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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07 무리하게 나서는 것 안 하니만 못하다.

무리하게 나서는 것 안 하니만 못하다.

 

오늘 아침 금방이라도 일할 거처럼 야단법석을 피웠습니다.

저를 일할 집으로 데려다줄 동생이 들어오면서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닌데 그렇게 짐을 많이 쌀 필요가 있겠느냐고 그러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말뜻도 옳은 거 같았습니다.

녀석이 집에 들어오기 직전에 해서 컴퓨터 싼 짐을 은근슬쩍 방으로 옮겨두긴 했는데…

 

어젯밤에 갖다 둔 것도 있고 하니 인제 떠나기만 하면 그만인 것을…

저를 그 댁에 소개했던 동생이 들어오니까 이제야 드디어 그쪽 주인장하고 연락이 닿습니다.

 

마지막이라서 그랬는지 핸드폰 들고서 서로 나누는 표정에 제법 비장합니다. 아니, 심각합니다.

대화 중에 언제 다녀갔느냐는 뜻밖의 말이 오가는 거 봐서도 심각합니다.

 

끝내고는 대뜸 그러네요. '왜 나한테 말도 안 하고 거기 갔어요?'

상대방이 몹시 얹잖은 투였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젠 너무했습니다. 어떡해서든지 일해보겠다는 제 욕심에 몸도 불편한 자식 놈이 일하겠다는 환경이 어느 정도일지 확인하고자 했던 우리 어머니의 조급함이 결국 그 사달을 냈던 겁니다.

'무리하게 나서는 것 안 하니만 못하다'더니…

 

오늘은 오지도 말고 차라리 내일쯤에나 와보라고 그랬다네요.

 

'아~ 사는 게 이런 것인가?' 허탈했지요.

 

오늘 아침 집을 나서려고 동생이 전화하던 중 저의 또 다른 동생한테 문자를 보냈는데 그 동생한테 다시 새로운 기별을 띄웠답니다.

 

~ 망할 년 자살 유도보다는 사형 집행이 훨씬 낫지 않겠어? - 01 ~

 

그러고는 어차피 당장은 가져가지도 않기로 했던 컴퓨터 짐부터 풀기 시작했지요.

그것 새로이 정돈하면서 청소도 하고 별짓을 다 하면서 했는데 막판에 'USB 카드' 하나가 안 보였어요.

 

컴퓨터 책상이며 그것 쌌던 보자기나 골판지 상자 그 모두를 뜯고 찾았는데도 안 보입니다.

아침에 얼마나 서둘렀으면 컴퓨터 뚜껑에 대롱대롱 매달렸던 USB 카드를 따로 빼놓지도 않은 채 그대로 묶었을까요?

그 순간 그런 저의 부실한 행동을 잠깐 후회하기도 했답니다.

 

그랬는데 진짜 마지막으로 진공청소기를 밖에 두려고 드는 순간 바로 그 자리에 그놈 USB 카드가 놓였지 뭐예요.

'흐흐~ 얼싸 좋다~^^^'

 

너무 들이댄 제 성미가 그 일자릴 제게 소개한 동생한테는 부담이었나 봐요.

다른 어떤 인생 탓에 지금 녀석이 아주 고초 겪는다는 말로 에둘렀는데 눈치가 없는 저는 그 소리가 무슨 소리였는지 여태 몰랐다가 이제야 깨닫습니다.

어머니는 아직도 제가 안 갔으면 하는 바람을 너무도 노골적으로 드러냅니다.

 

'쇠똥 냄새 온통 왕창 나고 죽겠더구먼, 그 자리 꼭 가야겠어!!!'

 

~ 망할 년 자살 유도보다는 사형 집행이 훨씬 낫지 않겠어? - 02 ~

 

 

~ 망할 년 자살 유도보다는 사형 집행이 훨씬 낫지 않겠어? - 03 ~

 

 

~ 망할 년 자살 유도보다는 사형 집행이 훨씬 낫지 않겠어? - 04 ~

 

저도 인제 무작정 들이대지 않고 조금 내려놓을 생각입니다.

살다 보면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잖습니까?

 

그나저나 저는 지금 허리도 뻐근하고 피곤해 죽겠습니다.

어머니 그렇게 권했는데도 긴장한 탓이었던지 아침을 안 했는데 인제는 은근히 배가고파옵니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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