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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배꼽에 엄청난 구멍이 생겼다!

 

오늘도 여전히 그 운동(순번: 윗몸일으키기 → 팔굽혀펴기)을 하고 있었지요.

일어나자마자 예전처럼 거실로 나가 앞뒤 베란다 휘돌 고는 들어오려는 중에 뭔가가 눈에 띕니다.

옛날 모니터 한쪽으로 금(세로줄)이 나서 지금의 모니터로 바꾼 거였거든요.

그 헌 모니터 손아래 동생이 가져간다고 해서 여태 안 버리고 새 놈 들어온 골판지상자에 넣어두었었는데 장장 몇 달째 가져가지 않아서 아직도 거실 한쪽을 덩그러니 자리했거든요.

실재 그 크기는 별것도 아닌 것이 커다란 상자에 들었으니 자리만 많이 차지했었기에 그거 볼 때마다 매번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오늘은 분리하기로 생각했지요.

그러잖아도 침대에 등받이로 대는 그거가 너무 얇아서 뭔가가 더 필요했었는데 헌 모니터를 빼내버린 그 상자가 안성맞춤입니다.

모니터는 모니터대로 빼서 거실 한쪽 서랍장 위로 놓으니 제격이었고요.

 

은근히 어지러웠던 상황 이렇게 정리하고 들어와서 씻고 나니까 별나게도 상쾌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그 첫 번째 윗몸일으키기가 무척이나 경쾌했지요.

주변(주변이라고 해봐야 훌러덩 벗은 몸뚱어리가 전부지만) 둘러볼 여유도 남달리 컸던 그 시작이었거든요.

 

윗몸일으키기 할 때는 언제나 절대로 허리 반동으로 하는 것 하지 않고 순전히 뱃심으로만 올라오려고 애써 왔는데…

그래서 배 쪽에 집중했었는데… 오늘도 예전하고 별다름 없이 아래쪽으로 시선이 내려가서는…

 

처음엔 배꼽 밑으로 잡힌 그것(?)이 무척이나 애처롭게 보였는데 살짝 위쪽으로 올라와서 배꼽으로 시선이 가는 순간!

'우와^ 배꼽에 엄청난 구멍이 생겼다!'

놀라서 뒤로 나자빠질 뻔했습니다.

그 옛날 어떤 코미디에서 엄청나게 뚱뚱했던 고도비만자 코미디언의 웃음코드(배꼽에 십 원짜리에서부터 오백 원짜리 동전까지 넣었던 것 심지어는 탁구공도 집어넣더라!)가 떠올랐습니다.

후배들 중 뚱뚱이 놈한테 경고했었던 순간들도 떠올랐습니다.

지금 제 모습이 그것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는 겁니다.

충격입니다. 실로 말로는 도저히 그 설명 다 못할 엄청난 충격입니다.

스무 개 서른 개에 이르면 골골거렸었는데 오늘은 그 충격 탓이었는지 쉰 개까지 올라가네요.

이윽고 그 쉰 개를 넘어서자 물리적으로 힘들어 도저히 더는 못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전에도 늘 걸렸던 그것(아주 쉬운 자세로 윗몸일으키기를 하는데 오래하지 못했던 원인)이 정확하게 잡혔습니다.

그 다음에 할 팔굽혀펴기에선 허리가 아파서 더 못했던 것처럼 이것 윗몸일으키기에선 다른 것도 아닌 '종아리며 무릎이 아파서' 더 못했던 거였거든요.

결과적으로 윗몸일으키기의 핵심은 하체단련에 있었던 겁니다.

 

요새 몇 며칠을 어디로 걸어 다니질 했나, 그도 아니면 천하에 쉬운 자전거타기를 했었나?

제 몸뚱어리 아래쪽이 부실해서 그 간단한 윗몸일으키기도 몇 개 못하고 여태 나자빠졌다는 걸 생각하니까 미안해졌습니다.

저 자신한테 미안해졌습니다.

 

그것 해결하자면 무엇보다도 먼저 지금의 생체리듬을 바꿔야할 것도 같은데…

- 칠흑 같은 오밤중엔 멀뚱멀뚱 눈떠있고 훤한 대낮엔 잠에 골아 떨어졌고 -

이 환장할 생체리듬을 역전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우선일 듯싶습니다.

 

댓바람에 이것 바꾼다는 건 제 경험상으론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오늘 낮에는 있는 힘을 다해 바깥나들이를 나갈 생각입니다.

어쩌면 그것이 일그러진 저의 생체리듬 역전의 출발점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겠기에 그렇습니다.

 

오늘의 새벽운동은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다음으로 난데없이 '앉았다 일어서기'를 쉰 번이나 더했답니다.

