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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10 '화장실에서 매우 난처해졌을 때 딱 그놈'에 대한 고찰

'화장실에서 매우 난처해졌을 때 딱 그놈'에 대한 고찰

 

누구나가 아주 특별한 경우를 빼곤 대부분이 노천화장실이 아닌 시설 화장실을 쓸 것입니다.

작은 거야 남녀 구분할 것도 없이 노천에서 보는 거가 거리낌이 없는(?) 현실이지만, 큰 거라면 발전한 문명이 너무나도 저주스러울 수도 있었을 겁니다.

'내가 차라리 미물(파리, 모기, 개미, 개똥벌레…)이었다면 그 고통이 없었을 것을…'

 

정말로 다급했을 땐 차라리 죽고 싶었습니다. 길거리 어디에도 공중화장실은 안 보이고… 우우~~

과거 한때는 수배자가 되어 쫓기는 몸이기도 했지만, 그 시절(80~90연대 군부독재 공안정국 시절)엔 경찰서에 거리낌 없이 들어가는 게 꿈도 못 꿀 일이었어요.

 

그러나 훗날 저 자신 지독한 불치(장애)로 활동이 멈춰지니까 그 곤란한 지경에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곳이 파출소가 되더라고요.

한때는 비둘기가 아닌 잡새였었건만, 그 곤란한 상황에서 피난처이자 안식처로 가장 적격인 곳이 파출소였음을 깨친 뒤로는 사랑과 희망의 파랑새로 바뀌었답니다.

 

그런 점에서 경찰 아저씨~ 미안하기도 하고 이렇게 말 한마디로 때우긴 좀 뭐하기도 하지만, 그런데도 고맙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시내에서 갑자기 뱃속이 부글거리거든 다른 데 찾지 말고 주변에 파출소부터 찾아보시길…

 

- 이러면 국가가 내게 손해배상 청구하려나… -

 

 

잡설은 그만하고 인제 우리 집 화장실 얘기로 넘어갈게요.

 

과거 언제부터였었다고 딱 꼬집을 순 없지만, 뱃속이 강력해지면(변비) 틀림없이 화장실이 막혀버리곤 했었습니다.

그런 순간엔 얼마나 꽉 막혔던지 화장실에서 흔히 쓰는 '뻥 뚫어' 갖고선 어림 반푼도 없었지요.

 

이럴 땐 아주 어렵사리 신체를 벗어난 그놈이 스스로 나약해져서 문드러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물 내려 한 방에 쓸어내는 게 정답인데 그 시간이 한 시간이 걸릴지 두 시간이 걸릴지 도무지 알 길이 있어야지요.

그럴 뿐만 아니라 그 부작용(무작위로 뿜길 냄새며 타인이 사용할 권리 등등)은 또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겠어요?

 

그런 일을 몇 번 겪고 나서는 그것 풀어낼 대안을 찾아야 했었습니다.

하여 우리 아파트 주변이며 길거리에 나온 온갖 부산물들을 뒤적거리며 찾아다녔답니다.

 

해서 얻은 거가 지금의 나무막대기 바로 저놈(화장실에서 매우 난처해졌을 때 딱 그놈)입니다.

그놈을 화장실 문 뒤 구석에 세워놓고서 혹시라도 긴급한 상황이 오면 써먹곤 했었는데 이놈이 글쎄 화장실 청소할 때마다 거치적거리는 겁니다.

샤워하거나 하면 바닥이 미끄러우니까 빡빡 문지르고 쓸어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저놈이 넘어져서 평화로운 정적에 아킬레스(Achilles)가 되곤 하더라고요.

 

어느 날은 변기에 앉아 곰곰이 들여다보다가 문득 떠오르더라고요.

'옳지 저놈을 구석에서 못 벗어나게 꽂아 두면 되겠다!'

 

마침 다 써버린 '두루마리 화장지' 심을 제가 따로 빼둔 거가 있었거든요.

처음엔 그놈을 쓸까도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샤워를 하거나 청소하는 동안 습기가 스며 종이로 만들어진 그것 곰팡이 슬 것도 같았습니다.

해서 그 뒤론 일회용 컵라면의 빈 용기를 써볼까도 생각하다가 오래전에 다른 용도로 샀다가 쓰고 남은 고무호스가 떠오르는 겁니다.

 

얼른 부엌칼을 들고서 창고로 가서 그놈을 꺼내 한 토막을 잘라왔지요.

너무 작으면 어쩌나 해서 걱정이 돼서 '화장실에서 매우 난처해졌을 때 딱 그놈'을 꽂아보니 정말이지 크지도 않고 적지도 않아 이것 그야말로 안성맞춤입니다.

곧바로 접착테이프를 가져와서 붙였답니다.

물론 어림짐작으로 끊은 길이가 부족해서 두 번에 걸쳐 붙여놓긴 했지만…

 

아무튼, 인제는 청소하면서 '화장실에서 매우 난처해졌을 때 딱 그놈' 탓에 골머리 아플 일이 없을 겁니다.

 

~ 유토피아를 꿈꾸는 방 - 01 ~

 

~ 유토피아를 꿈꾸는 방 - 02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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