는 건데 쓰러져서 안 일어나는 것이 더 큰 문제지 다시 일어나려는 의지마저 없다면 그것이 바로 죄악이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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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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