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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02 일상 몇 개를 지금 한꺼번에 쏴 봅니다.

일상 몇 개를 지금 한꺼번에 쏴 봅니다.

 

벌써 그날이 일주일이나 되었네요.

지난달 25일 그러니까 6.25날의 이야깁니다.

 

철철이 그 어떤 날이 됐건 국기 다는 날이면 기어이 그놈의 국기를 달았었는데 하필 그날은 못 달았답니다.

아니 못 단 것이 아니고 너무나도 철 늦은 시각인 열 시가 다돼서야 달았지 뭡니까?

제시간에 맞춰서 제때 거둬들이진 못할망정 늘 이른 아침에 달았었거든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어느 날 잠자릴 잘못했는지 그즈음에도 너무나도 목이 불편해서 잠을 제대로 못 이뤘지요.

당연히 늦잠 잘 수밖에요. 하는 수 없이 국기 다는 시기를 놓친 겁니다.

 

어쨌든 철 늦게 국기를 내다 걸면서 문득 쑥 개떡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어머니한테 그 이야기 하고서 들어와서 다시 잠들었는데 깨어나서 아침을 뜨려고 냉장고 열어보니 그것이 보인 겁니다.

 

쑥버물(쑥버무리: 멥쌀 가루를 쑥하고 버무려서 찐 떡)입니다.

쌀가루가 없으니 어렸을 적에 늘 그랬던 거처럼 밀가루를 그냥 버무려서 쪘네요.

도대체 쑥은 어디서 났을까 싶었는데 나중에 어머니 그러시데요.

경로당 친구 중 누가 줬던 건데 여태 냉장고에 들었었다고 말입니다.

저는 그 뒤로도 한 차례 더 얻어(?)먹었답니다.

~ 빡빡이 - 01 ~

박은 날: 15/06/25

 

이날은 몹시 난처했던 날입니다.

거기가 말 그대로 엄청나게 가려울 때가 있었거든요.

세상에 멀쩡한 놈이 그곳을 싹둑 자르고 깎아버릴 건 상상도 못 하고 살았답니다.

아마도 4~5년쯤 전이었을 거예요.

너무도 가려우니까 아닌 밤중에 홀딱 벗고서 화장실 들어가서 빠득빠득 문질러서 씻고 오는 게 그나마 유일한 해결책이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생각했지요.

'그래 이 속에 피 빨아먹고 기생하는 놈들이 있을 거야. 그놈들 싹을 말려 버리자!'

그래서 생각해낸 게 사타구니 면도였지요.

 

그 처음은 뭉텅이로 잡아서 가위로 잘라내고 또 일회용 면도기를 조심해서 밀고 끊고…

아마도 한 시간은 들였을 겁니다.

그렇게 엄청난 시간과 공을 들였건만 무사하게 마치는 것 실패했답니다.

난생처음 알았지요. 그 자리가 얼마나 부드럽고 연약한 자리였는지를 말입니다.

어쩌면 생두부보다도 더 부드러울지 몰라요.

얼마나 여러 군데 베었던지 화장실이 온통 피범벅이 됐던 그 처음 시도였지요.

아래쪽으로 깊숙한 곳은 손 하나 못 댔던 게 그 자리 깎았던 맨 처음 시도입니다.

 

그래서 몇 년이 지나 그 두 번째도 면도했을 때는 전기면도기를 하나 샀지요.

당연히 그걸 사타구니 전용(?)으로 샀기에 얼굴 쪽으로는 안 씁니다.

사타구니 전용 면도기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만(저는 그런 면도기가 있었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놈을 얼굴에 갖다 대자면 기분이 찜찜할 테니까 안 쓰는 거지요.

대신 안면 부위는 일회용 면도기를 씁니다.

 

제가 요번에 면도하면서 난처했던 게 뭐냐면 이렇습니다.

처음 덥수룩했을 땐 당연히 가위를 가져와서 싹둑싹둑 잘랐겠지요.

그런 다음 인제 가위가 물러나도 면도기만으로도 해볼 수 있겠다 싶으면 면도기를 갖다 댔지요.

