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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4.08 와~ 갑자기 현관문 번호키가 반응하지 않기에 죽는 줄 알았습니다.

와~ 갑자기 현관문 번호키가 반응하지 않기에 죽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가 봄을 맞은 우리 집 화분 정리를 했는데 그다음 날 이야깁니다.

가끔은 어머니께서 몸소 버린 일도 있지만, 그건 늘 제 몫이었습니다.

 

우리 집의 젖은 쓰레기(음식물쓰레기)며 마른 쓰레기(휴지통 등에 버린 일반쓰레기) 비우는 따위 말입니다.

버릴 장소는 다르지만, 기왕 내려간 바람에 한 방에 해결하려고 저는 그 둘을 늘 같이 들고 나가거든요.

 

음식물쓰레기는 통에 반도 안 찼지만, 일반쓰레기는 그날따라 조금 많았어요.

화분에 보면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나무도 아닌 것이 마치 나무처럼 길쭉길쭉 자란 화초가 있지요?

채소 중에서도 가지나 고추가 그런 거처럼 말입니다.

 

작년에는 제가 어떤 놈은 1m도 넘게 자랐기에 화분 밑바닥에서 싹둑싹둑 잘랐다가 어머니께 혼쭐이 났었는데 올핸 그때가 생각나서 역부로 물어서 잘랐답니다.

작년의 그 횡포 탓이었는지 올핸 그만큼 자라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강도도 딱딱하지 않았기에 작년처럼 니퍼로 자르지 않고 그냥 부엌칼로도 잘렸었거든요.

 

그 모든 부산물 쓸어담아 들고 내려가려니까 좀 많긴 많았어요.

아파트 마당에 내려가선 음식물쓰레기부터 먼저 버리고 다음으로 일반쓰레기 버리려는데 아까 나무 닮은 화초 줄기가 많았다고 그랬잖아요?

몇 년 전 어느 날엔가 목재를 그 자리에 버렸다가 경비아저씨한테 혼이 났었는데 요번엔 그 경비아저씨 보이지도 않았는데도 저 앓아서 그것 예전에 그랬던 거처럼 목재 쓰레기장에 버리려고 그쪽 아파트 동을 찾아갔었답니다.

 

그랬는데 그 자리에 아무리 살펴도 쓰레기장 흔적이 안 보입니다. 언제부터 그렇게 단장했던지 어린 초목이 울창하거나 빽빽하지도 않고 아직은 성겼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하는 수없이 우리 일반쓰레기장에 버렸지요.

 

그러고서 올라와서 우리 집 현관문에 손이 닿았는데 반응하지 않는 겁니다.

번호키입니다. 그것 올리면 경쾌한 음향과 함께 각 버튼에 불이 들어오는데 그럴 때마다 0.1초쯤의 아주 짧은 시간 깜빡이고는 내내 조용해져 버렸습니다.

'이것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데요'

 

그것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면서도 별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진짜 말도 안 는 별의별 생각들이 말입니다.

'내가 아까 문을 안 닫고 내려갔었나?'

'그사이에 그럼 어떤 놈이 몰래 들어와서 건전지를 빼버린 거 아닐까?'

'…'

차분해지려고 온갖 생각을 다 멈추려 했지만, 당장에 마음이 급해지니까 그게 그리 쉽지가 않았습니다.

 

실지로도 그랬거든요.

그것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너무도 요란하니 매사에 조심하라는 어머니 당부가 저는 그럴 때마다 잔소리로밖에 아녔습니다.

그랬기에 하루는 너무도 화가 나서 문짝 위쪽에 달린 유압 실린더의 압력조절 나사를 대폭 풀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그것 문틈이 30~40cm 정도 벌어진 상태로는 절대로 그냥 닫히지 않게 됐어요.

그런 탓에 들어올 때나 나갈 때마다 세게 당겨서 닫거나 의도적으로 완전히 닫힐 때까지 밀어야 했었습니다.

이게 저절로 꽝! 닫힐 때보다는 덜했지만, 이 역시도 또 다른 소음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때가 바로 그런 상황이었던 문이었기에 제 고민 깊어질 대로 깊어지고 커질 대로 커졌습니다.

 

 

~ 미치고 팔딱 뛸뻔한 이야기 - 01 ~

 

어느 순간에 번호키에서 손을 떼면서 곰곰이 생각했지요.

'무작정 이럴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대처하자!'

'저기 번호키에 나온 전화번호로 연락해볼까?' 그 순간엔 마을 정보지에 나왔을 '열쇠 수리업체' 그런 따위는 떠오르지도 않았답니다.

그런저런 별생각을 하다가 그때도 무심코 번호키를 올렸는데 드디어 경쾌한 소리와 함께 버튼마다 불이 들어와 멈춘 겁니다.

그건 바로 기적이었습니다. 기적도 그런 기적이 없었지요.

 

안으로 들어와서는 쓰레기통들 제자리에 두자마자 현관문에 들어갈 건전지부터 찾았습니다.

그렇게 건전지를 새 놈으로 갈고 나니까 이것 이해할 수 없는 또 다른 현상에 생겼습니다.

 

아까 말했던 유압조절 나사엔 손도 안 댔는데 글쎄 문을 조금만 열어도 그냥 닫혀버리지 뭐예요

.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현관문 건전지 약이 떨어지면 번호키 작동뿐만 아니라 문이 여닫히는 힘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 말입니다.

 

~ 미치고 팔딱 뛸뻔한 이야기 - 02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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