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창 전체 방문자 수 → 홈페이지 오늘 방문자 수 → 방문통계 어제 방문자 수 →

'폐리모컨의_재활용'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7.06.13 굼벵이도 구르는 제주가 있다더니…

굼벵이도 구르는 제주가 있다더니…

 

 

~ 굼벵이를 위하여 ~

 

비록 5~6만 원대의 중고였긴 해도 그 화면발 죽이는 텔레비전을 사들였습니다.

리모컨도 함께 달려왔으면 좋았으련만, 그렇지는 못했기에 집안에 굴러다니는 수많은 리모컨(저가의 만능리모컨) 중 아무거라도 쓰면 가능할 거로 짐작해서 달랑 텔레비전만을 당시엔 샀었거든요.

 

그랬었는데 텔레비전이 막상 집에 들어오고부터는 그거 오기 직전까지만 해도 생각지도 못했던 커다란 시련(?)이 닥쳤지요.

집안에 그 많은 리모컨 중 어느 것 하나 텔레비전을 못 켜는데 오로지 딱 하나(②번)만이 유일하게 켜졌던 겁니다.

- 옳거니 이젠 됐다!!! - 그러나 그걸로 끝이었어요.

 

겨우 채널 올리고 내리는 거며 음량 조절까진 가능했어도 나오는 채널 검출해서 자동으로 설정한다든지 보고 싶은 채널만을 골라서 저장하거나 지우는 기능 등이 말을 듣지 않으니 그야말로 -꿀 먹은 벙어리-가 따로 없었던 겁니다.

우리 집에 있는 리모컨들은 말이 만능리모컨이지 허울만 그랬을 뿐 삼성이나 대우 기종의 텔레비전 일부에서나 통했던 거고 요번에 사들인 제 텔레비전 엘지에는 턱도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쇼핑몰 냅다 뒤져서 싸면서도 엘지가 가능한 거로 고르려고 안간힘을 기울였거든요.

 

그런 방향으로의 제 구미에 맞는 리모컨이 있긴 있었습니다. 그도 만능이란 이름표가 붙었건만 거기다가 저렴하기까지 해서 말입니다.

한참이나 시간 날짜 들여서 들어온 그 리모컨(①번) 그 기능이 애초에 집에 있었던 리모컨과 다를 바가 전혀 없잖겠어요?

이것 싼 맛으로 둘을 주문했었는데 달랑 하나만 왔기에 그것에서부터 기분이 나빠서 따져 들기까지 했던 물건인데 알고 보니 제가 더 큰 비용을 줬어야 하나라도 살 수 있었던 걸 판매자께서 저를 가련하게 여기셨던지 그 하나 값도 안 되는 비용인데도 보내주신 걸 제가 잘못 알고서 따졌던 물건이었기도 합니다.

그것 알고 났을 때 당장에 사과했어야 했는데 차일피일 미뤄지다 보니까 여태 그 부분 사과하지 못했습니다.

 

그랬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 따졌던 부분도 저의 실수로 그 판매자가 아닌 다른 물건 판매자한테 따졌던 겁니다.

하여튼, 제대로 써먹지도 못할 물건 당시 처지에선 온갖 실수로 뒤범벅됐던 리모컨이었네요.

 

그러했기에 다시금 제가 산 엘지 디지털 텔레비전에 꼭 맞은 리모컨을 사들이려고 얼마나 헤맸었나 싶습니다.

정말이지 눈알 빠져나오고 머리통 빠개지도록 뜯고 찾아서 그 리모컨(③번) 사들일 곳 찾았답니다.

 

요것 들어오자마자 채널의 자동설정이며 채널 편집까지 일사천리로 가능해지니까 제 몸이 곧바로 뜬구름에 올라탔답니다.

그렇게 다 좋긴 했는데, 흠이라면 텔레비전이고 리모컨이고 워낙 까마니까 텔레비전 다리 위에 올려둔 리모컨이 어떨 땐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는 겁니다.

 

그것 골똘히 생각하니 예전에 그랬던 거처럼 텔레비전 다리 하얗게 덮어버리면 문제 될 게 없겠더라고요. 하여 이면지 하나를 날아가지 않게끔 접어서 다리에 끼우고서 그 위로 리모컨 올렸더니 이제는 리모컨 실종 사건(?) 더 상심할 이유 사라졌지요.

하나, 그것만으로는 뭔가가 부족한 듯싶었기에 거실의 휴지통 상자 자리 뒤졌답니다.

요새 쇼핑몰 중독자처럼 사들인 게 너무도 많았기에 거기 쓰레기통 근처에도 골판지가 많았을 터였거든요.

마침 쓸만한 상자가 보이기에 그것 뜯어서 적당한 크기로 자른 뒤 텔레비전에 가져왔답니다.

그렇게 잘라온 골판지 텔레비전 다리 덮개로 최적화하고는 보이지 않는 저 뒤쪽으로는 비닐 테이프를 붙여서 텔레비전에 그 덮개를 고정해 버렸네요.

 

그것이 바로 새로이 만든 새까만 리모컨의 받침대였었는데 그렇게 받침대와 리모컨이 그 기능이 제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을 즈음 문득 한쪽에 다시 구겨 들어간 기능 반쪽짜리 그 리모컨들이 떠올랐답니다.

- 그래! 인제 채널 설정도 다 마쳤으니까 그 리모컨들도 어쩌면 그 기능 나아졌을 수도 있겠어!!! -

그 막연한 심리에 리모컨 꺼내 들고 버튼들 눌러보는데 제 예상이 어쩌면 그리도 착착 맞아떨어졌을까요?

예전 기능에서 특별히 변한 거 하나도 없었겠지만, 채널이며 음량 조절 버튼이 너무나도 부드러운 거 있죠?

그것들만큼은 틀림없이 변했습니다.

 

예전처럼 채널 뻑뻑하게 올리거나 내리면서 -신호가 없습니다- 그따위가 없어지니까 그것에서부터 물 흐르듯이 부드러웠거든요.

하마터면, 애물단지로 전락했을 수도 있는 요 귀여운 리모컨들 요번에 설쇤 겁니다.

인제 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처음엔 저 리모컨들을 굼벵이에 비유하려 했던 제 맘 커다란 오판이었습니다.

바로 그 굼벵이가 리모컨이 아니었고 바로 덜떨어진 제 대갈통이었음을 말이에요.

 

- 덜떨어진 대갈통아~ 거기까지 끌어내느라고 욕봤다!!! -

 

 

Posted by 류중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