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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10 오라! 저놈이 바로 가스누설경보기였구나~

오라! 저놈이 바로 가스누설경보기였구나~

 

오늘 새벽입니다. 어찌하다가 보니까 허리·다리 모두가 뻐근해서 더는 앉았기가 뭐했습니다.

그래서 잠시 일어나서는 저만의 몸풀이 운동(앉았다가 일어나서/두 손을 하늘 높이 쭉 뻗어 만세!/그다음은 왼쪽으로 몸통 돌리기/이어서 오른쪽으로도 몸통 돌리기/그 뒤로는 허리 뒤로 최대한 젖힌 뒤/마지막으로 최대한 무릎 펴서 앞으로 깊숙이 허리 굽히기까지)을 몇 차례 잇고 나서 거실로 나갔답니다.

문단속이나 잘 됐는지 확인해 보려고 말입니다.

 

이럴 때가 잦습니다. 한번 뭔가에 빠져버리면 몇 시간이고 꼼짝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서 그렇게 헛짓거리하기가 일쑤거든요.

어젯밤에 이어서 오늘 새벽도 그런 날 중의 하나입니다.

 

제가 이미 초저녁에 단속해버렸던지 문짝마다 굳게 잠겼네요. 그렇게 거실 불을 끄고 들어오려던 찰나 저기 냉장고 위쪽으로 벽면에 붙은 네모 상자가 눈에 띕니다.

불현듯 여태 오랜 세월 잠들었던 그거에 대한 궁금함이 깨어났어요.

'그래~ 오늘은 기어이 확인하고야 말겠어!!!'

 

그러니까 그게(①) 십여 년 전 이 집으로 맨 처음 이사 오면서부터 있었을 물건인데 원체 관심을 안 뒀기에 처음엔 인지조차도 못했답니다.

나중에 어느 순간부터는 마누라·애들이 모두 집 나가버리고 없으니까 제가 거기 부엌에서 지낼 일이 잦아졌지요.

그런 탓으로 머리 위로 늘어뜨린 무슨 형광등 닮은 전등 기구(②)가 무척 거슬렸습니다.

걸핏하면 머리에 부딪혔으니까… 했는데 그놈 접어서 위쪽으로 당겨 올리면서도 벽면에 그놈이 뭐였는지 아직 확인하질 못했네요.

 

~ Signal-01 ~

 

분명히 어느 날부터는 그것이 뭐였을지 무척 궁금했었는데… 오늘은 기어이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해서 방으로 다시 들어와 안경과 랜턴을 꺼내고 거실·부엌 조명도 가장 밝은 쪽 점등으로 바꾸어 켰지요.

 

~ Signal-02 ~

 

걸상에 올라섰습니다. 아~ 드디어 확인했지요. 놈이 그러니까 가스누설경보기였었군요.

아직 한 번도 건드리지 않았으니 그 지저분함은 차마 눈뜨고는 못 볼 모양샙니다.

 

~ Signal-03 ~

 

그래서 임시방편이 되겠지만, 먼지라도 닦아보려고 위쪽으로 걸레를 대는 순간 툭 떨어져 버렸습니다.

 

~ Signal-04 ~

 

그 순간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것 못질이나 나사로 고정한 것도 아니고 벽면에 걸어두는 걸쇠방식으로 걸렸던 거였습니다.

마침내 그 원리를 알았으니 빡빡 문질러서 닦아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 엄청난 찌든 때였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 자리에 걸어버렸죠.

 

~ Signal-05 ~

 

지금 가만히 돌이켜보니 새벽에 갑자기 그 일로 품었던 의혹 더더욱이 커졌습니다.

'내 참 가스보일러와는 한참이나 떨어졌는데 왜 하필이면 저리도 먼 곳에 경보기를 달았을까?'

'맞아 도시가스만 가스겠어^ 불이 났을 때 피어오르는 연기도 역시 가스가 아니겠는가?'

'그래 어쩌면 저것 화재발생경보기일지도 몰라!!!'

 

혹시 그렇다면 어쩌지? 나중에 파우더라도 뿌린 뒤 그걸 이용하여 깨끗하게 씻어볼 계획을 짰었는데 말이야!!!

파우더에서 생길 작은 거품을 불난 거로 오인해서 마구마구 울려댄다면 아파트에 난데없이 터져버린 그 자체만으로도 아파트의 대형 참사가 아니고 그 무엇이겠는가!!!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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