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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2.29 겁먹은 채 덤벙거렸으면 아무것도 못 했을 것이다!

겁먹은 채 덤벙거렸으면 아무것도 못 했을 것이다!

 

며칠 전부터 컴퓨터에서 뭔가(내 컴퓨터에 PHP 메모장 설치하는 것)를 해보려는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잘 안 풀립니다.

오늘도 이젠 어제도 역시 일어나자마자 그걸 어떻게 해보려고 안간힘을 쏟았지요.

그러나 백방으로 잔머리 굴렸건만 그 역시도 허사입니다.

 

그런저런 일로 어떻게 시간 갔는지도 몰랐어요. 문득 컴퓨터 시계를 보니까 오후 두 시를 넘어갑니다.

'어^ 아침들 시간도 넘어버렸네!'

그때야 정신 가다듬고서 조금 늦었지만, 아침을 뜨고자 했습니다.

 

아무리 급해도 얼굴은 씻고 들어야잖아요? 일어나자마자 컴퓨터에 달려든 통에 그 시각까지 가버렸으니까.

세면 세수보다는 그때는 머리를 감아야 딱 좋았을 타임입니다. 하루가 멀다고 샤워해도 모자랄 판국에 벌써 이틀이나 지났을 겁니다.

머리끝이 근질근질했었는데 그때는 그럴 정신이 아니었기에 얼굴 빡빡 문지르고서 수건·빗으로 마구 빗고서 탈탈 터는 거로 무마하고자 했습니다.

 

그러고서 수건을 거기 커튼이 걸린 행거에 찰싹 걸려는데 한방에 안 걸렸습니다.

다시 던지다시피 내리쳤지요. 그 순간 던지는 손목에 무리하게 힘줬을까요?

그것 수건걸이가 툭 떨어져서 바닥으로 나뒹굴지 뭡니까?

'에잇 참 시간도 없는데^^' 저도 모르게 짜증 폭발했습니다.

 

'이거 어떻게 고정하지? 쭉 뽑아서 이리저리 돌리니까 딱 고정되던데…'

저것 떨어진 것이 이번만이 아닙니다. 이 집에 이사든지도 벌써 십수 년째로 그사이 의도에서 그랬던지 이번처럼 전혀 의도한 적도 없이 느닷없이 떨어져서 저걸 바로 잡았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도 잘 몰랐기에 어림짐작으로 어떻게 만지다가 저게 돌아가면서 고정됐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그 기억을 더듬으면서 정말 걸어둘 폭에 맞게끔 쭉 빼서 돌려보니까 정말로 행거가 더 늘지도 줄지도 않고 꼼짝없이 고정됩니다.

그러나 그러면 뭐하겠어요? 양쪽 벽면에 달라붙어야지 행거(커튼걸이·옷걸이)가 시체처럼 뻣뻣하게 고정됐으니 잡고 있는 손만 놓으면 그대로 바닥에 추락했을 게 아닙니까?

'내 참 미치겠네! 옛날 그때는 저놈의 벽면에 어떻게 붙였을까…'

 

그것 벽면에 붙이려고 덤벙대는 사이 한번은 그것 수건걸이와 벽면 사이에 대는 '고무 패드'가 어디론가 떨어져서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는 겁니다.

그것 찾으려고 이리저리 뒤졌는데 마침 뚜껑을 열어놓고 쓰는 양변기 물통에 놈이 떨어진 걸 발견했지요.

- 세수하거나 샤워하면서 받을 수 있는 물 최대한으로 받아서 거기 물통에 부어 재활용하려니까 그렇게 열어놓고 쓰는 거지만, -

 

처음엔 그것 고무 패드가 물에 뜬 것 같기에 살며시 손으로 주우려 했는데 손가락이 닿는 순간 그대로 가라앉아버렸어요.

제 몸이 그렇지요. 평소에도 떨리는데 그 순간이라고 그 떨림이 비껴갔겠어요?

 

그렇게 물통 속에 빠져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걸 확인하면서 드디어 그놈 물통도 엉망으로 지저분하다는 걸 확인하게 됐답니다.

양치질한 물이며 그러잖아도 온갖 지저분한 것들(심지어는 손빨래하면서 나오는 비눗물까지도) 버리지 않고 거기에 부어댔으니 절대로 깔끔할 리 없었겠지요.

물통의 벽면에 온통 물때가 끼어 시꺼멓습니다.

