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창 전체 방문자 수 → 홈페이지 오늘 방문자 수 → 방문통계 어제 방문자 수 →

'컴퓨터_부팅을_못해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7.09.07 만원 안짝의 중고 CPU로 갈아 뀌어 봤는데…

만원 안짝의 중고 CPU로 갈아 뀌어 봤는데…

 

지금 가진 제 컴퓨터의 CPU 사양이 E2160이고 1.80GHz도 다 안 나온 거 같습니다.

그리고 머더보드는 775 소켓이고요.

 

컴퓨터 하드웨어에 관한 지식이 없어 그 분야에선 거의 꽝이지만, 인터넷 쇼핑몰 돌아다닐 때마다 꼭 한두 번은 CPU에 대한 유혹을 받았답니다.

컴퓨터의 인터넷 뜨는 속도가 너무나도 느렸고 가끔은 '정체'가 걸려서 컴퓨터가 꼼짝도 없이 멈춰선 걸 보고는 그 원인이 여러 가지겠지만, 낮은 사양의 CPU도 틀림없이 한몫하리라고 믿었으니까.

 

오랫동안 참아왔던 그 유혹을 며칠 전엔 결국은 버티지 못하고 775 소켓의 메인보드에 어울릴 좀 더 높은 사양의 CPU(E8400)를 사들이기에 이르렀답니다.

그 비용이 7, 8천 원이어서 택배비까지 보태 만원 안팎이었지요. 그 비용에 컴퓨터 성능 획기적(?)으로 좋아진다면 해볼 만한 투자라 여겼어요.

 

마침 그제 그것이 들어왔습니다. 그날 그러잖아도 웹 문서에서 여러 노래를 들으면서 그 노래들이 무작위로 흐를 때 그 노래에 대한 제목을 음악 태그 바로 밑에 난 입력 상자에 보이게끔 하는 걸 성공했기에 무척 흥분된 상태였습니다.

 

날이 어둑어둑 해 질 무렵 경비실에서 찾아왔기에 다음 날 작업해도 충분했을 것을 저는 맘이 급했습니다.

메인보드나 시디롬 또는 주전원 공급장치를 갈아본 적은 있지만, CPU 쪽은 난생처음이라서 철두철미(?)하게 준비해야 했습니다.

 

해서 가장 먼저는 컴퓨터를 통째로 날릴 걸 감수하고서 자료부터 챙겨야 했었습니다. 하여 C 드라이브에 현재 진행 중인 작업부터 백업하고요 그다음으로 나머지 하드 디스크도 별도의 디스크에 백업해 뒀습니다.

이젠 최악의 상황이 닥칠지라도 자료만큼은 남겼으니까 다소 여유롭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CPU를 받치는 구조(CPU 쿨러 및 CPU의 조립 상태)를 잘 몰라 무척 걱정했는데 막상 손대보니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더라고요.

그랬기에 CPU를 덮고 있는 쿨러부터 먼저 떼어 냈답니다. 했는데 그 자리 온통 먼지로 뒤범벅이 된 거 있죠?

 

~ CPU가 뭐길래 - 01 ~

 

그 시각이 자정을 갓 넘긴 시각인데 막상 저렇게 제 카카오스토리에 말은 써 놓고도 제 맘은 컴퓨터를 한치도 벗어나질 않데요.

'야! 이럴 때 커다란 주사기라도 있어서 CPU며 그 주변 먼지를 다 빨아버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황당한 맘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답니다.

 

그러다가 아주 어렸을 적(그 옛날 직장인 신세였을 때)에 썼던 옷솔을 떠올렸지요.

'그래 옷솔로 조용히 문지르면 시끄러울 턱도 없고 먼지가 날아다니지도 않을 거야…'

 

먼지가 방안을 떠돌면 안 되니까 본체와 CPU 쿨러 그리고 옷솔을 들고서 화장실로 들어갔답니다.

맨 처음엔 가볍고 작은 CPU 쿨러부터 옷솔로 문지르기 시작했어요.

이것 금방 끝낼 줄 알았는데 닦아도 닦아도 계속해서 먼지가 내려앉습니다.

 

이러다간 날밤을 까도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부드러운 옷솔 던져버리고 대신 화장실 바닥이나 거실 쓸 때 쓰는 까칠까칠 가는 솔 딱딱하게 뻗친 플라스틱 비로 쿡쿡 쑤시면서 문지르기 시작했답니다.

그랬더니 CPU 쿨러에서 인젠 드디어 먼지 뭉텅이까지 쏟아져 내립니다.

 

이쯤이 되자 조용히 작업하려던 그 각오 오간 데 없이 사라져버리고 빗자루로 팍팍 치는 소리까지 울려 퍼졌을 테니 아래층에선 얼마나 또 괴로웠겠습니까?

엉거주춤한 자세로 제가 선 자리 화장실 바닥이며 양변기 위쪽으론 온통 먼지로 가득 찼습니다.

