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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08 우와^ 배꼽에 엄청난 구멍이 생겼다!

우와^ 배꼽에 엄청난 구멍이 생겼다!

 

오늘도 여전히 그 운동(순번: 윗몸일으키기 → 팔굽혀펴기)을 하고 있었지요.

일어나자마자 예전처럼 거실로 나가 앞뒤 베란다 휘돌 고는 들어오려는 중에 뭔가가 눈에 띕니다.

옛날 모니터 한쪽으로 금(세로줄)이 나서 지금의 모니터로 바꾼 거였거든요.

그 헌 모니터 손아래 동생이 가져간다고 해서 여태 안 버리고 새 놈 들어온 골판지상자에 넣어두었었는데 장장 몇 달째 가져가지 않아서 아직도 거실 한쪽을 덩그러니 자리했거든요.

실재 그 크기는 별것도 아닌 것이 커다란 상자에 들었으니 자리만 많이 차지했었기에 그거 볼 때마다 매번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오늘은 분리하기로 생각했지요.

그러잖아도 침대에 등받이로 대는 그거가 너무 얇아서 뭔가가 더 필요했었는데 헌 모니터를 빼내버린 그 상자가 안성맞춤입니다.

모니터는 모니터대로 빼서 거실 한쪽 서랍장 위로 놓으니 제격이었고요.

 

은근히 어지러웠던 상황 이렇게 정리하고 들어와서 씻고 나니까 별나게도 상쾌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그 첫 번째 윗몸일으키기가 무척이나 경쾌했지요.

주변(주변이라고 해봐야 훌러덩 벗은 몸뚱어리가 전부지만) 둘러볼 여유도 남달리 컸던 그 시작이었거든요.

 

윗몸일으키기 할 때는 언제나 절대로 허리 반동으로 하는 것 하지 않고 순전히 뱃심으로만 올라오려고 애써 왔는데…

그래서 배 쪽에 집중했었는데… 오늘도 예전하고 별다름 없이 아래쪽으로 시선이 내려가서는…

 

처음엔 배꼽 밑으로 잡힌 그것(?)이 무척이나 애처롭게 보였는데 살짝 위쪽으로 올라와서 배꼽으로 시선이 가는 순간!

'우와^ 배꼽에 엄청난 구멍이 생겼다!'

놀라서 뒤로 나자빠질 뻔했습니다.

그 옛날 어떤 코미디에서 엄청나게 뚱뚱했던 고도비만자 코미디언의 웃음코드(배꼽에 십 원짜리에서부터 오백 원짜리 동전까지 넣었던 것 심지어는 탁구공도 집어넣더라!)가 떠올랐습니다.

후배들 중 뚱뚱이 놈한테 경고했었던 순간들도 떠올랐습니다.

지금 제 모습이 그것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는 겁니다.

충격입니다. 실로 말로는 도저히 그 설명 다 못할 엄청난 충격입니다.

스무 개 서른 개에 이르면 골골거렸었는데 오늘은 그 충격 탓이었는지 쉰 개까지 올라가네요.

이윽고 그 쉰 개를 넘어서자 물리적으로 힘들어 도저히 더는 못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전에도 늘 걸렸던 그것(아주 쉬운 자세로 윗몸일으키기를 하는데 오래하지 못했던 원인)이 정확하게 잡혔습니다.

그 다음에 할 팔굽혀펴기에선 허리가 아파서 더 못했던 것처럼 이것 윗몸일으키기에선 다른 것도 아닌 '종아리며 무릎이 아파서' 더 못했던 거였거든요.

결과적으로 윗몸일으키기의 핵심은 하체단련에 있었던 겁니다.

 

요새 몇 며칠을 어디로 걸어 다니질 했나, 그도 아니면 천하에 쉬운 자전거타기를 했었나?

제 몸뚱어리 아래쪽이 부실해서 그 간단한 윗몸일으키기도 몇 개 못하고 여태 나자빠졌다는 걸 생각하니까 미안해졌습니다.

저 자신한테 미안해졌습니다.

 

그것 해결하자면 무엇보다도 먼저 지금의 생체리듬을 바꿔야할 것도 같은데…

- 칠흑 같은 오밤중엔 멀뚱멀뚱 눈떠있고 훤한 대낮엔 잠에 골아 떨어졌고 -

이 환장할 생체리듬을 역전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우선일 듯싶습니다.

 

댓바람에 이것 바꾼다는 건 제 경험상으론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오늘 낮에는 있는 힘을 다해 바깥나들이를 나갈 생각입니다.

어쩌면 그것이 일그러진 저의 생체리듬 역전의 출발점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겠기에 그렇습니다.

 

오늘의 새벽운동은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다음으로 난데없이 '앉았다 일어서기'를 쉰 번이나 더했답니다.

그것 살짝 더할 수도 있었건만 헐헐거리는 제 숨소리가 여기저기로 너무도 크게 들릴 것 같아 그 정도에서 멈춰 세웠지요.

 

어쨌든 오늘은 저의 부실한 하체를 단단한 놈으로 가꾸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며 어그러진 생체리듬도 정상으로 귀환하는 첫 단추가 꿰매지겠지요.

그러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엄청난 천공 속에 감춰진 불쌍한 배꼽도 그 옛날 그 편편한 대지위로 돌아 와줄 걸 꿈꿔봅니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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