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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21 진동이었다손 치더라도 부재중 통화 기록은 남았어야잖아!

진동이었다손 치더라도 부재중 통화 기록은 남았어야잖아!

 

그 첫날이 벌써 열흘도 다 되어 가네요.

그날 못 쓰는 텔레비전이나 모니터 버리려는데 이제는 나라에서 무료로 가져가는 곳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해서 그 즉시 예약했던 첫날이 그날입니다.

~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 - 01 ~

 

그날은 어차피 늦었으니까 방문 가능한 날짜를 방문 희망 일로 잡은 때가 그 다음 날이었지요.

해서 그 다음 날부터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까?' 하면서 죽자사자 기다렸습니다.

 

방문하게 되면 그 전날 반드시 연락하고 찾은 다기에 눈코 뜰 새 없이 휴대폰만 쳐다봤는데 그 소식 감감합니다.

심지어는 화장실에 갈 때도 휴대폰을 들고 갔는데 어쩌면 그게 또 문제가 됐을 수도 있겠습니다.

 

아파트 사는 사람이 화장실에서 벨 소리 내면 쓰겠습니까? 해서 그럴 땐 반드시 '진동'으로 돌려놓은 채 들어갔는데 그걸 깜빡 잊었을 때도 한두 번이 아니었답니다.

 

심지어는 진동 푸는 건 고사하고라도 아예 휴대폰을 화장실에 둔 채 몇 시간이나 어느 곳에 뒀는지 잊어먹고서 찾아 헤맸을 때도 다반사였어요.

화장실뿐만 아니라 입고 있는 주머니에 넣어두고도 못 찾아서 헤맬 때가 잦습니다.

 

휴대폰 찾으려고 집 전화에서 제 휴대폰 찍어보면 집안 어디에선가 분명히 휴대폰 소리가 들려오니까 안심(?)은 하면서도 눈에 띄지 않으니까 얼마나 초조했겠습니까?

그럴 때마다 꼭 그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휴대폰에 전화가 오면 소리·진동 기능뿐만 아니라 거기에 밝은 빛이라도 깜빡이게 하는 앱은 어디 없을까?'

길거리에서 누군가를 찾았을 때 상대방이 '나 여기 있어! 이쪽 여기를 봐봐!!!'라고 말하면 그 소리만큼 사람 짜증 나게 하는 건 없었을 겁니다.

제가 양손을 뻗어서 다시 묻습니다.

 

'내 오른손 쪽이야 왼손 쪽이야? 아니면 내 앞쪽이야 뒤쪽이야!!!'

그래도 상대는 '이쪽이라니까! 나 여기 있어!!!'

그러다가 지쳤는지 아니면 보는 사람 여럿 앞이라서 부끄러워서 그랬던지 기운 빠진 소리로 읊조리듯 내뱉습니다.

'그냥 앞으로 쭉 와라~'

 

눈코귀입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작동하는 게 없으니 상대가 오히려 더 짜증 나고 괴로울 일이겠지만, 저 자신 그만큼의 그릇이 못되기에 제가 먼저 속 터지곤 하더라고요.

 

기다리다 기다리다 못해 나흘째 됐던 날은 거기서 접수 성공했다는 문자메시지 보냈던 번호로 전화를 넣어봤습니다.

계속해서 기다리라는 ARS 자동 음성만 내보내데요.

또 이틀을 더 기다려서 엿새째가 되던 날 다시 통화를 시도했지요.

 

그런데 그날은 걸자마자 즉시 상대가 저를 알아보는 겁니다.

자기도 일주일 내내 수도 없이 통화를 시도했는데 제가 안 받았다는 거예요.

 

정말이지 기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그렇게도 여러 번이나 통화 넣었다면 부재중 통화 기록이라도 남았어야 하잖습니까?'

상대방은 그 이유가 뭣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고 아무튼, 그 다음 날 바로 온다고 그랬습니다.

~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 - 02 ~

 

그리고는 그 다음 날 아침에 전화통화도 없이 현관문에 초인종을 울리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마침내 일주일의 기나긴 시간 기다린 끝에 텔레비전과 모니터가 나갔었지요.

그날 함께 보내려고 모아 뒀던 '시디롬' 같은 것 예닐곱 개가 있었는데 그런 건 가져가지 않는다고 하데요.

하는 수 없이 제가 따로 버려야겠습니다.

 

그나저나 그 뒤로는 느긋해져서 대낮에 팔자 늘어지게 낮잠이 들었었는데 어디선가 벨 소리가 요란합니다.

일어나서 아무리 찾아도 휴대폰이 안 보입니다.

 

제가 텔레비전 보다가 어느 순간에 깜빡 잠들었기에 혹시라도 담요 근처에 있겠다 싶어 담요를 들추니까 실제로 그곳에 휴대폰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까스로 한발 늦어버렸습니다. 벨 소리가 막 멎는 순간에 찾은 터거든요.

 

얼른 휴대폰 들었는데 아 글쎄 '부재중 통화' 아이콘이 안 떴습니다.

'분명히 들었는데 왜 안 떴을까…'

 

미치겠데요. '통화기록' 이런 따위를 끊어보면 어떻게 확인할 수도 있겠다 싶기에 그것 찾으려고 사방을 둘렀는데 그 문제 또한 간단한 게 아니었습니다.

뭐 주민증을 복사해서 팩스로 통신사에 보내고 어쩌고 정말 복잡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으니까 혹시라도 휴대폰 초기화하면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을까도 싶었습니다.

동생 말로는 어떤 휴대폰은 자신의 송신 기록을 상대방 휴대폰에 안 남기는 방법도 있다는 이야길 하데요.

 

그렇다면 폐가전제품 수거업자 휴대폰도 그런 부류의 휴대폰일 수도 있겠거니 싶습니다.

아무튼, 제 휴대폰에 이상이 있는지 어떤지도 모른 채 저는 '키스'에서 백업해둔 뒤 곧바로 휴대폰 메뉴(환경설정/백업 및 재설정/개인 데이터/기본값 데이터 재설정)에서 초기화해 버렸답니다.

초기화 즉시 복원하면서 집 전화로 두 번이나 걸어봅니다.

그리고 휴대폰으로도 걸어봤지요. 당연히 걸자마자 끊은 방식으로 말이에요.

 

휴대폰을 백업해 놓고 초기화한 뒤 곧바로 복원하면 설치됐던 앱 같은 거 다 살았을 줄 알았는데 그 모든 것들 깡그리 사라지고 없습니다.

지금은 우선 급한 앱들을 먼저 깔았답니다.

 

그나저나 좀 더 여러 사람한테 전화 좀 넣어달라고 부탁한 뒤 그 결과 확인하고서 초기화했어도 무방할 것을 너무 급히 서둘렀다는 느낌도 남습니다.

어쩌면 멀쩡한 휴대폰 초기화해버렸을지도 모르기에 찜찜한 기분 이틀이나 지났건만 여전한 걸로 봐서도…

~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 - 03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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