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창 전체 방문자 수 → 홈페이지 오늘 방문자 수 → 방문통계 어제 방문자 수 →

'아침의_자전거_바이킹'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05.27 처음엔 걸어서 돌까도 했는데 자전거도…

처음엔 걸어서 돌까도 했는데 자전거도…

 

실은 일어나 보니 바깥이 너무 훤합니다.

한마디로 늦잠 잔 것이지요.

이부자리 정리하면서 고민도 했었거든요.

다섯 시가 조금 넘은 시각입니다. 15분쯤…

'갈까? 말까?'

'멀리 가지 말고 응암공원에나 갔다 올까?'

전번에 내의 입고 나갔다가 혼쭐났던 걸 생각해서 요번엔 아주 간소한 차림으로 문밖을 나섰답니다.

비틀거리는 제 몸짓엔 등산화 닮은 굵은 찐 달린 신발이 안성맞춤이거든요.

신발 끈을 매고서 막 나서려는 순간!

'이렇게나 늦었는데 꼭 걸어서 다닐 필요가 있을까?'

'자전거도 괜찮잖아! 그때처럼 안 좋았던 무릎의 균형 잡은 데도 자전거가 더 나을 걸…'

그래서 신발을 풀고서 다시 방으로 들어가 자전거 열쇠를 들고 나왔지요.

 

그렇게 다짐하고서 애초에 가려고 했던 공원에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대번에 제 판단이 글렀음을 깨달았지요.

 

그 시각이면 근방의 주민들 상당수가 나와서 공원을 휘돌며 아침 운동하는데 자전거로 그 사이를 지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조용한 환경에 달리는 차를 들이민다니…

이 얼마나 못되고 사악한 짓입니까?

 

아주 조심스럽게 공원 바깥으로 나가서는 특별한 정처도 없이 그냥 쭉 나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나아갔는데 '롯데마트'가 보이더라고요.

그쯤 되니까 그 부근을 살짝 넘어서면 냇가(영산강)가 있어 그 자리에서 잠시 머물렀다 들어오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런 맘에 좀 더 달렸는데 냇가는 안 보이고 엉뚱하게도 '정부합동청사' 건물 앞을 지나는 겁니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한마디로 길을 잃은 거예요.

 

아침의 자전거 바이킹-01

 

그쯤에서 오기가 생겼습니다.

말도 안 되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휴대폰에 지도를 보면 금방 찾아낼 수도 있었지만, 그냥 감으로 찾아가고 싶었습니다.

그 허세(?)와 여유를 인증하려는 심산에 느긋하게 사진도 한 방 찍고…

아침의 자전거 바이킹-02

 

그러한 선비 정신(?)으로 나가긴 하는데 막상 지금 달리는 위치가 어디쯤인지 당최 감이 안 오는 겁니다.

그러다가 큰길 옆에서 쪽문 하나를 보았지요.

'광주 과학기술원'이라고 쓰였더군요.

자세히 보니까 거기가 정문은 아니고 '광주 과학고등학교 쪽'으로 가까운 광주 과학기술원의 여러 후문 중의 한 곳입니다.

'아차 이런! 거꾸로 와버렸잖아!!!'

 

그쯤에서 돌아가기는 이미 너무도 늦었습니다.

여섯 시를 살짝 넘겼더군요.

그 시각이면 동생이 출근길에 막 들어설 시점입니다.

해서 아침 인사 날리고는 한참을 더 달리다가 쓸데없는 여유가 생기니까 저도 한 장 더 박아서 카톡에 올렸지요.

그러고는 들어왔답니다.

 

처음엔 걸어서 돌까도 했는데 자전거도 나쁠 건 없다는 판단 들더군.

그 덕에 이 아침에 온 동네를 휘돌게 되네.

 

아침의 자전거 바이킹-03

 

 

Posted by 류중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