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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폭스에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8.02.06 이런. 탭이 망가졌습니다.

이런. 탭이 망가졌습니다.

 

 

그다지 이른 새벽은 아녔지만, 그래도 아침까진 제법 짬이 있었기에 뭐하면서 놀지 잠깐이나마 망설였습니다.

그럴 땐 뭐니 뭐니 해도 컴퓨터가 딱! 이지요. 그래서 저녁에 보다가 잠이 들었으니까 컴퓨터와 연결된 텔레비전 화면을 정돈해 봅니다.

 

막상 이렇게 화면 정리하면서는 또 뭘 해야 할는지 고민돼대요. 그까짓 고민 길어야 1, 2분 안팎이겠지만, 그러는 사이에 영화를 찍었습니다.

그것도 영화만 주로 나온 무비왕(http://moviewang.net/)에서 말입니다.

 

오늘 날짜(2018-02-06)로 역대 한국영화 인기순위에 '명량'이 으뜸 순위에 그다음으로 '국제시장'이 걸렸습니다.

거기 첫 페이지에 걸린 탑 순위 중 와~ 그대로 이전에 봤던 영화가 두 개('7번 방의 선물', '변호인')나 들었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제가 봤던 영화가 과연 그 영화였을지는 저도 확신하진 못하겠습니다.

당연히 두 영화 모두를 영화관이 아닌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봤었기에 그 영화의 제목은 단순한 이미지였을 뿐 달리 특별한 의미가 아녔던 까닭이에요.

 

어쨌든 '국제시장'을 골랐습니다. 한 번도 봐 본 적은 없지만, 텔레비전 같은 데서 그에 관해 들었던 풍문이 있었기에 기대한 바는 컸지요.

그 기대 탓에 맨 먼저 그걸 점찍었을지도 모를 일이었고요.

 

텔레비전을 앉아서 보려면 빈틈없이 바짝 붙여놓고 올라타 잠잤던 침대 매트를 살짝 벌려야 합니다.

너무 높은 것이 싫기에 침대 받침은 철거해 버리고 매트만 놓고 살아요.

 

벌써 수십 년을 보일러도 안 떼지 전기장판 같은 난방기구도 없이 그냥 산다지만, 사실은 이것 침대 매트 덕에 견딜 만했었거든요.

맨바닥은 엉덩이가 시려서도 그냥 못 앉습니다. 방바닥에서 밥 먹을 땐 방석 같은 거로 엉덩이 받혀서 냉기와 분리하지요.

 

대신 잠자리 버전은 알몸이어요.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꽁꽁 언(?) 몸뚱어리로 이불 속에 쏙 파고드는 그 느낌! 그 순간엔 세상 그 무엇으로도 바꾸지 못할 '최상의 황홀' 그 자체입니다.

 

사람으로서 또 동물의 한 종으로써 그 태생적 기초인 '항온 시스템'마저 망가진 제가 이런 말 할 자격이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습성을 '난 추위를 즐기고 있어!'라고 빗대곤 했습니다.

 

그런저런 속닥거림이 뇌리를 지나치는 사이 어느덧 영화는 벌써 그 초입부에 들어갑니다.

 

아직 영화는 그 첫 단추도 끼워지지 않았는데 제 몸이 벌써 수많은 걸 지나쳐 버렸습니다.

 

그 제목도 가사도 다 까먹었으면서 뇌리는 하염없이 주절거립니다.

~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 '흑흑흑^^^

 

그 몇 번의 주절거림이 기어코 저의 먹먹한 가슴을 눈물로 채우려 했습니다.

'이러면 안 되지~ 이래서는 안 되지!!!' 벅차오르는 걸 그대로 둘 순 없었습니다.

 

'정 그렇게 울고 싶으면 마당에 자리 펴고 울자!' 이렇게 마음이 다잡아지니까 한결 편해지고 느슨해졌습니다.

얼른 본 게임에 들어갈 채비인 텔레비전의 영화부터 '일시중지' 해 놓고 살짝 벌려서 앉을 자리 잡았던 침대 매트를 가장 먼 쪽으로 밀쳐냈습니다.

 

감정 복받치면 자칫 넘어질 수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 멀리에 밀쳐야 안전하겠기에 그것부터 서두른 겁니다.

그러고는 걸상 다리 반 토막 내어 앉아서 텔레비전 보기 딱 좋게 만든 그놈을 가져다가 텔레비전 앞에 앉히고는 텔레비전도 높낮이 조절해서 최상급의 관람환경 만든 뒤 드디어 그 의자에 앉았습니다.

 

마우스 당겨서 눌러 드디어 인제 본격적으로 '국제시장'에 들어갔지요.

 

초반에 저의 먹먹함이 너무도 큰 탓일까요? 영화가 아무런 걸림돌도 없이 자유롭게 상영되는데 막상 준비했던 눈물주머니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습니다.

대신 2000년도 전후반에 만났던 어떤 형님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그 시절에 잠깐 뵙고는 그 뒤로 만날 일이 없어 못 만나서 그랬는지 그 이름마저도 잊어버렸지만, 그 형님이 쏜살같이 떠올랐습니다.

 

국제시상의 주인공쯤으로 나오는 남자가 살아온 여정엔 독일 탄광에 지원해서 외화벌이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제가 알았던 그 형님도 '파독 광부' 출신이었다고 그랬으니까.

사람마다 사는 여정이 다르고 그 사정 또한 숱한 사연을 품었을진대 그 상황을 오롯이 이해하지 못한 채 누군가의 '정치적 위치'를 갖고서 그분과 왈가왈부하다가 그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까닭이 옹졸하고 우물 안 개구리였던 저 자신의 옹고집 때문이었음을 알기에 오늘 아침 하염없어 부끄러워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국제시장 절반쯤이나 봤을까요? 아니면 절반은 넘겼고 이미 막판에 들어올 때쯤 됐을까요?

느닷없이 영상이 사라졌습니다.

 

'IE'는 숱한 광고 탓에 빈 페이지 자꾸만 꺼야 하고 그럴 뿐만 아니라 동영상 상영 중에도 어찌나 버퍼링이 심하던지 그 감흥이 자꾸만 끊겼으므로 그런저런 걱정 없애려면 '크롬'이 정말 좋긴 한데 그놈도 영상이 길어지면 '메모리가 부족합니다' 탓에 영상이 멈추곤 했으니까 혹시나 하는 맘에 이번엔 '파이어폭스'로 열었는데 여기서도 이런 사태가 터지네요.

- 이런. 탭이 망가졌습니다. -

 

~ 눈물샘 ~

 

어쩔 수 있습니까? 지금은 여기까지만 보고 나중에 봐야지요.

그 덕분에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갔습니다.

마침 우리 막내 아직 출근 전이고 어머니는 그 동생 아침 준비로 여전히 바쁘데요.

 

출근길 배웅하는 길에 저도 일반 쓰레기 들고 내려가서 아파트 쓰레기처리장에서 분리 수거함에 따로따로 넣고 들어왔어요.

그런 다음 어머니 어제 써준 호박죽 남은 걸 홀라당 비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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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 현인 | 4집 가요 반세기 가요 수첩 60년

 

01.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

 

금순아 어디로 가고 길을 잃고 헤매었더냐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이후 나홀로 왔다

 

02.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이 내 몸은 국제시장 장사치기다

 

금순아 보고싶구나 고향꿈도 그리워진다

 

영도다리 난간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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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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