 

'지금은 저놈 행거가 급하니까 행거 먼저 손보고 나중에 너도 손봐야겠다!!!'

 

그것 시커먼 물때를 보면서 엄청나게 불편한 맘으로 조심스럽게 손을 집어넣고서 그것 행거의 마감 고무 패드를 찾았는데 쉽게 손에 잡혔습니다.

문제는 손목이며 팔등 약간의 거무튀튀한 물때가 끼었어도 전혀 불결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 불결할 걸 대비해서 바로 옆 세면기엔 약간의 물도 받아뒀었거든요.

하여 거기 받아둔 물에 대고서 다른 손으로 문지르니까 때도 안 묻고 그 자리가 깨끗하게 지워지는 거예요.

 

'아~ 이 빌어먹을 선입견^^^' 그토록 불편했던 선입견이 그렇게도 가볍게 해소되니까 행거에 대한 '여태까지의 개념'도 인제 새롭게 만들어야겠다는 그 뭔가가 들었습니다.

해서 그때부터는 수건걸이 머리 위로 높이 든 상태에서 마구 돌렸던 여태의 무모함을 털고서 양변기에 앉아서 이리저리 꼼꼼하게 살폈지요.

 

'그래 맞아! 빼 든 안 빼 든 이렇게 몸통을 살짝 안쪽으로 돌리니까 그대로 고정되는군~'

'그럼 먼저 한쪽 끝의 마감 나사를 느슨하게 조여서 최대한 그 크기를 줄인 뒤 양쪽에 댈 벽면 폭만큼 쭉 빼서 고정하고는 이제야 아까 조였던 마감 나사를 힘닿는 데까지 최대한 풀어 그 장력을 키우면 짱짱하게 벽면에 달라붙겠군!!!'

 

드디어 떨어진 행거를 다시 벽면에 붙였습니다. 사진 박아놓고서 인제 와서 보니까 너무 높이 걸었네요. 인제 그 원리를 알았으니 살짝 더 내려서 수건 던져서 걸기가 더 수월하게 할 참입니다.

 

~ 얼어붙은 달그림자 - 01 ~

 

이제는 한 놈 해치웠으니 가벼운 맘으로 양변기 물통 손볼 차례였지요.

아무래도 이건 좀 지저분할 것 같았습니다. 해서 손발을 살짝 씻고는 방으로 들어가서 몸통을 아무것도 없이 홀라당 벗겼습니다.

그러고는 홀가분한(어차피 이것 끝나고 나면 나중에 샤워하게 될 테니까) 마음으로 변기 솔을 거머쥐었지요.

 

한 손에는 변기 솔 들고 다른 손에는 그때그때 물을 틀어 씻어내려고 샤워기 꼭지를 든 채 덤벼들었습니다.

했는데, 너무 과도했을까요? 너무 무모했을까요?

 

물통 한쪽이 순식간에 동강 나서 깨끗해져 버렸어요.

거기 뭔가가 있었는데 다 어디로 갔는지 깔끔(?)합니다.

 

덜컥 겁이 나데요. 얼른 샤워기에 물을 틀고서 그 자리 씻으면서 자세히 살폈더니 거기 있어야 할 게 모조리 물통 바닥에 가라앉은 듯 보였습니다.

얼른 샤워기고 변기 솔이고 내팽개치고서 그 부산물들을 건져봤습니다.

 

부러졌는지 끊어졌는지 아니면 이건 나중에 생각한 거긴 하지만, 빠졌는지도 모를 그것들을 하나하나 건져내면서 기왕에 먹었던 겁은 최고치에 다다랍니다.

'아~ 이 일을 어쩌나~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할까…'

'…'

'…'

 

'답이 없어! 천상 볼탑 새 놈을 사 오는 수밖에…'

인제 밖에 나가서 옷을 입어야 하니까 샤워기로 대충 몸을 씻은 뒤 수건으로 몸을 닦고서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은근히 걱정도 됐지요. 거기 물통 안에 들어가는 부속으로 시커먼 '고무마개'는 자주 사봤지만, 수돗물 나오는 걸 조절하는 그것 '볼탑'을 사 본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가장 먼저는 마을 근처의 오일장을 먼저 생각했고 그다음으로는 그 가격대를 생각했어요.

