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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20~30년 전 총총했던 정신머리 인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구나~

 

대략 반년쯤 됐을까요? 컴퓨터의 자판 이야긴데 사용 중인 것 쓰기가 불편해서 쇼핑몰 뒤져서 새로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새 놈 가격 대가 제 사정에 비해선 너무나도 높더라고요.

하여 그놈 하나 살 비용으로 택배비 뽑고도 두 개나 들일 수 있는 중고품을 구했답니다.

 

거기 쇼핑몰 설명으론 중고긴 해도 사용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도 없다는 이야기였는데 막상 쓰다 보니까 그 겉모양새와는 딴판으로 여간 불편한 게 아녔답니다.

그 전에 쓰던 건 시프트키가 잘 안 눌러져서 그걸로 갈아탔는데 요놈은 같은 브랜드의 중고품이었는데 하나같이 엔터키가 잘 안 눌러지는 겁니다.

어떨 땐 별일 없이 눌러지고 또 어떨 땐 안 눌러져서 힘줘서 치면 따닥따닥하기까지 하고…

 

해서 이놈들도 이 상태로 계속 쓰다가는 스트레스 쌓여 골로 가겠다는 판단에 갈아치우기로 했었습니다.

그때가 벌써 일주일도 더 지난 거 같은데 이제나저제나 쇼핑몰에서 연락이 없는 거 있죠?

도저히 안 되겠다 싶기에 제 컴퓨터 즐겨찾기에 넣어둔 쇼핑몰 들을 일일이 찾아 로그인하고는 주문·배송 조회를 해봤답니다.

그랬는데 그 어디에도 키보드 주문했다는 흔적이 없습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얼른 정신 가다듬고서 인터넷에서 뭔가를 사들일 때 써먹는 계좌가 있는 은행사이트 들어가 입출금 조회를 해봤지요.

당연하겠지만, 그 역시도 없습니다.

'어휴~ 내 정신 좀 봐라^ 도대체 뭘 해놓고서 이리도 기다렸단 말이냐^^^'

 

다시 쇼핑몰을 뒤져서 비용은 저번과 같지만, 브랜드가 다른 자판 두 개를 역시나 택배비 포함해서 만 원짜리 한 장으로 해치웠지요.

그 며칠 전엔 주문하고서 주말이 끼니까 닷새나 걸려서 들어오더니만, 요번엔 주초에 주문해서 그런지 딱 사흘 만에 들어왔지 뭡니까?

그날이 바로 어제입니다.

 

들어오자마자 가장 먼저는 다른 데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을 요량으로 그것 엔터키부터 눌러봤지요.

둘 모두가 멀쩡한 듯 부드럽습니다. 좋았지요. 그보다는 마음이 그렇게도 요란스러울 일도 아녔지만, 마냥 기뻤습니다.

얼른 둘 중 하나를 꺼내서 기존에 달린 놈 떼어내고서 갈아치웠답니다.

 

그러고는 떼어낸 놈들 거실로 가져가서 전부터 버리려고 했던 다른 가전들(19인치 텔레비전 겸용 모니터와 고장은 안 났지만, 너무 커서 무거울 뿐만 아니라 자리를 많이 차지해 사용하기 불편했기에 젖혀 뒀던 키보드 하나)과 함께 모아서 버리기로 했던 겁니다.

그놈들 모두 버리고 온 뒤 컴퓨터에 전원을 넣고서 자판에 들어오는 불을 보면서 새로운 기분 가지려고 했던 거거든요.

 

거실에 놓인 일반 쓰레기 상자와 함께 그 모두를 한꺼번에 들고 내려가려니까 정말이지 식은땀이 절로 나대요.

아파트 우리 동에는 소형 가전품 수거함이 없으니까 먼저 일반 쓰레기부터 처리하고 돌아와서는 1층 현관 앞에 둔 나머지 가전들 들고서 옆 동의 거기로 가서 역시나 어렵사리 들고는 모두를 손에서 떼지 않은 채 수거함에 넣으려고(웃기지만) 안간힘을 써서 일일이 조심스럽게 넣고 들어왔답니다.

 

~ 속절없이 떠나간 정신머리… 01 ~

 

그렇게 홀가분한 맘으로 들어와서 얼떨결에 거실에 놓인 높은 찬장을 살폈는데 거기 또 분명 기판을 닮은 뭔가가 놓였습니다.

'아차^ 저건 뭐지???'

손을 쭉 뻗어서 조심스럽게 내려보니 아닌 게 아니라 그것들이 자판이지 뭡니까?

그도 아직 비닐에 쌓인 껍질도 벗기지 않은 그런 새 놈의 자판을 말입니다.

'이런 환장할… 이렇게도 멀쩡한 놈이 두 개나 집에 있었는데 내가 여태 뭘 했던 거야!!!'

 

~ 속절없이 떠나간 정신머리… 02 ~

 

둘러싼 상자는 일반쓰레기통에 버리고서 놈들을 방으로 들고 와서 이번에 산 나머지와 함께 농장 위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어이가 없지만, 이런저런 정신 나간 사태가 그래도 남겨져야겠기에 사진으로 담아 블로그에 올리고자 했습니다.

 

이건 높으니까 사진 예쁘게 박으려면 걸상 놓고서 거기 올라서서 찍어야 제대로 박힐 거 같았어요.

해서 올라섰는데 이번에 저만치서 둥그렇고 시커먼 그것이 보입니다.

'어! 저거 뭐지? 모니터 같기도 한데…'

아닌 게 아니라 역시나 제 예상대로 이건 모니터입니다.

 

전에 텔레비전을 22인치로 사다 보니까 그것이 컴퓨터와 연결됐기에 19인치 컴퓨터 모니터와는 묘한 충돌을 일으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컴퓨터 모니터도 그놈을 갈아치우고 22인치로 바꿔야 했었답니다.

그때의 그 모니터를 버릴 생각이었으면 거실에 내다 뒀을 텐데 그럴 맘이 없었나 봐요.

어제도 보니까 거기 모니터에 보안기까지 달려있어 그냥 버리기엔 뭐했거든요.

혹시 지금 쓰는 모니터에 이상이 있으면 예비품으로 그거라도 있는 게 나을 것도 같았으니까.

 

~ 속절없이 떠나간 정신머리… 03 ~

 

그나저나 이렇게도 정신없이 살고 있으니 저 인제 어떡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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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게 침해의 한 증상일지도 몰라.

믿고 싶지 않지만, 믿고 싶지 않지만…

설혹 그렇다 쳐도 죽어도 믿고 싶지 않지만…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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