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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20 해볼 수 없다는 건 핑계일 테고 도망치는지도 몰라

해볼 수 없다는 건 핑계일 테고 도망치는지도 몰라

 

글 그렇듯 짬 날 때마다 그냥 심심풀이로 바둑을 뒀습니다.

이 시간에도 웃통 홀라당 벗어버리고 창가에 앉았으니 그야말로 무릉도원입니다.

 

실은 이러기 전에 어떤 드라마를 봤었는데 창문을 열어놓고 보면 창밖을 스치는 차량의 소음 때문에 드라마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아예 닫아버린 채 봤었거든요.

그렇게 보고 났더니 후덥지근한 공기에 미칠 것만 같더라고요.

 

해서 아랫도리는 최소한의 차림으로 웃통은 훌러덩 벗어버렸지요.

그러고서 창문을 열어젖혔는데 시원하다 못해서 이제는 조금 춥습니다.

 

그래도 그 추위가 당장은 어쩐지 싫지 않은 추위네요.

혹시 저처럼 이런 느낌 경험해 보신 분들 계실 거예요.

 

어쩌다가 감기몸살로 온몸이 불덩이 같고 빠개질 듯 머리가 아팠을 때 뜨근뜨근한 아랫목에서 한숨을 깊게 지지고 나면 감쪽같이 그 아픔 사라지면서 주변에 바람도 없는데 머리통에 스산한 기운이 스치며 추위 탔던 순간을 말입니다.

 

요즘 세상엔 어지간하면 집안에 비상약이 갖춰졌고 또 없더라도 집 나가면 5분, 10분 거리에 약국이 있지요.

다들 비슷비슷하겠지만, 제 어렸을 때 살던 집도 약국하고는 무척 먼 거리에 살았습니다.

 

어른의 빠른 걸음으로 삼사십 분은 걸어나가야지 하루에 몇 차례 시골 버스가 오갔던 신작로가 나왔는데 그것도 낮에만 다녔으니 오밤중에 아파 죽는다고 울부짖으면 이는 어찌해볼 길이 없었겠지요.

이런 순간엔 늘 군불 지핀 뜨근뜨근한 아랫목과 엄마 손이 약손이었습니다.

어쨌든 지금은 그런 이야기 할 게재도 아니기에 이 글 올리고 나면 그 전이라도 이 추위 계속한다면 옷을 걸치고서 마저 쓰겠습니다.

 

하여튼, 버릇처럼 바둑돌 하나씩 옮기는 중인데 느닷없이 해괴한 생각이 온몸을 감싸버립니다.

 

그래도 그 해괴한 생각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어서 얼른 메모장을 띄우고는 적어봅니다.

아. 세상에~

 

무엇 때문에 드라마에 미친 거였나?

 

현실 세계에는 분명히 엄청난 부정과 비리가 난무함에도…

체력적으로, 물리적으로, 특히 내가 처한 환경 탓으로도 어떻게 해볼 수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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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쩌면 나^

대리만족하는지도 몰라…

아니야 그보다는 해볼 수 없다는 건 핑계일 테고 도망치는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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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쟁의 한길로 - 01 ~

 

~ 투쟁의 한길로 - 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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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신도 이런 착상 놀랍고 두렵습니다. 다만, 이런 착상이 오랜 시간 준비되고 숙성되어 나온 착상인지 그 부분 의심스럽네요.

그렇기도 하지만, 적어도 당장에 드라마 보려고 잡은 모든 일정을 확 깨버리고 싶었는데 그걸 꾹꾹 누르면서 최소한 하룻밤이라도 묵어보려고 그 심기를 눌러봅니다.

내일 역시도 제 대가리에서 오늘의 이 착상이 뜬금없는 뜬구름이 아니라고 말해준다면 당장에 드라마 일정 지울 것이며 더불어서 그 시간에 조금이라도 생산적인 삶을 준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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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쟁의 한길로 - 03 ~

억울하게 죽어간 수많은 영령에 조금이라도 덜 부끄럽기 위해서라도…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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