 

해서 몸을 닦고는 컴퓨터로 다가가서 즐겨찾기에 박아둔 쇼핑몰을 눌러봤지요. 열리자마자 이번엔 '양변기 볼탑'을 두드려서 그중 하나에 들어갔는데…

'맞아! 볼탑이라고 하면 거기 둥그런 플라스틱 통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물막이 역할을 했었지…'

이런 아파트 양변기 말고 예전에 일반 주택에 살면서 양변기 손봤을 때가 드디어 떠올랐습니다.

 

부리나케 화장실로 달려가서 그것 둥그런 볼탑을 아무리 찾아도 보이나요? 그게 없습니다.

왜 그 많은 볼탑 중에서 하필이면 그것 둥그런 통을 먼저 떠올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집에는 그런 구석기 시대 볼탑도 아니고 이 시대에 어느 양변기에나 달렸을 기둥 볼탑이었는데 그걸 깜빡했습니다.

 

그 부속이 모조리 분리됐기에 어쩔 수 없었겠지만, 그보다는 좀 전까지도 지녔던 선입견 부숴내기로 했으면서 막상 닥치니까 그 옛날 십 년 이십 년 전의 그 시절이 성큼 눈앞으로 스쳤던 거 있죠?

하여튼, 그것 볼탑이 아니란 걸 확인하면서 갑자기 또 그런 생각도 스쳤습니다.

 

'새 놈을 사 오든 말든 어차피 저놈을 뜯어내야 그 자리에 끼울 수 있을 거잖아!!!'

그런 판단이 서자 인제 새 놈 사 오는 게 문제가 아녔습니다.

새 놈을 끼우는 건 일도 아니겠지만, 여태 한 번도 뜯어보지 못한 저놈을 뜯어내려니까 벌써 마음이 불안 불안해지는 겁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물통 아래쪽에 수도관과 연결한 '강철 고압 호스'부터 풀 일은 아니었습니다.

양변기에 물이 새면 꼭 그것 연결한 부위에서 샜거든요. 저번에도 물이 샐 때 그곳에 어렵사리 패킹을 두 개나 넣어서 물 새는 것 잡았었는데…

 

어차피 새 놈으로 갈 거면 천상 그 자리부터 푸는 거로 시작했어야 하니까.

그러나 그것 풀고 나서는 그놈 볼탑이 그리 만만한 게 아녔습니다. 좀처럼 빠지지 않는 거예요.

 

그놈을 아주 조심스럽게 하나하나 분리하던 중 퍼뜩 깨달았습니다.

'그래! 이 정도면 고칠 수 있어!!!'

 

볼탑이고 비록 부서졌지만, 버튼이고 그 모두가 나사 모양으로 조립됐었기 때문입니다.

 

물통 속 깊숙이 자리한 볼탑의 나사 부분을 다시 조립하기가 무척 까다로웠지만, 결국은 흩어졌던 것 다시 조립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물통에 구멍이 뚫려 박혔던 버튼 부위도 지렛대 모양의 작은 부속이 깨져서 애 좀 먹었지요.

그것 플라스틱으로 된 지렛대 부위에 작은 돌기가 있었는데 그놈이 변기 솔 마구 휘두르는 통에 깨져서 박살 났는가 봐요.

 

그 작은 돌기가 들어갈 자리 차라리 부엌칼로 밋밋하게 도려내고는 이런 곳에나 쓰려고 보관해둔 송곳을 부엌 가스레인지에 불을 달궈 살짝 구멍을 낸 뒤 적당한 철 나사못을 박아 없어진 돌기를 대신하게 했답니다.

그러려니까 화장실과 부엌을 몇 번이나 나다녀야 했기에 그때마다 엉거주춤 바지만 걸쳐 입고서 벗고 입기를 반복했었죠.

 

드디어 해냈습니다. 산산이 부서진 볼탑이며 그 형체마저도 감당 못 하게끔 헝클어졌던 양변기의 버튼까지 거의 완벽하게 수선했습니다.

 

~ 얼어붙은 달그림자 - 02 ~

 

못 잡아도 이거 하느라고 두 시간은 족히 걸렸을 겁니다.

참 힘들었지요. 그러나 천만 다행스럽게도 중간에 정신 차리지 못하고서 끝까지 겁먹은 채로 덤벙거렸다면 아무것도 못 했을 겁니다!

우리 중근이 고생했어요~ 아휴~ 예뻐라 크크크^^^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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