 

그놈의 면도기도 면도기 칼날에 터럭이 가득하면 안 되니까 이따금 분리해서 말끔히 털어낸 뒤 다시 꽂아 써야 하거든요.

요번에도 어느 정도는 돌다가 터럭이 가득 찼는지 멈추더군요.

분리해 보니 사방에 가득합니다. 이리저리 깊숙이 박혀서 아무리 불어도 잘 안 빠집니다.

하는 수없이 구둣솔 닮은 '옷솔'을 가져와서 이리저리 밀어봤거든요.

아니 밀어보려고 했었거든요. 두어 번쯤 밀었을 땝니다.

 

손에 잡혔던 면도기 칼날이 빠져서 화장실 변기 속으로 툭 떨어졌지요.

천만다행으로 늘 깔끔한 상태로 쓰니까 말간 자리에 그것이 훤히 보이긴 했지만 잠시 망설여지데요.

'저걸 집게로 꺼내? 그냥 손으로 꺼내?'

그 망설임 오래가지 않고 곧바로 손이 내려갔지요.

집게로 잡다가 혹시라도 실수해서 영영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맘이 스치니까 망설일 이유가 없어진 겁니다.

그렇게 빼내고는 맑은 물(?) 깨끗이(?) 닦은 뒤 훌훌 불고 수건에 대고 툭툭 쳐서 물기를 모두 빼냈답니다.

 

그리고는 나머지 면도를 이어갔지요. 요번 면도는 그간 많지는 않았지만, 그것도 경력이라고 요령이 한층 늘었습니다.

그래서 그 마지막은 아직 면도기가 멈출 만큼 터럭이 가득 차지 않았음에도 미리 빼서 털어낸 뒤 그 마무리 완벽하게(?) 마치고 싶었거든요.

해서 두 번째로 면도기를 분해한 뒤 이번에도 아까처럼 칼날을 그것 옷솔로 문지르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요번에는 아까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칼날이 빠져나가서 변기 속으로 퐁당 빠져버렸습니다.

그때가 돼서야 깨달았지요. 칼날하고 칼날 집도 분리해서 청소해야 한다는 걸 말입니다.

그러니까 아까는 칼날 집에 칼날이 꽂힌 채로 변기에 빠졌었는데 요번엔 그 작은 덩어리가 또 분해되어 변기 속에 빠졌던 겁니다.

 

이번엔 너무도 작아서 집게로 집고 말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얼른 팔을 뻗어서 그게 잡히는지부터 챙겨야 했었으니까 말입니다.

 

어찌 됐던지 그날의 심각한 자리 면도 무사히(?) 마쳤답니다.

예전에도 거기 면도하면서 그런 생각 했었거든요.

 

'내가 미쳤지. 진작에 마누라 있을 때부터 면도하고서 잠자리했으면 얼마나 편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남녀 각각에 전용이든지 공용이든지 사타구니 면도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옛날 한창 좋았을 때 이야긴데요. 입술에 뭔가가 걸려서 그 고도의 분위기 살짝 씹혔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뒤늦게 그 추억(?) 들춰보네요.

~ 빡빡이 - 02 ~

박은 날: 15/06/27

 

텔레비전과 모니터를 같은 줄 위아래로 두고서 보고 싶은 것 골라서 봤는데 사실은 그 게 문제였습니다.

앉아서 보자니 너무 가까워서 못 보겠고 누워서 보자니 눈이 나빠서 귀 따로 눈 따로이니 그 또한 불편해서 못 참겠고…

하여 그 비좁아 터진 곳에서 웅크리고 누운다든지 침대 매트리스에 뒷목 받히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텔레비전을 보곤 했었답니다.

그 탓에 목이 완전히 돌아(열 받다?)버렸습니다.

고개 돌릴 수도 없지… 그렇다고 숙일 수도 없지…

잠자리는 고사하고 자전거 타고 어딜 다니면서도 고개를 못 돌리니까 그 위험 오죽했겠습니까?

그래서 모니터와 텔레비전을 분리해서 각각의 자리에 두었답니다.

'근육 완화제' 약국에 가면 몇천 원으로 쉽게 살 수도 있겠지만, 요번만큼은 저의 비틀린 자세 탓에 생긴 거니까 당분간 더 참기로 작정합니다.

