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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30 저 꽃 한 송이가 뭐라고 수십 년 지기 친구들한테 왕 눈총받을뻔했지.

저 꽃 한 송이가 뭐라고 수십 년 지기 친구들한테 왕 눈총받을뻔했지.

 

며칠 전 주말(18년 10월 27, 28 양일간)엔 아주 오랜 벗들이 모여 '초등학교동창회'를 가졌습니다.

 

우린 올해로 70회째 졸업생을 배출한 고흥 풍남초등학교(http://pungnam.es.jne.kr/user/indexMain.action?siteId=Pungnam_es) 동창들입니다.

1971년도에 들어가서 6년을 배우고 1977년도에 졸업(29회)했던 학도들이었죠.

그해 졸업했던 생도가 아마도 120명 안팎이었을 겁니다.

 

개중에 8, 9할쯤의 대부분이 그 초등학교 중심에서 3, 4KM 남짓 거리의 중학교(고흥 풍양중학교(http://gh-pungyang.ms.jne.kr/user/indexMain.action?siteId=gh-pungyang_ms))에 들어갔으니 실제로 마흔 해를 훨씬 넘게 헤어졌을 친구는 드물었겠지만, 제가 안은 장애 탓인지 실지로 그러는지도 모르지만, 이번에 만난 스무 명 안팎의 작은 쪽수에서도 일부에서는 그만큼의 아득함이 느껴지데요.

우리 함께 모여 노는 중에도 또 두루뭉술 뭉쳐서 돌아다닌 중에도 어떤 면상은 인사를 했는지 안 했는지 몰라 맘에 걸렸었는데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그 부분이 내내 찜찜합니다.

 

특히나 그녀가 초등학교 시절 아무도 모르게 은근히 짝사랑했던 그녀(손희)가 틀림없었을 텐데 눈인사 한 번 못 건네고 돌아왔다면 그거(서로 확인해서 안부 전하는 것) 하나 제대로 삭히지도 못하고 끝내는 미완으로 돌아온 저 자신의 뒷모습이 한없이 미워지네요.

 

 

그 일이 있기 며칠 전 우리 동창회 남부 갈래(고흥 풍남초등학교 동창회 남부 갈래(광주, 전남) 모임) 회장을 맡은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었습니다.

우리 동창들이 전국으로 흩어져 사는데 모두가 한날한시에 모이긴 매우 어렵기에 위쪽은 위쪽대로 아래는 아래쪽대로 모이기로 했던 상황입니다.

그랬기에 남부 갈래 모임은 몇 번 참여했지만, 그 전체가 모이는 곳엔 극히 드물었거든요.

 

치유가 쉽지 않은 '깊은 장애'에 '만년 백수'인 제 처지를 생각해서 우리 벗들 일체의 비용부담 말고 몸만 오라는 데도 꾸준히 참석하기는 그리 만만치가 않네요.

그런 중에도 녀석들 제 자존심 건드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걸 보면 마치 올림픽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최선으로 힘 기울이는 것과 전혀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고흥으로 고흥에서 저 아래쪽 녹동을 향해 갔었고, 거기서 또 거금도로 소록도를 오가기도 했으며 우리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물론 주요 목적지인 순천만으로 가선 별것들을 다 봤답니다.

순천만에 가면 '순천 생태공원'이 있죠, '순천정원박람회장'이 있거든요.

 

그 둘을 돌아다니면서 걸음걸이도 매우 부실한 제가 하마터면 '성인 미아'가 될 뻔했답니다.

애들이 저를 배려하고 또 배려해서 거기 관광객 대부분이 이동하는 흐름보다 훨씬 느리게 움직거렸는데 하필이면 제가 어느 지점에서 어떤 꽃에 홀라당 빠져버렸지요.

 

'저것이 뭘까? 저렇게 하얀 거로 봐선 억새를 빼닮았는데 억새가 저렇게 크지는 않은데…'

'그럼 갈대??? 아냐! 갈대로 안으로 오므려졌다가 빼꼼 내밀기만 했지, 저렇게 황홀하게 벌린 놈을 본 적이 없잖아^^^'

 

그놈에 반해서 한참이나 서성대다가 마침내 우리 일행을 놓쳐 버렸습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안 보입니다. 더군다나 눈도 나쁜 놈이 그 많은 관광객 틈에서 우리 몇 놈을 걸러낼 수 있었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가던 길을 그대로 지났다면 출렁다리 같은 걸 지나 건너편 휘돌아 도는 동산에 올랐을 게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대책 없이 그 다리를 다 건너서 둘러봤지만, 역시나 안 보이기에 마침내 핸드폰을 꺼내 들고는 키가 커서 저를 잘 찾아낼 만한 친구 놈한테 전화를 넣었지요.

녀석이 받고는 그들은 그들 나름으로 저를 찾으려고 다른 데로 가지도 않고 제가 안 보이는 그 자리에서 안간힘을 썼다는 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길치에 상황파악이 늦은 저로선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도 한참이나 헤매야 했답니다.

여차여차 어렵사리 우리 동무들 다시 만나니까 너무 좋아서 전 그만 얼싸안고 싶어지데요.

그 순간 친구들이 제게 보낸 그 시선 / 그건 측은함이 아니었습니다.

 

따스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미안함이었습니다.

제가 진짜 녀석들에게 미안해야 하는데 녀석들이 저의 그런 부끄럼마저도 삭여버리더라고요.

 

친구들아 고맙다~

풍남초등학교 29회 졸업생들아~ 내가 부족해서 정말 정말 미안하고 또 고맙다!!!

 

 

~ 친구야 내 친구야 - 01 ~

 

 

~ 친구야 내 친구야 - 02 ~

 

 

~ 친구야 내 친구야 - 03 ~

 

 

~ 친구야 내 친구야 - 04 ~

 

 

~ 친구야 내 친구야 - 05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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