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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잠자는 내 돈 4천5백5십 얼른 돌려주세요.

 

관련 기관을 통해 확인해보면 분명히 그 자리에 내 돈이 들었긴 들었는데 아무래해 봐도 답이 안 나옵니다.

공인인증서 써서 다른 은행 인증서로 등록하려는 것도 안되고 오래된 계좌라서 당연히 비번 같은 거 잊었기에 신입 회원 가입으로도 안 되고…

눈 뻔히 뜨고도 내 돈 4천5백 날리게 생겼으니 도대체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 자꾸만 겹쳐지는 물안개 ~

 

야! 지금 하는 짓거리로만 봐서 착한 기업이라고 부르기엔 부적절한 은행인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들어라!

나 속 틀리면 두 은행에 평생토록 눈도 안 돌리고 살 거야~

그러니 피 같은 내 돈 꿀꺽하지 말고 어서 빨리 뱉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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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계좌: 77260292103711

화정동-저축예금

1992.01.01

1997.04.30

은행 잔액: 1,042원

휴면(성)-신청

합계: 1,042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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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계좌: 1002524535515

서울성모병원(지)-저축예금

1993.04.07

1993.05.29

은행 잔액: 3,550원

휴면(성)-대상 아님(비실명계좌)

합계: 3,5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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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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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아니 이게 웬 떡이야! 휴면계좌?

 

문득 오늘 날짜를 봤습니다. 10일이네요.

퍼뜩 떠올렸지요.

'10일이면 오늘 날짜로 자동이체되는 게 있을 텐데…'

얼른 은행 사이트에 계좌를 조회해 봅니다.

 

거래내용 최근 3개월분을 조회해 보면 어느 날짜에 자동이체되고 또 차질없이 그게 가능할는지 혹시라도 부족하면 또 어떻게 메워야 할지 그런 걸 계획하기 위해서라도 자주 확인해야 하는데 실재론 그게 잘 안 되네요.

초등학교 다닐 적 이야긴데요.

요즘 말로 하면 그게 뭣일까요?

그때 당시엔 기성회비라고도 하고 육성회비라고도 했었던 거 같은데…

그 전액이 얼마였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많이 낼 때는 160원도 내고요, 어려운 살림 국가가 협조했던지 어떨 땐 감해 주어 80원도 냈었답니다.

 

그렇게도 적은 돈이었지만, 나와 비슷한 반 친구들 여럿엔 그까짓게 쉬운 거가 아니었지요.

매달 15일을 전후해서 손바닥 맞고는 교실 뒤에 가서 서 있었지요.

15일 그날이 마감일이었거든요.

그렇게 맞았던 우리 중 누구도 그날이 닥치기 전까진 부모한테 육성회비 마감날이 그날이라고 말해본 친구들은 없었을 겁니다.

막상 15일이 되면 맞을 것이 두려워서 그것도 아침에 등교하기 직전에 말을 꺼내는 겁니다.

 

그러면 닦달같이 부모한테 먼저 두들겨 맞았었지요.

그렇게 늦게 말하면 그 시간에 부모님인들 어디 가서 그 돈 구해올 것이며 그 아침에 남의 집 들이닥쳐 전에 빌린 것도 아직 못 갚았는데 어떻게 또 빚내주라는 말 꺼낼 수 있었겠습니까?

그럼에도 우리 어머닌 늘 두들겨 패기보다는 동네 안으로 달려가곤 했었답니다.

 

어떤 해 어떤 달은 그 시간에 구해올 때도 있었지만, 못 가져올 때도 있었답니다.

 

자동이체 탓에 어떤 달은 통장 잔액이 제로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나중에라도 통장에 조금이라도 들어오면 곧바로 부족했던 이체금액 가져가기도 했고요.

 

그래서 조회해 보는 겁니다.

마침 오늘 날짜에 이체될 내용이 있었는데 마침 이체하진 않았습니다.

건강보험료가 그랬는데 천만다행이네요.

5만 7천여 원이나 되는데 통장 잔액이 겨우 5만 원을 넘었기에 부랴부랴 채워넣었지요.

하마터면 또 통장 잔액 제로가 될 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조회를 눌렀는데 글쎄 브라우저 가장 아래쪽으로 희한한 문구가 깜빡이데요.

자세히 읽어보니 저에게 글쎄 '휴면계좌'가 있다는 거였습니다.

 

'나한테도 휴면계좌가 있었어???'

일확천금이라도 얻은 양 기뻤습니다.

더 쉽게 말하면 없던 것(그런 게 있었는지도 몰랐으니까)이 갑자기 나타나니까 그것 돈에 눈이 먼 것입니다.

 

절차대로 그냥 계속해서 눌렀지요.

현재 쓰고 있는 계좌로 금세 들어오네요.

그 이자만으로도 77에 전체액수 자그마치 천을 초과해서 엄청난 액수가 말입니다.

 

은행 웹 사이트에서 그 끝으로 내보내는 글 확인하면서 이 글을 맺습니다.

-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처리되었습니다. -

 

- 일확천금 -

 

여러분도 혹시 저처럼 일확천금할지도 모르니까 통장 잔금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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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춘수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현대문학>(1952)-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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