~ 빡빡이 - 03 ~

박은 날: 15/06/29

 

드디어 어제는 평생의 숙원이던 '빡빡머리'에 버금갈 정도로 바짝 밀었답니다.

전에 어머니 말씀도 있고 해서 낮에 문득 머리 자를 걸 생각했답니다.

자주 가는 미장원에 전화했더니 한 삼십 분쯤 뒤에나 가능하다고 그랬지요.

해서 일단은 문단속부터 하고는 자전거를 끌고 나갔지요.

 

그간 목이 안 좋아서 운동다운 운동도 통 못하고 방 안에서 겨우 '윗몸일으키기' 나 '팔굽혀펴기' 몇 개가 고작이었는데 기왕이면 자전거 타면서 그 부족분의 운동도 채우고 또 덩달아서 여분의 시간 삼십 분도 메울 참에 나갔습니다.

우리 아파트 옆으로 살짝 더 나갔더니 그 아파트(신동아) 상가엔 세상에 미장원이 세 개나 나란히 있습니다.

어느 곳에도 들리지 않고 돌려서 한참을 지나 인터넷에서 미장원이 많이 있는 걸로 확인했던 '먹자골목'에 들어섰는데 거기 가격대라도 알아보려고 뉘 집에 들어가니까 그곳 쥔장이 절 무척이나 반깁니다.

세상에 언제 봤다고 절 뻔히 아는 체하데요.

실제로 아는지 모르는지 '전에 한 번 오셨잖아요! 많이 좋아졌네요. 이리 와봐요!'

꼭 낚인 것 같았습니다.

 

기왕에 들렸으니 빡빡 미는 기분으로 깎아버리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대한 짧게 잘라달라고 그랬답니다.

 

군(방위 받을 때)에서 취사병으로도 이발병으로도 있었습니다.

그 시절(83~4년도)은 손가락이 아주 잘 움직여서 손목이 날았었는데…

 

거울 속으로 보이는 바짝 잘려나간 제 얼굴 흡족했습니다.

그랬지만, 나오면서는 당황스럽더군요.

맨날 5, 6, 7천 원에 그것도 한 푼이라도 건네고자 애쓴 덕에 그 정도에서 그쳤지 자칫하면 한 푼도 못 내고 돌아올 때가 잦았던 저로서는 '만 이천 원' 달라고 그러니까 솔직히 덜컹했답니다.

바로 앞의 '이용원'에서 전에 해본 적이 있었는데 그 자리가 그런 정도의 이발비를 달라고 해서 요번엔 차라리 미용실에서 싸게 하려는 속셈으로 막 돌아서서 만난 미장원이 바로 그 자리였으니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겠지요.

제 딴엔 티 내지 않으려고 그랬겠지만, 장사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그것 몰랐겠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미용실 비용 작년보다 2~3천 원 올랐을 거란 짐작입니다.

제 단골로 다니는 미장원 쥔장 아직 단 한 번도 그것 정가를 불러본 적이 없었으니 본래 수준이 그 정도인지 작년부터 올랐는지 그런 것도 모를 일이지만 말이에요.

 

어쨌든 살짝 놀라긴 했어도 제 머리 만족합니다.

이 정도로 심하게 밀었던 때가 도대체 언제이었을지 아득하네요.

 

입대할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었고 중고등학교 때…

어쩌면 초등학교 때는 당연히 빡빡 밀었을 테니까 그 시절을 빼버리면 그 마지막이 어쩌면 중학교 입학하던 시점(1977년 3월)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그렇고 어제 아무도 몰래 살짝 먹었던 서운한 감정 인제라도 풀렵니다.

- 미용실 아주머니! 고맙습니다. 저 이렇게 빡빡 밀어줘서 고맙습니다~ -

~ 빡빡이 - 04 ~

박은 날: 15/07/01

 

이상으로 지난 며칠 간의 일상 몇 개를 시원하게 또는 이상하게 쏘았습니다.

여러분의 일상은 저보다 훨씬 얌전하게 흐뭇한 일상이기를 축원할게요.

그럼 좋은 하루 되십시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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