그것 살짝 더할 수도 있었건만 헐헐거리는 제 숨소리가 여기저기로 너무도 크게 들릴 것 같아 그 정도에서 멈춰 세웠지요.

 

어쨌든 오늘은 저의 부실한 하체를 단단한 놈으로 가꾸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며 어그러진 생체리듬도 정상으로 귀환하는 첫 단추가 꿰매지겠지요.

그러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엄청난 천공 속에 감춰진 불쌍한 배꼽도 그 옛날 그 편편한 대지위로 돌아 와줄 걸 꿈꿔봅니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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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내 분수도 모른 채 너무 헛된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제 뱃살 이야깁니다.

전에는 이렇게 심하진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배불뚝이 올챙이배가 됐더라고요.

아주 오랜 세월 꾸준히 즐겨왔던 그놈의 술!

그 환장할 놈의 술만 걷어차면 들어갈 줄 알았습니다.

아니, 쏙 들어가진 못할지언정 손으로 만지면 잡힐 정도는 될 줄 믿었습니다.

 

2년 8개월쯤 지났는데 그 어느 날 어떤 형님께서 하신 말씀이 술만 참으면 쏙 들어간다고 분명히 그랬었거든요.

그러나 이렇게도 기나긴 시간 술 한 모금 안 했는데도 죽일 놈의 뱃살!

들어가기는커녕 오히려 더 나온 것만 같거든요.

 

물론 형님의 그 말씀 하나도 틀린 거 없을 겁니다.

다만, 그 환경…

날이면 날마다 꼼짝도 않고 집에만 처박혀 사는 저와 같은 백수 날라리한테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겠고 일상이 있는 조금 더 나아가 최소한 어디엔 가로 출퇴근하면서 그 시간이나마 운동이 있는…

바로 그런 환경에서라면 먹던 술 접은 것만으로도 나왔던 뱃살 틀림없이 들어갈 거라는 그런 이야기였을 걸로 믿고 싶네요.

 

저도 뭔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넋 놓고 그냥 가만히 있을 게 아니라 개념 없이 마구 튀어나와버린 아랫배에 뭔가를 가하고 싶었습니다.

 

맨 처음엔 그랬습니다.

침대 밑받침 틈바구니로 발수건 발등에 올려 발가락 몇 개를 집어넣고는 등 뒤로는 커다란 등 베개 갖다 대고는 거기 등 베개에 기대어 반쯤 누운 채 '윗몸일으키기'를 시작했지요.

힘이 하나도 안 들 것 같지만, 그렇게 모든 하중 덜어내고서도 열 개를 채워내기가 정말 어렵더군요.

그것 끝나면 돌아서서 등 베개나 그런 것 한쪽으로 치우고는 곧바로 '팔굽혀펴기'에 들어갔지요.

그것도 많이도 아니고 열 개쯤 하고 나면 어지러워서 쓰러질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뱃살이 은근히 당겼기에 심리적으로 그놈의 뱃살이 들어가고 있는 거처럼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그뿐이겠습니까?

어깨는 또 어떻고요?

가슴팍이며 어깻죽지가 단단하게 굳은 느낌…

그것 역시도 건강이 쑥쑥 커가는 느낌으로 다가섰지요.

 

이렇게 하루도 안 빼먹고 계속한 지도 어느덧 보름 나절쯤 지났을 거예요.

처음부터 무슨 목표치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어느 날 밤중에 친구놈하고 카톡 하면서 그 얘길 썼었거든요.

 

'윗몸일으키기 오십 회에 연속으로 팔굽혀펴기 일백 회 그것이 바로 나의 운동 목표다!

2년이 걸릴지 3년이 걸릴지 그건 아직 정해놓지 않았어!'

 

요새는 많이 늘어서 윗몸일으키기 서른 번까지도 하고요, 이어서 팔굽혀펴기도 열다섯에서 스무 번 정도는 해내거든요.

그런데 팔굽혀펴기할 때 희한한 증상이 덮쳐와서 더는 못하겠더라고요.

그것 열댓 개를 넘어가면 팔이며 어깨가 아픈 건 기본이겠지만, 그보다는 너무나도 허리가 아파서 못하겠는 거 있죠?

 

이것 말이나 되는 소리예요.

팔굽혀펴기를 세상에 허리가 아파서 못한다는데 그게 어디 말이나 될 소립니까?

어쨌든 그 거 사실입니다.

 

여러분!

제가 지금 제 분수도 모른 채 너무 헛된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는지요?

저는 꼭 이 꿈 해내서 마음대로 걷고도 싶고 덤으로 요놈의 뱃살도 돌려차기로 날려버리고 단단한 몸뚱이도 돌아가고도 싶은데 이런 꿈이 지금 제 처지엔 과대망상은 아닐는지요?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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