 

그쯤에서 드디어 깨닫고는 이보다 더 시끄러워선 안 되겠다는 판단에 다시 새색시처럼 손길이 매우 부드러워졌답니다.

인제 CPU 쿨러는 그쯤으로 청소하는 걸 마쳤으며 마침내 아직 CPU가 꽂힌 컴퓨터 본체에 빗자루를 넣기 시작했답니다.

 

이는 누가 봐도 기가 찰 노릇입니다. 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CPU를 글쎄 화장실 빗자루로 쓸고 닦는다는 거^^^

조용히 하려고 애쓰긴 했지만, 본체는 또 오직 넓고 거기 달린 냉각 팬 또한 한두 갭니까?

 

그렇게 쓸고 닦아서 방안으로 들인 뒤 정말 시끄러운 작업 끝났다는 표식으로 샤워기 잠깐 틀어 양변기 위며 바닥에 흥건한 먼지를 순식간에 밀어버리고 방으로 들어왔네요.

 

그러고는 비장한 각오로 CPU 놓인 자리 들여다봤는데 그것 역시 시커먼 흙먼지 걷어내니까 별것도 아닌 거 같았습니다.

CPU 뚜껑에 스프링 강철로 덮어 놓은 거 살짝 틀어서 걷어 올리면 그만이었거든요.

아닌 게 아니라 일사천리로 기존의 CPU 빼고 새로 산 CPU 넣는 거까지 단 몇 초(?) 만에 끝이 납니다.

 

뒤이어 모든 부속 자원을 컴퓨터에 꽂고는 마침내 그 처음보다 더욱 긴장된 맘으로 컴퓨터를 켰답니다.

이어서 자판과 모니터에 불이 들어옵니다. 그 순간에 얼른 Delete 키를 눌러서 시모스 창을 불렀습니다.

 

시모스에선 어떤 모양새로 나올지 그것부터가 궁금했었으니까…

그랬는데 거기서 아직 본체에 하드디스크 두 개가 연결됐음을 확인했지요. 제가 아까 하드디스크 백업하고는 깜빡 빼지 않았던 걸 그 자리서 확인한 셈입니다.

 

SATA 방식으로 연결됐기에 바로 빼고는 시모스에서 빠져나오는데 어찌 된 까닭인지 컴퓨터가 꺼져버렸습니다.

다시 컴퓨터를 켜면서 역시나 시모스를 불렀는데 어디가 잘못돼서 아까 꺼졌는지 도통 모르겠데요.

 

그냥 모르겠기에 시모스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인제야 컴퓨터가 정상을 켜지려나…'

그러나 그 생각 정말이지 '낭만에 참기름 친 개꿈'에 불과하데요.

 

아무리 새로 켜도 윈도가 나올 무렵이면 컴퓨터가 그냥 스스로 꺼져버렸으니까.

정말이지 미치고 팔딱 뛰게 생겼습니다.

 

윈도우 복구 시디를 넣어도 아예 시디로 넘어가지도 않았고, 그랬으니까 윈도를 새로 깔려도 깔 수조차 없는 상탠 겁니다.

'진짜 이대로 끝인 거야^^^'

 

한 번은 켜지면서 도스 화면이 보이자마자 F8 눌러서 '안전모드'로 켜봤는데 그건 또 먹힙니다.

 

~ CPU가 뭐길래 - 02 ~

 

그러나 그까짓 거 먹히면 뭐해요! 정상으로는 안 켜지는데…

 

그럴 몇 번이고 다시 끼웠다 뺐다 하면서 결국은 CPU 쿨러의 고정핀 두 개까지 망가뜨렸어요.

정말 화가 치밀었습니다.

 

이 게 CPU 불량일까요? 제 작업 실수 탓일까요?

 

아침 무렵에 도저히 안 되겠기에 새로 산 CPU 접고서 기존 CPU를 다시 쓰기로 했답니다.

새로 산 놈이 더 좋을 테니 이것 인제 없어도 무방하겠다 싶어서 무턱대고 다뤘으면 정말이지 큰일(?) 날뻔했네요.

 

천만다행으로 아무렇게나 다루지 않았기에 그 CPU 지금 이 글이 오르는 겁니다.

 

그건 그렇고 어제 오후에 요놈 CPU에 관해 다시금 도전하기로 작심했습니다.

도리어 저번에 산 것보다도 더 나으면서도 가격에서 그보다 몇십 원이라도 더 싼 새 CPU(E8500)를 사기로 했던 겁니다.

 

이 역시도 중고는 중고입니다. 그러나 제가 이렇게 긍정적인 심리로 비용 시간 들여 도전하는 판국에 이마저도 설마하니 사람 잡겠습니까?

 

- 야! 세상의 모든 CPU 들이여~ 우리 다투지 말고 서로 흐뭇하고 뿌듯해지자! 응^ 알았지??? -

 

 

Posted by 류중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