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한 손으로 사진찍기

텔레비전을 봐도 남들은 다 핸드폰 든 손 하나로 거뜬히 셀카를 찍는 겁니다.

그것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 야~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손놀림이 정말 좋구나! -

- 손목 힘이 얼마나 좋으면 저리도 가볍게 찍을 수가 있는 거지? -

사진 찍으려면서 한 손에 핸드폰 잡는 것 정도야 별것도 아니었지만, 사진 각도 잡아서 '촬영 버튼' 누르려면 여간 고역인 거가 아녔거든요.

자칫 각도 잡아서 찍으려다가 손목에 힘이 빠져 떨어뜨리기라도 했다간 '대형사고'가 이어질 게 뻔했으니까 각도 잡는 건 둘째 치더라도 언덕배기나 경사가 심한 비탈길 같은 데선 꿈도 못 꿀 일이었지요.

아^ 그랬었는데 어제는 문득 저도 얼굴 한번 제대로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실은 지금의 핸드폰으로 기기를 바꾼 뒤로는 한 번도 제대로 제대로 찍은 셀카가 없었거든요.

핸드폰을 들고서 거실에 나와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보는데 도무지 자세가 나오질 않는 겁니다.

아마도 날씨가 너무 우중충해서 그랬을 거예요.

기왕에 그런 날씨가 됐으니까 제대로 찍을 꿈은 일찌감치 접고서 '한 손으로 셀카 찍는 거'나 연습해보기로 맘을 바꿔먹었죠.

- 세상에 이런 상태로 있으면서 어떻게 그리도 가벼이 박을 수가 있었을까… -

그랬는데 웬일입니까?

제가 글쎄 무심코 '카메라 아이콘'에 손이 닿았는데 '찰칵'했지 뭐예요!!!

또 눌러봅니다. 또 찰칵^ 또 눌러봅니다. 아니 눌렀다기보다는 또 대어 봅니다. 역시나 '찰칵!!!'

와~ 용꿈 꿨다는 기분이 아마도 이런 기분이나 됐을 거예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세상에 여태는 그것도 모르고 촬영 버튼 누르려고 그 용을 써왔었는데…

어쩌면 다른 기기에서는 안 되고 이 기기만 가능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아무튼 너무나도 좋더라고요.

- 얘들아~ 중근이 용꿈 꿨다 아~ -

~ 아리따운 여인을 남몰래 흠모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