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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2.24 자전거로 운남대교도 타봤다!

자전거로 운남대교도 타봤다!

 

점심때가 다 되어가는데 그쯤에서 문득 아침이라도 들어야겠다는 판단이 섰었거든요.

정오를 넘어선 지 얼마 안 된 시각입니다.

무얼 먹을지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문득 또 이전에 받았던 문자메시지가 떠올랐어요.

[제목 없음]이란 꼬리표 번호에서 뭔가가 들어왔는데 그 끝 번호가 어렴풋이 짐작 가는 번호였지요.

아무 번호나 들어오면 틀림없이 스팸일 수도 있기에 그런 게 조금 걸리긴 했어도 짐작 가는 번호였기에 눌러봤던 겁니다.

열어보니 역시 아는 동생에게서 온 것입니다.

 

얼마 전에 휴대폰 초기화해버린 바람에 최신 전화번호 다 날아갔는데 컴퓨터에 저장된 오래된 'IE'의 '주소록'을 갖고서 대충 복원한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그 번호들 무척 오래된 거라서 '휴대폰 번호이동으로 바뀐 번호(국번 바뀌고 가운데 3이 추가된 번호)들'은 놓쳤기에 혹시 아는 놈에게서 왔다고 해도 지금처럼 '제목 없음'이 찍혔을 겁니다.

 

녀석이 보낸 소식엔 또 다른 아는 동생의 형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과 함께 그곳 장례식장에 대한 소식이었거든요.

바로 그 부분이 떠올랐지요.

 

거기 적힌 장례식장이 얼마 전에 동생 차로 한번 들렀던 곳이기도 했지만, 차로 갔기에 정확히 어딘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우리 지역에 있다는 건 분명했었는데…

해서 휴대폰(다음 지도)으로 검색했습니다.

'거리 7.8km - 택시비 약 7,200원' 그렇게 보여주네요.

'7.8킬로라… 얼마 안 되는데… 초행길이니까 그래도 한 시간은 걸리겠군!'

 

벌써 30년도 훌쩍 지났네요.

81, 2년도 일인데 고흥 바닷가 촌에서 광주에 올라와 유학했으며 그 시절엔 고물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했을 때였을 겁니다.

그 자전거로 고흥에 두 번이나 오갔습니다.

아주 묘한 깨달음인데 너무도 지치고 힘들면 손발 움직거리는 것도 부담이 가서 자전거 타는데 묘기가 나오더라는 겁니다.

오르는 비탈길 끝없이 올라야 했던 길이라면 그 고통 줄이려고 걸핏하면 서서 타야 했고 반대로 계속해서 내려가는 길이었다면 그 행복 만끽하려고 손발이 가장 편한 자세(두 발을 핸들 위로 올려버리고 핸들을 놔 버린 자세)로 탔었으니 그게 바로 고난도 묘기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엄청난 속도로 내려간 길 달리면 자전거가 지면에 안 있고 지면 위를 미끄러지는 듯하더라고요.

'이거 브레이크가 안 들겠는데…'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그런 맘이 스치면 갑자기 엄청나게 불안해졌습니다.

손발 다시 정상으로 내리고 부드럽게 브레이크에 손이 가봅니다.

강하게 잡았다면 그야말로 골로 갔을 거니까 그 정도는 알았거든요.

 

장례식장을 찾으면서 엄청나게 커다란 다리를 만났습니다.

대략 스무 해쯤 전에는 그 근방에 살았었는데 그 지역 도로망이고 뭐고 '산전수전'이 돼버렸데요.

아무래도 새로 뚫린 길이었겠지요.

휴대폰에 찍혔던 도로 끝까지 가버렸기에 인제 그 도로를 벗어나 좌우 갈림길로 빠져야 할 판이었답니다.

해서 그제야 안경도 꺼내 놓고 그늘진 곳으로 다가가서 휴대폰을 유심히 살폈지요.

'분명히 이 근방에 있을 성 싶은데…'

다시 거꾸로 50m쯤 더 거슬러 탔답니다.

'혹시 저것이 아닐까?' 드넓은 들판에 덩그러니 놓인 큰 집이 보입니다.

아까 내려오면서도 봤던 집인데 그때는 안경을 안 꼈기에 그냥 스쳤거든요.

안경 끼고 보니까 건물 지붕에 장례식장 이름이 보이더군요.

 

이 글 쓰려고 휴대폰이 아니라 컴퓨터 브라우저에서 다음 지도를 펼쳤는데 더 확연하게 보입니다.

그런데도 여기서는 아직 장례식장 건물까지는 안 보이네요.

 

~ 가는 길 그리고 가는 길 - 01 ~

 

어제 처음 알았습니다. 장례식장 지하에도 빈소가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제 상식으로는 보통 지상에서만 봐왔었기에 지상에서 마구 찾다가 그곳 직원을 만나 여쭸더니 빈소 배치도가 있는 곳을 일러주더라고요.

 

망자께서 저랑 동갑(53세)입니다.

다소 충격받았네요. 제 딴엔 제가 아직 젊다고 생각해 왔던 터라서 그 사연이 더욱 궁금해지기도 하더라고요.

 

막상 당사자 동생 놈은 장지 여건 물색한답시고 그곳으로 가버렸기에 못 만났고 제수씨하고만 이런저런 사연 나눴었네요.

그러면서 평소 몸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닫게 되더라고요.

옆자리에서 주고받는 이야기도 그 깨달음 더해줍니다.

'아이고 쯧쯧… 몸이 좀 피곤해서 그러나 싶었다지. 막상 확인하니까 이미 다른 장기로 다 전이 됐었다고… 쯧쯧 젊은 사람이 너무 안 됐어…'

 

언제 올지도 모를 동생 놈한테 전화·문자 넣었건만 대답도 없더라고요.

그래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데 혼자서 마냥 기다리기가 뭐하다며 제수씨한테 말하고는 떠나왔네요.

 

그러면서 아까 오면서 힘들게 했던 그 다리 왜 그랬는지 그것도 확인합니다.

다리를 꽤 높은 곳에 설치했기에 그 시작과 끝이 경사졌다는 것도 안 것입니다.

제 사는 곳에선 이런 다리 몇 개 없는데 여기서 만나니까 그 또한 기뻤답니다.

 

~ 가는 길 그리고 가는 길 - 02 ~

 

그리고 가신 분 인제 이승의 한 다 내려놓으시고 부디 평안하게 잠드십시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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